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축산 기업 JBS가 아마존 삼림벌채 등 환경 영향 논란으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브라질 축산 기업 JBS는 세계 최대의 육가공 기업입니다. 버거킹·맥도날드·월마트·테스코 등 주요 기업들에 가공된 육류를 유통하고 있습니다. 연간 육류 가공량은 320억 파운드(약 1,450만 톤)에 달합니다.
7일 그리니엄이 자료를 확인한 결과, JBS가 뉴욕증권거래소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한 것은 지난해 7월입니다. 기업공개 신청 직후부터 JBS의 뉴욕증시 상장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JBS의 미국 상장이 ‘역사상 가장 큰 기후위험 상장’이 될 수 있다는 것.
이 가운데 최근 미국 및 영국 의원들이 JBS의 상장을 경고하는 서한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내며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육가공 기업 JBS, 美 상장 나선 까닭 💨
1950년대 브라질의 작은 정육점으로 시작한 JBS. 현재 190여개 국가에서 70개 이상의 육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여타 육가공 기업을 인수합병(M&A)을 통해 현재 세계 1위의 육가공 기업에 올랐습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것도 이때입니다.
그러나 ‘세계 1위’란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본사의 시가총액은 약 102억 달러(약 13조 5,500억 원)에 불과합니다.
한해 매출액 약 711억 달러(약 94조 4,500억원)에 비하면 적은 금액입니다. 세계 2위의 미국 육가공 기업 타이슨의 시가총액이 204억 달러(약 27조원)인 것과도 비교됩니다.
JBS는 뉴욕증권거래소의 복수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미국 상장은 2017년 당시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부패 스캔들 연루,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거듭 연기됐습니다.
이후 코로나19 대유행 여파가 지나가면서 작년 7월 다시금 미국 상장 추진을 재개한 것.
JBS는 상장에 성공할 경우 2026년까지 120억 헤알(약 3조 2,000억원)을 브라질 국내에 투자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초국적·초당적 거센 반발 “역사적인 기후위험 상장될 것” 🚨
허나, 환경단체는 JBS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기후대응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난해 9월 열대우림활동네트워크·마이티어스 등이 포함된 미 환경단체들은 SEC에 공동 서한을 보내 JBS의 상장을 거부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들은 JBS의 2040 탄소중립 계획은 투명성이 거의 없단 점을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JBS의 상장은 ‘역사상 최대의 기후 위험 IPO’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JBS 상장이 미국의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 노력과 배치된단 지적도 나옵니다. 애슐리 톰슨 그린피스 활동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 보존에 5억 달러(약 6,620억원)를 약속했다”며 그러나 JBS의 미국 상장을 허용하는 것은 “여우에게 닭장 열쇠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작년 4월 바이든 대통령은 브라질 내 열대우림 보존을 위해 5년간 5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JBS의 상장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의 ‘2030 삼림벌채 종식’ 목표를 위협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이같은 우려는 정치계로 확장됐습니다.
지난해 12월 미국 및 영국의 국회의원으로부터 JBS 상장에 반대하는 서한이 연이어 SEC에 전달된 것.
미국 민주당·공화당 상원의원 15명은 서한에서 “수십건의 보도와 비영리단체 보고서에 따르면 JBS가 브라질의 어떤 기업보다도 삼림벌채와 생태계 파괴에 깊이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JBS가 삼림벌채 방지를 거듭 약속했지만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영국 하원의원 13명 또한 서한에서 JBS 상장이 “기후변화 대응과 자연 서식지 보존 조치를 취하려는 정부와 기업의 전 세계적 노력에 모순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불법벌채에 ‘소 세탁’까지 “가격담합·아동노동 논란도” 🐮
JBS의 미국 상장을 이렇게 우려하는 까닭, 단순히 축산 대기업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JBS가 다른 여타 축산 기업보다도 기후변화에 끼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JBS가 브라질 기업이란 점과 이어집니다. 다른 국가들과 달리 브라질의 축산업은 아마존의 열대우림을 개간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JBS는 과거부터 불법 삼림벌채 및 불법 사육 논란 의혹이 여럿 제기된 기업입니다. 특히, 2019년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前) 브라질 대통령의 집권과 맞물려 삼림벌채가 급증했습니다.
실제로 2021년 국제환경단체 마이티어스는 JBS가 불법사육 사실을 가리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불법벌채 농장에서 사육한 소를 도축 전 합법 농장에 판매해 생산지를 속이는 방식입니다. 일명 ‘소세탁’으로 불립니다.
이는 프랑스 유통기업 까르푸를 비롯해 유럽 각국 식료품 기업의 브라질산 육류 제품 보이콧으로 이어졌습니다.
2022년 브라질 검찰 당국도 JBS 수사에 나섭니다. 그 결과, 약 1년간(2019년 7월~2020년 6월) 브라질 파라주에서 판매된 소의 약 17%가 불법 삼림벌채 및 불법 사육과 관련된 목장에서 나온 것으로 밝혀집니다.
JBS는 이외에도 미국 내 수차례의 가격 담합 소송에 휘말린 이력이 있습니다. 작년 1월에는 미국 내 고위험 청소 현장에 미성년자를 고용한 의혹도 논란이 일어난 바 있습니다. 이에 미국 노동부 조사 결과 150만 달러(약 19억 8,5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됐습니다.
‘기후공시’ 예정된 美 금융계, JBS 상장 향방은? 🤔
JBS의 IPO 논란은 SEC가 주도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금융’에 시사점을 던집니다.
SEC는 2022년 기후공시 초안을 제안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한단 평가를 받았습니다.
기후공시를 통해 투자자들의 지속가능한 투자를 촉진하고,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촉구하기 위함입니다. 허나, 산업계 및 미 공화당의 반발로 기후공시 도입은 지연되고 있습니다.
환경단체와 정치계 압박은 SEC가 ‘기후금융’이란 기조 아래 JBS의 IPO 신청을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단 측면이 큽니다.
이와 관련해 마이티어스는 “현재 JBS의 그린워싱 조사가 끝날 때까지 IPO 신청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지난 1월 JBS는 2021년 발행한 지속가능성채권(SLB)과 관련해 SEC에 고발된 상태입니다. 마이티어스는 JBS가 2040 탄소중립 목표와 관련해 정보를 호도했단 내부고발자의 증거를 기반으로 해당 고소를 제기했습니다. 연간 도축량 등의 주요 정보도 생략됐습니다.
일각에서는 JBS가 나스닥에 해외기업으로 상장되기 때문에 미국 기업과는 별도의 공개 의무가 적용된다는 점을 우려합니다. JBS가 미국의 규제를 피하면서도 미국 시장의 막대한 자본을 이용할 것이란 지적입니다.
SEC가 JBS의 IPO 신청을 거절하는 것이 실질적으로는 어렵단 의견도 나옵니다.
JBS가 기후 및 기타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투명하게 투자자에게 공개할 경우, SEC가 IPO를 거절할 권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JBS는 이번 IPO를 계기로 SEC 표준을 준수함으로써 오히려 기업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단 입장입니다. 이와 별개로 오는 2026년부터는 삼림 불법벌채를 막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의 공급업체 모니터링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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