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 3,000억원)를 넘는 비상장 기업, 유니콘 기업이 전 세계 1,366개로 집계됐습니다.
19일 그리니엄이 시장조사기관 피치북이 공개한 유니콘 기업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 신규 유니콘 기업은 107개였습니다.
2022년 348개, 2021년 622개가 등장했던 것과 비교해 유니콘 기업의 등장이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지난해 주요 벤처캐피털(VC)의 투자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 기업공개(IPO) 상장 난항도 계속되고 있다고 기관은 덧붙였습니다.
피치북은 “기술 유니콘 기업 중 다수가 최근 가치평가를 유지하거나 높이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2023년 사이버보안·AI 유니콘 기업가치 상승…“블록버스터급 투자 유치” 📈
산업군별로는 상황이 다릅니다. 지난해 경기침체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룩한 분야는 사이버보안과 인공지능(AI)이었습니다.
2023년 사이버보안 유니콘 기업의 수익률은 전년 대비 24.3%, 같은기간 AI 유니콘 기업가치는 22.9% 성장했다고 피치북은 밝혔습니다. 이는 미국 기업 오픈AI가 개발한 AI챗봇 ‘챗GPT’ 열풍과 맞닿아 있습니다.
실제로 피치북은 작년에 새로 등장한 유니콘 기업 중 44%는 생성형 AI와 관련돼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작년에 신규 등장한 유니콘 기업 107개 중 30개가 AI 기업이었습니다. 또 이들 기업의 VC 투자금이 “블록버스터급이었다”고 기관은 강조했습니다.
예컨대 오픈AI는 지난해 1월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100억 달러(약 13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최근 오픈AI의 기업가치는 최소 800억 달러(약 10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같은해 6월 미국 기업 인플렉션AI는 13억 달러(약 1조 7,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모두를 위한 개인용 AI’를 목표로 하는 기업으로 공감능력을 갖춘 AI챗봇 ‘파이’를 출했습니다. 해당 투자에는 MS와 엔비디아 등이 참여했습니다.
이어 9월에는 앤트로픽이란 기업이 40억 달러(약 5조원)를 투자받았습니다. 앤트로픽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출신 7명이 2021년 창업한 기업입니다.
한국 기업 중에서도 AI로 유니콘 기업에 이름이 올린 곳이 있었습니다. 작년 9월 유니콘 기업에 등극한 퍼즐에이아이입니다. 이 기업은 의료진의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 의무기록을 저장하는 AI 음성인식 기술을 보유한 곳입니다.
2022년 10월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부의 ‘아기유니콘 200 육성사업’에 이름을 올린 곳입니다. 이 사업은 유망 스타트업의 유니콘 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정리해고·기업가치 하락’ 수직농장 등 애그테크 산업 하락세 ↑ 🌽
반면, 2023년 애그테크 산업 하락세는 주요 산업 중에서 가장 가팔랐습니다. 수직농장 등 애그테크 기업가치는 전년 대비 20.1% 하락했습니다.
지수에 포함된 미국 수직농장 기업 바우어리와 인디고 등의 기업가치가 모두 급락했을뿐더러, 주요 수직농장 기업들이 잇따라 파산 또는 사업을 축소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바우어리는 자금난으로 수차례에 걸쳐 정리해고를 진행했으며, 미 남부 조지아주와 텍사스주에 수직농장 개장을 연기했습니다. 피치북에 따르면 바우어리의 기업가치는 시리즈 C 조달 후 2년만에 85% 이상 급락했습니다.
수직농장 기업 상당수는 에너지가격과 경기침체의 여파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美 스타트업 투자 전년 대비 30% 줄어”…2024년 韓 시장 전망은? 🤔
한편, 국가별로는 미국이 가장 많은 유니콘 기업을 보유한 곳이었습니다. 미국은 전체 유니콘 기업 중 50% 이상인 700개를 보유했습니다. 이어 중국(287개), 인도(66개), 영국(50개), 독일(25개) 순으로 높았습니다. 한국은 16개였습니다.
유니콘 기업이 가장 많이 나온 미국은 지난해 스타트업 투자금이 1,706억 달러(약 227조원)였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30% 가까이 줄어든 것입니다.
지난해 국내 투자 시장도 고금리 여파로 전반적으로 얼어붙었습니다. 벤처정보업체 더브이씨에 의하면, 2023년 VC 투자금액*은 2조 2,112억 원이었습니다. 이는 전년 4조 6,275억 원보다 52% 감소한 것입니다.
시드나 시리즈 A 같이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되레 늘었습니다. 전체 투자액에서 시리즈 A 이하 단계 투자금 비중은 42.6%로 2022년 37.9%보다 4.6%p(퍼센트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전체 투자금이 줄어든 만큼 액수는 1조 7,540억 원에서 9,421억 원으로 감소했습니다.
기관은 VC들이 초기 단계 기업에 투자에 집중한 이유에 대해 기업가치 산정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영향으로 풀이했습니다.
이 가운데 국내 VC 업계 종사자 절반은 올해 투자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지난 1월 한국벤처투자가 발표한 VC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 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국내 VC 종사자 52.3%는 긍정적으로 내다봤습니다. 부정적으로 내다본 비중은 24.9%, 2023년과 비슷할 것으로 본 비중은 22.8%였습니다. 투자 축소 전망은 19.7%에 그쳤습니다.
해당 조사는 국내 VC 종사자 65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투자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주요 근거는 정책자금 등 투자재원 규모 확대가 가장 컸습니다. 이어 IPO나 인수합병(M&A) 등 회수시장 활성화, 경기활황에 따른 펀딩 및 투자 확대가 뒤를 이었습니다.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주요 근거로는 기관투자자(LP) 등 펀드 출자자 모집의 어려움이 주된 이유로 꼽혔습니다.
한 VC 종사자는 투자 시장에 “좋은 신호와 좋지 않은 신호가 계속 공존해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며 “다들 보수적인 기준을 유지하되, 2008년 투자 시장이 다시 반등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적어도 1~2년 이내에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업 벤처캐피털(CVC) 제외
[피치북 유니콘 기업 분석 모아보기]
① 경기침체 여파로 유니콘 기업 등장세 감소
② “1366개 유니콘 기업 중 기후테크는 5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