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공급망 대란 등 어려 어려움 속에서도 수소 에너지 개발만큼은 투자자가 몰리고 있습니다.
11일 그리니엄이 수소경제 관련 민간 협의체인 수소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전 세계 수소 개발 사업 건수는 2023년 1월 약 1,400개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는 2022년 5월 1,050개에서 약 35%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수소위원회는 “청정수소 생산부터 사용 그리고 운송에 이르기까지 사업 건수가 늘어났다”며 “이는 약 5,700억 달러(약 750조원)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수소 저장·운송 기술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수소는 단위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낮아 저장과 운송 과정에서 압축·변환이 필요합니다. 더욱이 현재 저장 기술은 매우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많은 양의 에너지가 손실됩니다.
기술적 한계와 안전성 문제로 수소 운송은 대개 ▲파이프라인 ▲튜브 트레일러 등이 활용됩니다.
수소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저장·운송 기술이 혁신적으로 바뀌어야 한단 분석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기후테크 스타트업 H2MOF가 획기적인 수소 저장 기술을 개발을 목표로 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노벨화학상 수상자가 공동설립한 H2MOF “기술 핵심은 ‘사명’에 있어” 🧪
2021년 과학자들이 설립한 H2MOF. 분자공학과 재료공학 기술을 기반으로 수소 저장을 늘리는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H2MOF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화학자인 프레이저 스토더트 박사가 공동설립했습니다. 스토더트 박사는 2016년 노벨화학상의 공동 수상자입니다. 그는 분자 수준의 초소형 기계인 ‘분자기계’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스토더트 박사는 최근 미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수소 저장 기술 경쟁을 종결시킬 획기적 해결책을 앞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스토더트 박사가 말한 해결책은 사명에 담겨 있습니다. 수소의 화학식(H2) 뒤에 붙어 있는 MOF가 그 주인공입니다. MOF는 ‘금속-유기구조체(Metal Organic Framework)’의 약자입니다.
MOF는 금속과 유기물을 규칙적으로 결합하여 만든 생물학적 생체분자구조로, 예로 벌집형태과 유사한 나노 크기의 다공성 구조 모델입니다. 포집한 수소를 금속-유기구조체의 빈공간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MOF는 열화학적 안정성 덕분에 실제로 수소연료전지용 소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MOF의 가장 큰 장점은 상온 상태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단 것입니다. 고압 또는 극저온으로 수소를 변환할 필요가 없고, 압축 상태의 수소를 저온에서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습니다.
MOF 최초 개발한 과학자 “수소 분자 흡수해 유지할 특수물질 개발 중” 🧽
쉽게 말해 H2MOF는 수소를 기체(고압수소)나 액체(액화수소) 형태가 아닌 고체 형태로 저장하는 방안을 개발 중인 것.
동시에 에너지 밀도도 극대화된 것이 특징입니다. MOF 특유의 기공이 수소이온 전도도를 향상시킨 덕분입니다.
이를 위해 H2MOF는 수소가 고체 형태로 저장될 수 있는 특수한 저장용기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용기 내부에 부착된 나노물질이 이를 가능하게 만든단 것이 H2MOF의 설명입니다.
사측은 이 나노물질을 ‘스펀지’에 비유했습니다. 물을 흡수하는 스펀지처럼 수소를 끌어당기고 형질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재료란 것입니다.
해당 나노물질은 인공지능(AI)과 컴퓨터 생성모델을 사용하여 연구 중이라고 사측은 덧붙였습니다.
H2MOF의 근간이 되는 기술은 스토더트 박사와 오마르 야기 박사의 연구를 기초로 합니다. 미국 UC버클리(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캠퍼스) 화학과 교수인 야기 박사는 MOF를 최초로 개발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야기 박사는 MOF를 개발한 공로로 매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거론되는 과학자입니다.
한편, 야기 박사는 탄소포집 스타트업인 아토코(Atoco)도 설립해 운영 중입니다. DAC(직접공기포집) 설비 운영에 필요한 이산화탄소(CO2) 흡착제를 전문으로 만드는 기업입니다. 야기 박사는 아토코와 협력해 H2MOF에 필요한 나노물질을 공동 연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낮은 압력에 고체 상태로 수소 저장 시 에너지 밀도 ↑”…개발 현황은? 🤔
회사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사메르 타하 박사는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수소 분자 특상상 수소 저장 분야는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는 이어 “(회사 공동설립자들인) 스토더트 박사와 야기 박사는 전통 기술로는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며 “원자 정밀층에 맞춰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파이프라인이 아닌 저장용기를 개발하는 이유에 대해선 “모든 업계가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타하 CEO는 밝혔습니다.
수소 생산부터 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에 빠르게 진출하기 위해선 파이프라인 보다 저장용기가 더 효율적이란 것인 그의 말입니다.
한편, 낮은 압력에서 더 많은 연료를 저장할 수 있단 것은 비용 역시 적게 들어간단 것을 의미합니다. H2MOF는 “고압수소(30㎏)가 탑재된 수소버스 운영에 들어가는 연간 1만 1,692달러(약 1,540만원) 규모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 도요타자동차가 개발한 수소연료전지의 1회 주행거리 350만 마일(약 563㎞)을 2배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야기 박사는 해당 기술을 구체적으로 언제 선보일 수 있는지에 대해선 “답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현재 연구의 진행 상황을 고려하면 “몇 년안에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타하 CEO 또한 “(기술개발에) 확실히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전기화를 할 수 없는 병목 현상에 도달할 수 있다”며 “화석연료와 비슷한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대체연료, 즉 수소를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 답이다”라고 피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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