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클라이밋테크 서밋 ①: 에너지·물소비량 높은 AI가 기후대응에 정말 도움되나?

에너지소모량·물소비량, 줄이기 위한 AI 연구 가속 ↑

인공지능(AI)이 기후위기를 해결할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면, 기후테크 산업 나아가 인류는 이를 어떻게 해야 다뤄야 할까?

임팩트투자사 소풍벤처스가 제주도에서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주최·주관한 ‘2023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에서 논의된 주제 중 하나입니다.

올해로 2회차를 맞은 이번 행사는 카카오임팩트가 후원했고, 2050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와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가 협력기관으로 함께했습니다.

‘기후기술과 인공지능(AI for fighting against the Climate Crisis)’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빅테크 기업과 기후테크 스타트업 관계자, 투자자, 정책 전문가 등 총 120명이 참여해 깊이있는 논의와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을까요? 그리니엄이 4편으로 나누어 취재했습니다.

[편집자주]

 

AI, 기후대응 도움될 수 있으나 기후문제 단번에 해결할 ‘은탄환’ 아냐 🦾

“AI가 기후변화 해결사가 될까? 특정 기술이 기후변화 같은 특정 문제를 해결할 것이란 말은 들어본 적은 없다. 그렇다면 왜 AI를 놓고 기후문제를 해결한단 말이 나오는지 물어야 한다.”

캐나다 AI 품질보증 전문 스타트업 아르밀라 어슈어런스(Armilla Assurance)의 음병찬 최고과학책임자(CSO)가 던진 질문입니다.

지난 19일 ‘2023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 1일차 키노트 세션 기조발표에 나선 음 CSO는 기후문제 해결에서 AI의 역할을 중점적으로 소개했습니다. 음 CSO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카카오에서 AI 사업 전략과 사업개발을 담당한 인물입니다.

 

▲ 지난 19일 카카오 제주 사옥 카카오 스페이스닷원에서 서밋이 열린 가운데 음병찬 아르밀라 어슈러언스 최고과학책임자가 ‘기후를 위한 AI’를 주제로 발표하는 모습. ©소풍벤처스

음 CSO는 “AI는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동시에 문제 해결에 적용하고 지식을 저장할 수 있다”며 “AI와 인간은 서로 도움을 받고 배울 수 있는 관계이기에 사람들이 AI가 기후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란 질문을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음 CSO는 AI는 기후위기를 해결할 “은탄환(Silver Bullet)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기후위기와 같이 고질적인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아니란 것.

음 CSO는 “인류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기술이 극대화될 수도 혹은 반대가 될 수도 있다”며 “AI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후대응서 AI가 활용될 수 있는 6가지 분야는? 🤔

그럼에도 AI 같은 기술이 없으면 되레 기후문제 해결이 어렵단 것이 것이 음 CSO의 설명입니다.

정보통신기술 전문 국제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운영 중인 ‘AI 포 굿(AI for Good)’ 또한 AI가 기상예측부터 산업 내 배출량 감소 나아가 지역별 기후적응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사용된단 걸까요?

음 CSO는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AI가 사용될 수 있는 분야로 크게 ①에너지 효율화 ②정보수집 향상 ③예측 향상 ④기후모델링 강화 ⑤신소재 등 과학적 발견 ⑥기타 등을 제시했습니다.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에너지효율화 향상

음 CSO는 AI 기반 건물 에너지효율화를 사례로 소개했습니다.

2016년 다국적 기업 댄포스(Danfoss)는 AI를 사용해 건물 내 HVAC(공조장치) 에너지효율화에 나선 바 있습니다. 핀란드 스타트업 린히트(Leanheat)가 개발한 AI 기반 에너지효율화 소프트웨어가 사용됐습니다.

AI가 학습을 통해 실시간으로 건물 내 온도와 습도 등을 조절하는 방식이었습니다. AI 시스템 적용 전과 비교해 ▲건물 내 에너지소비량 10% ▲HVAC 제어 비용 30% ▲탄소배출량 60% 등이 감소했다고 댄포스는 밝혔습니다.

 

2️⃣ 정보수집 향상

방대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수집해 분석하는 AI를 제대로만 활용한다면 기후위기 해결에 도움이 된단 것이 음 CSO의 설명입니다. 그는 일례로 세계 최대 딥러닝 연구기관인 밀라(Mla)의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이 기관은 미국·영국·덴마크·네덜란드 등과 협업해 곤충을 모니터링하는 AI 센서를 개발했습니다. 곤충을 빛으로 유인해 사진을 찍으면, AI 알고리즘이 사진 속 곤충을 자동으로 식별하고 분류해 생물다양성 정도를 측정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집계된 데이터는 또 전문가들에게 전송됩니다.

이와 함께 여러 위성사진을 AI가 분석해 특정 지역의 삼림벌채 현황이나 생태현황을 측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음 CSO는 덧붙였습니다.

