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각) 개막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파리협정에 가입한 모든 국가가 대표단을 보낼뿐더러, 국제기구 및 시민단체(NGO) 등 여러 기관에서 수만 명이 참여합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의하면, 개막식날 기준 COP28에 참석한 인원은 약 9만 7,000명입니다. 현재 공개된 수치는 잠정 수치로 공식 집계는 폐막식 직후에 나옵니다.
이는 작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27차 당사국총회(COP27)를 방문객보다 약 2배에 달합니다. 또 30여년간 열린 기후총회 중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대응의 필요성이 커질수록 참가인원이 매년 배로 늘어난단 것을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195개 당사국서 2만 4400여명 대표단 파견…“韓은 114명” 🤔
그렇다면 COP28에 정확히 몇 개국이 대표단을 파견했을까요?
그리니엄이 UNFCCC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5개 당사국에서 총 2만 4,488명이 대표단으로 참여했습니다. 당사국에는 유럽연합(EU)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그리고 교황청도 포함됩니다.
가장 많은 대표단을 보낸 나라는 브라질입니다. 브라질은 대표단 1,337명을 COP28에 보냈습니다. 이어 인도(725명), UAE(620명), 러시아(590명), 나이리지라(590명), 모로코(581명), 튀르키예(452명) 등 순으로 높았습니다.
우리나라는 대표단 114명을 파견했습니다. 조홍식 기후환경대사와 한화진 환경부 장관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교황청의 경우 작년 COP27부터 옵서버(Observer)* 지위가 아닌 당사국으로 대표단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반면, 가장 적은 대표단을 보낸 나라는 북한(2명)이었습니다. 니카라과(6명), 에리트레아·리히텐슈타인(7명), 몰도바(8명) 또한 대표단을 적게 보낸 나라에 속했습니다.
COP28에 아예 대표단을 보내지 않은 나라도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과 미얀마는 이번까지 포함해 3년 연속 기후총회에 대표단을 등록하지 않았습니다. 남유럽 소국인 산마리노 또한 올해는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옵서버: 유엔 정식 회원국은 아니나 유엔에 의해 초청받아 참관하는 국가를 말한다. 예컨대 유엔 회원국이 아닌 대만은 옵서버 자격으로 UNFCCC 기후총회에 참여 중이다. 허나, 중국의 반대로 2016년부터 이마저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블루존’ 출입 가능한 ‘파티 오버플로우’ 참석자도 2만 7200여명 넘어 📈
여기에 ‘파티 오버플로우(Party overflow)’로 각국에서 몇 명이 왔는지도 눈여겨 봐야합니다.
당사국총회(COP), 즉 기후총회는 크게 ‘블루존’과 ‘그린존’으로 나눠 운영됩니다. 전자는 각국 대표단의 공식 협상과 토론이 이어지는 곳입니다. 후자는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뜻합니다.
파티 오버플로우는 정부 대표단이 아니지만 블루존에 참여할 수 있는 이들을 말합니다. 기업가, 연구원, 교수, 언론인 등 유형은 다양합니다. UNFCCC 사무국을 통해 사전에 등록해야 합니다.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EU와 교황청을 포함해 195개국에서 정부 대표단보다 많은 2만 7,207명이 파티 오버플로우 자격으로 COP28 블루존에 입장했습니다.
가장 많은 이를 보낸 이는 주최국인 UAE(3,789명)입니다. 이어 브라질(1,744명), 중국(1,192명), 인도네시아(1,005명), 나이지리아(821명), 일본(812명), 영국(622명), 미국(611명) 순으로 높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 대표단(114명)보다 많은 575명이 파티 오버플로우 자격으로 COP28 블루존에 참여했습니다.
UAE·브라질·중국·나이지리아 등 COP28에 가장 많은 사람 보낸 곳은? 🌐
공식적인 일정이 이뤄지는 블루존에 출입하는 인원을 모두 종합한 결과, 가장 많은 이를 사람을 보낸 곳은 주최국인 UAE(4,409명)였습니다.
이어 브라질(3,081명), 중국·나이지리아(공동 1,411명), 인도네시아(1,229명), 일본(1,067명) 순으로 높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많은 사람을 보낸 상위 20개국 중 17위(689명)를 기록했습니다.
기후총회에 자국 대표단을 많이 보낸단 것이 꼭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예컨대 케냐(368명)와 나이지리아(590명)의 경우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대표단을 COP28에 보냈단 사회적 질타가 현지매체와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나미비아의 경우 하게 게인고브 대통령의 자녀들이 COP28 정부 대표단에 소속돼 두바이에 방문했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영국 BBC에 의하면, 나미비아 대통령실은 SNS를 통해 “(COP28 참석을 위해 필요한) 자녀들의 항공료와 숙박비는 대통령 부부가 지불했다”고 지난 4일 해명했습니다.
COP28에 화석연료 로비스트 늘어…기후총회서 화석연료 업계 영향력 ↑ 🤔
이와 별개로 올해 COP28는 역대 기후총회 중에서도 화석연료 업계 로비스트가 가장 많이 참석한 행사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유럽 기업 감시단체 기업유럽관측소(CEO) 등 시민단체가 연대한 ‘킥빅폴루터스아웃(KBPO)’에 의하면, COP28에 참석한 화석연료 로비스트는 2,45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투발루·소말리아·수단·차드·통가 등 기후취약국 대표단을 모두 합친 숫자보다 많은 것입니다.
단체 측은 이 규모가 지난해 COP27과 비교해 4배가 넘는 숫자란 점을 지적했습니다.
COP28에 파견된 로비스트 숫자가 늘어난 것에 대해 기후총회에서 화석연료 업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KBPO는 우려했습니다.
한편, 지난달 21일 한 온라인 생중계 행사에서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 COP28 의장이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발언했다가 논란이 일었습니다.
알자베르 의장은 지난 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을 매우 믿고 존중한다”며 수습에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