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에 이어 2월에도 지구 평균기온이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지난 2월 세계 평균 해수 온도도 사상 최고를 기록해 2023년 8월에 나온 이전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유럽연합(EU) 산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C3S)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자료를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했습니다.
C3S는 5세대 국제 기후대기 재분석 방법인 ERA5로 매달 지구 기온을 관측합니다. 인공위성·선박·항공기·관측소 등에서 나온 관측값을 총괄한 결과로, 가장 정밀한 잠정 값으로 활용됩니다.
1월 이어 2월 지구 평균기온도 역사상 최고…12개월 연속 ‘가장 더운 달’ 📈
C3S에 따르면, 올해 2월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시기(1850~1900년) 2월 평균보다 1.77℃ 더 높았습니다.
또 12개월(2023년 3월~2024년 2월)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56℃ 높아 역대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C3S는 “지구 평균기온이 월간 기준으로 9개월 연속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기후대응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5℃를 넘은 것이 또 한 번 확인된 것입니다.
앞서 C3S는 지난 1월 발표에서는 최근 1년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임 1.52℃를 기록, 처음으로 1.5℃를 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2월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지구 평균기온은 일시적으로 2℃를 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카를로 부온템포 C3S 국장은 이번 결과에 대해 “놀라워 보일 수 있다”면서도 “지속적인 온난화로 인해 기후시스템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기온 극값으로 이어진단 점에서 사실 놀랍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2월 해수 온도 역대 가장 높아…“해양 탄소흡수량 저하 우려” 🌊
더불어 지난달 세계 평균 해수 온도는 21.06℃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8월 20.98℃였습니다.
즉, 지난 2월 세계 평균 해수 온도는 관측 이래 가장 높았던 것입니다.
바다는 산업화 시대 이후 인간이 배출한 열의 90%와 이산화탄소(CO2)의 약 30%를 흡수한다고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해수 온도가 상승할 시 흡수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진단 것. 쉽게 말해 해수 온도 상승은 곧 기후변화를 가중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이와 관련해 C3S는 엘니뇨 현상이 약화하는 추세임에도 전반적인 해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이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단 입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일 세계기상기구(WMO)는 “엘니뇨 현상이 정점을 찍은 후 약화하는 추세”라면서도 “향후 몇 달간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쳐 온실가스에 갇힌 열, 즉 지구온난화를 부채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3월과 5월 사이에 거의 모든 대륙에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예상된다고 WMO는 관측했습니다.
줄리앙 니콜라스 C3S 수석 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에 “1년 전만 해도 특정 달의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 높아졌단 사실은 예외적 현상으로 간주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ICL)의 그랜섬기후변화환경연구소의 프리데리케 오토 수석연구원은 가디언에 “(지구 평균기온이) 최고 기록을 갱신한 것에 놀라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토 연구원은 “인간이 계속해서 석유·가스·석탄을 연소하는 한 기후는 계속 따듯해질 것”이라며 “기후변화에 대한 만능이나 마법 같은 해결책은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韓 기상청 “지난 겨울 역대 가장 많은 비와…2번째로 따듯한 겨울” 🛰️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겨울(2023년 12월~2024년 2월)이 역대 가장 많은 비와 눈이 내린 겨울로 기록됐습니다. 겨울철 전국 평균기온 역시 역대 2번째로 높았습니다. 여느 해보다 ‘습하고 따듯한 겨울’을 보냈단 뜻입니다.
C3S 발표 전날(7일) 기상청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겨울철 기후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겨울철 전국 강수량은 236.7㎜로 역대 가장 많았습니다. 겨울철 평년 강수량인 89㎜보다 약 2.7배 더 많았던 것입니다. 강수일수도 31.1일로 역대 가장 많았습니다.
또 전국 평균기온은 2.4℃였습니다. 2019년 2.8℃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것입니다.
평년 대비 따듯하고 습한 남풍 계열의 바람이 한반도 쪽으로 유입되며 강수량 급증과 기온 급상승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지난 겨울, 적도 태평양에 엘니뇨 현상이 강하게 발달해 우리나라도 그 영향을 피해 갈 수 없었단 것이 기상청의 설명입니다. 엘니뇨 시기에 우리나라는 남풍이 불어오면 초겨울이 따듯하고 강수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엘니뇨 현상이 약화한 뒤에는 뜨거워진 북인도양의 해수 온도가 영향을 줬단 분석입니다. 북인도양 해수 온도가 높고 대류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이곳 대기 상층에 고기압이 발달했고, 한반도 동쪽에도 고기압이 발동했습니다.
일명 ‘대기파동’으로 에너지가 전파됐단 것이 기상청의 설명입니다. 이는 고기압이 끝나는 지점에서 저기압이, 저기압이 끝나는 지점에 고기압이 형성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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