 

▲ 미 항공우주국 산하 식량안보 및 농업 프로그램인 나사 하베스트는 여러 기관과 협력해 메타러닝 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여러 데이터를 위성사진과 결합한 후 AI가 이를 분석해 지역 내 특정 농작물 수확량을 계절별로 예측할 수 있다. ©NASA Harvest

3️⃣ 예측 강화

위성사진을 이용해 농작물 수확량을 AI가 예측하는 사례도 소개됐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식량안보·농업 프로그램인 ‘나사 하베스트’와 밀라가 수행한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두 기관은 작물 수확량 예측을 위한 ‘메타러닝(Meta-Leaning) 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메타러닝은 AI에게 문제 해결에 필요한 학습 방법을 알려주는 기술입니다. 경제·사회과학 등 여러 데이터를 위성사진과 결합해 지역 내 특정 농작물 수확량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한 것.

구글이 컨볼루션신경망(CNN) 중 ‘유넷(U-Net)’을 사용해 기상정보를 AI에게 학습시킨 사례도 소개됐습니다. 60분 전, 30분 전, 현재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 시각으로부터 60분 뒤 기상 예측을 할 수 있단 것.

이와 관련해 구글은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과 비교해 구글의 단기 기상 예측이 더 효과적”이라며 “장기적인 기상 예측을 위한 연구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 칠레 푸드테크 스타트업 낫코는 AI를 활용해 우유를 분자 단위로 분석한 후 기존 우유의 성분과 맛, 질감을 모방한 제품 낫밀크를 내놓았다. ©NotCo, 홈페이지 갈무리

4️⃣ 기후모델링 강화

현재 기후모델링 상당수는 슈퍼컴퓨터에 의해 이뤄집니다. 단, 지역별 예측이 어렵고 속도도 느리단 한계가 있습니다. 여기에 AI가 도입되면 기후모델링이나 미래예측이 한층 향상된단 것이 음 CSO의 설명입니다.

일례로 엔비디아(NVIDIA)의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은 지난해 AI 칩 4,608개가 장착된 슈퍼컴퓨터 ‘에오스(EOS)’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초당 1840경번에 달하는 연산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황 CEO는 “기후변화를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해 대응하기 위해선 오늘날보다 10억 배 더 빠른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고 피력한 바 있습니다.

 

5️⃣ 신소재 등 과학적 발견

에너지 전환을 위해선 기존 산업에 사용되는 소재나 부품도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다만, 이들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선 여러 실험이 필요한 상황. 이를 AI가 타파할 수 있단 것은 이미 여러 기업의 사례를 통해 소개된 바 있습니다.

가령 생명공학 탠덤리피트(Tandem Repeat)는 AI를 활용한 유전자 분석 덕에 오징어 유전자 기반 합성 대체섬유를 개발한 바 있습니다.

AI를 활용해 파인애플과 양배추로 기존 우유와 똑같은 맛과 식감을 지닌 대체 우유 개발 기업 낫코(NotCo)도 좋은 사례입니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AI와 양자컴퓨팅을 이용해 화학물질 후보 검증 시험에 나선 에이아이오닉스(Aionics) 사례도 있습니다.

 

6️⃣ 기타

한편, 음 CSO는 ‘생성형 AI’가 기후문제 교육에 활용될 수 있단 점도 언급했습니다.

생성형 AI란 사람이 AI에게 특정 입력을 통해 어떤 것을 만들 것을 요구하면, 그 요구에 맞춰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미지·동영상·음악 등 다양하며, 오픈에이아이(OpenAI)가 개발한 ‘챗GPT(ChatGPT)’가 대표적입니다.

 

▲ 지난 19일 카카오 제주 사옥 카카오 스페이스닷원에서 ‘기후기술과 인공지능’을 주제로 ‘2023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이 열린 가운데 기조발표 직후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소풍벤처스

“에너지소모량·물소비량, 줄이기 위한 AI 연구도 가속화 ↑” 📈

AI 개발이 되려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습니다. 이들 AI 기술개발과 서버 유지를 위해선 엄청난 양의 전기와 물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미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버사이드(UC리버사이드)와 텍사스대 연구진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챗GPT-3 훈련 과정에서 1,287MWh(메가와트시) 전력이 소모됐고 550톤CO2e 이상의 탄소가 배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이같은 생성형 AI가 20개 답변을 처리할 때마다 500㎖(밀리리터)의 물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데이터센터가 장비가 과열되지 않도록 냉각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음 CSO는 “AI 연구 및 산업계에서 환경·사회적 고민이 많다”며 “이를 고민하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에너지소모량이나 물소비량을 줄이기 위한 AI 연구도 빠르게 진행 중”이라며 “데이터를 덜 쓰면서도 작동하는 AI가 개발되고 있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음 CSO는 “새로운 발명과 새로운 기술의 발견은 언제나 비용이 따른다”며 “이들 기술을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새로운 혁신이 나오면 늘 수혜자와 피해자가 발생한다”며 “그 혁신을 돕고 지원하는 (투자자가) 혁신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고, 혁신으로 피해받는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023 클라이밋테크 서밋 모아보기]
①: 에너지·물소비량 높은 AI가 기후대응에 정말 도움되나?
②: 탄소중립 속 녹색보호무역주의 시대 도래, 한국은?
③: 韓 기후테크 업계, AI 기후문제 해결 도움…“분산된 데이터 통합 필요”
④: 국내 기후 전문 투자자들이 바라본 기후테크 속 AI 현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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