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과 경기부진 등으로 식물성 대체육 산업이 고전하는 가운데 새로운 기술로 식물성 대체육을 혁신하겠다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등장했습니다.
2022년 병아리콩 기반 닭가슴살 통살을 선보인 프랑스 푸드테크 기업 우미아미(Umiami)입니다.
우미아미는 지난 2일(현지시각) 추가 시리즈 A 투자에서 3,470만 달러(약 470억원)를 조달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투자를 포함해 우미마이가 조달한 투자금은 총 1억 700만 달러(약1,440억원)에 달합니다.
우미아미의 이번 투자 소식은 비욘드미트·임파서블푸드 등 1세대 식물성 대체육 스타트업이 매출 부진으로 ‘한때 유행’ 취급받는 상황이란 점에서 더욱 의미 있습니다.
佛 푸드테크 스타트업 우미아미, ‘더 단순한’ 식물성 대체육 꿈꿔 🇫🇷
2020년 프랑스 파리에 설립된 우미아미.
축산업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및 아마존 삼림 벌채 등 환경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대체단백질 생산을 목표로 설립됐습니다. 완두콩·병아리콩 등 콩류를 사용해 육류·해산물 대체육을 생산합니다.
현재 주력 제품은 2022년 병아리콩을 사용해 만든 식물성 닭가슴살 통살입니다.
사실 시중에는 식물성 닭고기 제품이 여럿 나온 상태입니다. 식물성 대체육의 대표주자 비욘드미트는 2019년에 이미 식물성 치킨 제품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미아미가 주목받는 이유, 덩어리 형태(Whole cut)를 생산하면서도 기술 혁신으로 첨가물을 줄였단 점입니다.
3년 연구 끝에 개발한 ‘우미세이션’…“근조직 모방해 첨가물 ↓” 🔬
일반적으로 식물성 대체육은 두 가지 공정으로 생산됩니다. 바로 건식 압출과 습식 압출입니다.
건식 압출은 길이가 긴 근섬유를 만들기 어려워 주로 다진 제품 생산에 이용됩니다. 반대로 덩어리 고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습식 압출이 사용됩니다.
두 기술 모두 두꺼운 덩어리 형태의 고기를 생산하기 어렵고, 근섬유를 완벽하게 모방하기 어렵단 한계가 있습니다. 3D 프린팅 기술을 도입하곤 있으나 대량생산이 어렵단 문제도 여전합니다.
이같은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우미아미는 3년간의 연구를 거쳐 ‘우미세이션(Umisation)’이라는 공정을 개발했습니다.
우미세이션 공정은 수평·대각선·수직 방향의 근섬유를 생성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 결과, 실제 고기 질감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우미아미는 설명합니다. 이 공정을 사용하면 최대 10㎝ 두께의 덩어리 고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고기 식감 구현에 사용되는 각종 첨가제를 줄일 수 있단 뜻입니다. 복잡한 이름의 결합제나 증점제*가 필요 없다는 것.
회사 공동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틴 하브패스트는 “단백질, 물, 기름, 소금, 천연향료 등 이해하기 쉬운 5~7가지 성분만으로 닭가슴살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증점제: 액체의 점도를 증가시키는 물질
파리서 대량생산 기반 닦아…“美 시장 진출할 것” 🇺🇸
현재 우미아미는 프랑스 파리에서 파일럿(시범)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부터는 스위스 대형마트 체인점인 쿱(Coop)에서 식물성 닭가슴살 제품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단, 우미아미는 소비자 판매보다 기업간 판매(B2B)를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미아미는 올 연말까지 프랑스 북동부 뒤피그하임에 새로운 공장을 열 계획입니다.
신규 공장은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의 식품 브랜드 크노르의 생산공장이었던 곳입니다. 크노르의 대표 제품이 치킨스톡이었단 점이 인상 깊습니다.
우미아미는 해당 공장이 연간 7,500톤으로 시작해 향후 연간 2만 톤으로 생산능력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우미아미는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2024년까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현지 매장에 식물성 대체육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브패스트 CEO는 “매년 미국인 7,300만 명만이 (다진 닭고기로 만든)너겟을 소비하는 반면 2억 4,800만 명은 닭가슴살을 먹는다”며 미국 시장의 가능성을 강조했습니다.
+ 프랑스 푸드테크 스타트업의 美 진출, 프랑스 정책 전환도 영향 끼쳤다고 🤔
우미아미의 미국 진출에는 또다른 배경이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식물성 대체육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 프랑스 농업식량주권부는 식물성 대체육에 스테이크·햄·너겟 등 21개 용어를 금지하는 법안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제안했습니다.
같은달 마크 페노 농업식량주권부 장관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축산업계가 더 저렴한 고기를 많이 생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럽 내에서 인플레이션과 지속가능한 식품 간 딜레마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식물성 대체육, 부흥 위해선 ‘초가공식품’ 딱지 떼야 해 🏷️
한편, 우미아미가 ‘첨가물 없는 식물성 대체육’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기존 식물성 대체육 산업이 ‘초가공식품’이란 이유로 공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식물성 대체육의 주요 소비자는 환경 영향, 동물복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입니다.
그러나 최근 식물성 대체육이 건강에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단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식물성 대체육은 실제 고기의 맛을 최대한 따라잡기 위해 압출·성형·가수분해 등 다양한 가공단계를 거칩니다. 감미료와 색소, 향료 등 첨가물도 사용됩니다.
일례로 식물성 대체육 양대 기업인 비욘드미트나 임파서블푸드의 햄버거 패티를 살펴보면 20여개 이상의 성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부 식물성 대체육 제품은 나트륨과 포화지방 등이 기존 육류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이는 건강을 위해 식물성 대체육을 선택했던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미 식품산업협회(FMI)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전체 응답자의 50%가 식물성 대체육이 건강하다고 믿었지만 2022년에는 38%로 감소했습니다.
우미아미는 ‘클린라벨(Clean Label)’로 이같은 비판에 대응한단 전략입니다.
클린라벨이란 복잡한 이름으로 소비자가 이해할 수 없는 성분, 즉 각종 첨가물들을 제외한 식품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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