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전기버스 운영업체가 스위스 클릭재단에 탄소상쇄 크레딧을 판매했습니다. 양사는 해당 배출권이 파리협정 6.2조에 따라 판매된 최초의 크레딧이라고 밝혔습니다.
파리협정 6.2조(협력적 접근법)는 배출권거래제(ETS) 연계 등 자발적 감축협력을 통해 발생한 감축실적을 당사국끼리 교환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에 활용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클릭재단은 에너지앱솔루트란 태국 기업으로부터 첫 번째 국외감축실적(ITMO) 크레딧을 구매했다고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밝혔습니다. 여기에는 클릭재단이 작년 12월 에너지앱솔루트로부터 구매한 크레딧 1,916개도 포함됩니다.
클릭재단은 스위스 석유협회가 자국의 탄소법에 의거해 2012년 설립한 재단입니다. 이 재단은 스위스 정부로부터 탄소상쇄 제도를 위임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클릭재단은 2030년까지 1,000만 스위스프랑(약 155억원)에 달하는 크레딧을 스위스 정부 대신 구매할 수 있습니다.
스위스 정부는 자국의 NDC 달성을 위해 국외감축실적을 사용한단 계획입니다. 스위스 연방환경청에 따르면, 스위스는 NDC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약 4,000만 톤 분량의 국외감축실적을 구매해야 합니다.
스위스가 태국 전기버스 확충 지원…“탄소감축 실적 스위스 NDC에 활용” 🚐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파리협정 6조 세부지침 합의안 채택은 불발됐습니다. 단, 6.2조의 경우 국가들끼리 자발적으로 추진하여 국외감축실적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2006년 설립된 에너지앱솔루트는 태국의 최대 기업 중 하나입니다.
태양광 발전 사업 4개, 풍력발전 사업 7개를 운영 중이며 에너지 부문에만 64개 자회사를 두고 있습니다. 64개 중 하나가 바로 전기버스입니다.
에너지앱솔루트는 태국 수도 방콕에서 최대 4,000대의 전기버스를 출시해 크레딧을 만든단 계획입니다.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것을 스위스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태국의 탈탄소화를 도와 크레딧을 만든단 구상입니다. 태국 정부와 에너지앱솔루트 관계자는 크레딧 판매에 따른 지원이 없었다면 전기버스 도입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태국은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에서는 2번째로 파리협정 당사국끼리 자발적 협력을 통해 탄소시장을 활용하는 사업을 운영 중입니다.
클릭재단은 에너지앱솔루트로부터 2030년까지 최대 150만 톤 분량의 크레딧을 구매를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국 정부의 계약은 앞서 2022년 6월에 체결됐습니다.
클릭재단은 2030년까지 스위스 정부를 대신해 2,000만 톤 크레딧을 구매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크레딧 판매 가격은 개당 30달러(약 4만원)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사는 구체적인 거래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스위스 탄소컨설팅 기업 사우스폴이 프로젝트 MRV(측정·보고·검증)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리협정 6.2조 의거해 계약된 거래만 69건” 🤔
스탠더드앤푸드어스(S&P)와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파리협정 6.2조에 의거해 현재 전 세계에서 약 69건의 거래가 체결됐습니다.
양사는 이번 거래가 파리협정 6.2조에 따라 최초로 완료된 거래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기후대응을 위한 매우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거래의 무결성(Integrity)과 추가성(Additionality) 문제를 지적합니다.
무결성은 탄소프로젝트와 탄소크레딧의 높은 투명성, 정확성, 신뢰성 등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고무결성 탄소크레딧이란 말 그대로 높은 품질을 가진 크레딧입니다.
추가성이란 온실가스 감축, 제거 활동이 일반적 활동을 넘어서는 추가적인 활동입니다. 일반적으로 상쇄사업의 타당성 평가 및 인증의 평가기준으로 활용됩니다.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란 재단은 이번에 크레딧이 나온 태국의 운송 사업자가 계약 이전인 2021년 초부터 전기버스를 운영하고 있었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클릭재단은 이같은 주장에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클릭재단 전(前) 이사이자 현재 탄소회계 컨설턴트인 미샤 클라센은 재단 측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클라센 전 이사는 “태국에는 민간버스 운영업체의 전기버스 전환을 지원하는 정책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번 거래가 파리협정 6조에 진지하게 관심을 갖는 국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위스 연방환경청은 “스위스와 태국 정부, 양국간 국외감축실적 이전은 태국 환경 당국의 검토를 거쳐 추가적 감축효과가 발생한 경우에만 승인될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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