이대로면 2050년 전 세계 도시폐기물이 지구 둘레 50바퀴를 두를 정도로 급증할 것이란 경고가 나왔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개한 ‘폐기물의 시대를 넘어서: 쓰레기에서 자원화하기’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각) 공개된 보고서는 국제고형폐기물협회(ISWA)와 공동 발행한 것입니다. 보고서는 이달 초 폐막한 제6차 유엔환경총회(UNEA-6)를 계기로 발표됐습니다.
2018년 UNEP이 공개한 보고서 직후 약 6년 만에 나온 폐기물 전망 보고서입니다.
18일 그리니엄이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현 추세라면 도시폐기물 발생량은 2023년 23억 톤에서 2050톤 38억 톤가량까지 증가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23년 전 세계 도시폐기물 23억 톤 → 2050년 1.6배 증가 📈
도시 고형 폐기물(MSV), 즉 도시폐기물은 말 그대로 도시의 여러 배출원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말합니다. 건설·산업·농업·의료폐기물은 제외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생활하는 과정에서 배출된 쓰레기를 말합니다.
UNEP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연간 약 23억 톤 이상의 도시폐기물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나 현 배출 추세라면 2050년 약 38억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UNEP은 내다봤습니다.
경제성장과 인구 증가의 영향입니다. 두 영향 모두 중앙·남아시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이들 지역은 폐기물 수거 제도 및 서비스가 미비하단 것입니다. 폐기물 관리가 취약한 만큼 심각성이 더 큽니다.
2020년 기준 이들 지역의 도시폐기물 수거율은 중앙·남아시아 37%,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36%에 불과합니다.
북미(99.9%)와 서유럽(99%) 등 고소득 국가와의 격차가 매우 높습니다. 세계 평균(75%)과 비교해도 절반가량에 불과합니다.
UNEP, 도시폐기물 증가…‘삼중 행성위기’ 초래 경고 🚨
보고서는 이같은 도시폐기물 증가가 ‘삼중 행성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삼중 행성위기란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오염으로 인한 보건위기를 일컫습니다.
먼저 세계 주요 매립지에서는 유기 폐기물이 분해되며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배출됩니다. 폐기물 소각 시 나온 블랙카본*은 대기 중에서 빛을 흡수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유발합니다.
또 무분별한 폐기물 처리로 인해 유해 화학물질이 환경 전반에 유입되며 생물다양성을 손상시킵니다.
이는 보건위기로도 이어집니다. 폐기물 소각 시 배출되는 과불화화합물(PFAS)은 환경은 물론, 인간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PFAS는 ‘영원한 화학물질’ 또는 ‘좀비 화학물질’로 불릴 정도로 분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UNEP은 잘못 관리된 폐기물로 설사·말라리아 같은 감염병, 나아가 암 같은 만성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로 인해 매년 40만~10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습니다.
*블랙카본: 석탄, 석유 등 탄소함유 연료가 불완전 연소될 때 나오는 검은색 그을음.
지구 앞날은? “순환경제 전환 시 폐기물 40% 이상 감축 가능” 🗑️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보고서는 세계가 순환경제로 전환할 경우 미래 도시폐기물 발생량을 40% 이상 감축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크게 ▲현재대로(Waste Management as Usual·WMU) ▲폐기물 예방·관리 개선 ▲순환경제 전환 등 3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해 2050년까지의 폐기물 관리 전망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주요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WMU 시나리오
오늘날 소비·생산습관을 이어간단 가정입니다. 도시폐기물 발생량이 계속 증가하며, 폐기물 수집·재활용·폐기 관행도 그대로입니다.
이 경우 2050년 세계 도시폐기물은 37억 8,200만톤에 달합니다. 이는 2023년 23억 톤 대비 1.6배 증가한 것입니다.
2️⃣ 폐기물 예방·관리 개선 시나리오
이 시나리오에서는 2030년경 도시폐기물 발생과 경제성장이 분리(Decoupling·탈동조화)됩니다. 폐기물 예방 및 관리에 대한 투자도 증가합니다. 2050년경 수거 범위가 100%를 달성하고, 통제되지 않는 폐기는 중단됩니다.
이 경우 2050년에는 2023년 대비 36%가량 증가한 31억 4,600만 톤이 나올 것으로 추정됩니다.
3️⃣ 순환경제 전환 시나리오
마지막은 순환설계, 재사용 관행 채택 등 순환경제로의 전환이 채택된 시나리오입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에 2050년까지 ▲폐기물 발생량이 2020년 수준으로 감소하고 ▲지방자치단체 재활용률이 60%로 증가한 상황을 추가로 상정합니다.
이 경우 배출되는 2050년 전 세계 도시폐기물은 21억 2,600만톤으로 대폭 감소합니다.
이는 2020년 배출량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순환경제 전환, 2050년 최대 144조 순이익 창출 💰
보고서에서는 순환경제 전환이 시급한 또 다른 이유도 언급됐습니다. 잘못된 폐기물 관리로 인해 막대한 비용이 지출되기 때문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 도시폐기물로 인해 발생한 전체 비용은 2,523억 달러(약 335조원)에 달합니다. 2022년 포르투갈의 국내총생산(GDP) 2,520억 달러를 웃도는 액수입니다.
폐기물 처리에 드는 직접 비용에 환경오염·질병 등 외부효과**로 인한 비용이 더해 산정됐습니다.
이는 2050년 경 대폭 증가합니다.
현 배출 추세가 이어지는 시나리오라면, 2050년 세계 폐기물로 인한 비용은 6,403억 달러(약 852조원)에 달합니다.
폐기물 예방·관리 개선 시나리오에서는 2,636억 달러(약 351조원)로 대폭 감소합니다.
반면, 순환경제 전환 시나리오에서는 1,081억 달러(144조원)의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비용이 이익으로 전환된 것입니다.
UNEP은 “순환경제로 전환하고 폐기물 제로(0)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이 안전하고 저렴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외부효과: 특정 주체의 경제적 활동이 대가 없이 제3자에게 의도하지 않은 편익(긍정적 외부효과)이나 비용(부정적 외부효과)을 발생시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