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열대우림을 보호할 기술을 찾기 위한 대회 ‘X프라이즈 레인포레스트(XPRIZE Rainforest)’의 최종결선팀 6곳이 발표됐습니다. 6곳 모두 드론을 활용한 것이 공통점입니다.

비영리 재단 X프라이즈는 대회 결선진출팀 6곳을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발표했습니다. 이날 결선진출팀은 같은날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제31회 국제 보전생물학 회의’에서 소개됐습니다.

2019년 1,000만 달러(약 131억원)의 상금을 걸고 출발한 이 대회는 미국 알라나재단(Alana Foundation)의 후원 아래 5년간 진행됩니다. 대회 최종 수상자는 2024년 하반기에 발표됩니다.

 

“열대우림 보존 위해선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기술부터 개선 필요” 🦜

X프라이즈 레인포레스트는 열대우림 보존에 기여할 혁신 기술, 정확히는 생물다양성 모니터링을 눈에 띄게 개선할 기술을 찾습니다. 생물다양성 보존이 곧 열대우림 보존과 직결된단 것이 X프라이즈의 설명입니다.

오늘날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방식은 정확성이 낮고, 비용이 높단 문제가 있습니다. 이는 생물다양성 모니터링이 도롱뇽·오랑우탄 같은 특정 생물만 추적해 배설물 표본 표집 등으로 지역 전체 생물다양성을 파악하기 때문입니다.

즉, 생물다양성과 관련해 정량적인 데이터 수집이 어렵단 것. 더 나은 열대우림 보존을 위해선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기술부터 개선해야 한단 것입니다.

대회에서 최종 우승하기 위해선 열대우림 100만㎡(제곱미터) 내 서식하는 생물들을 24시간 안에 가장 많이 조사해야 합니다.

또 해당 기술이 열대우림 보전에 도움이 된단 것도 입증해야 합니다.

대회에는 16개국에서 총 36개 팀이 출전했고, 이들은 그간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해 왔습니다.

 

▲ X프라이즈 레인포레스트 대회 준결승전은 지난 5월말부터 6월초까지 싱가포르에서 개최됐으며, 대회에는 총 13개팀이 참여했다. ©Cat Kutz, XPRIZE Foundation

X프라이즈 레인포레스트 준결승전 싱가포르서 진행, 13개 중 6개팀 결선행 😮

그리고 지난 6월 일부 기술을 입증한 13개팀이 참여한 가운데 싱가포르에서 준결승 대회가 진행됐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준결승전이 진행된 이유에 대해 주최 측은 “싱가포르가 열대우림과 도시 경관 내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 과학 기술을 활용하는 노력 때문에 선정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준결승 대회에서는 싱가포르 열대우림 내 특정 구역을 지정하고 출전팀들이 각자 준비해온 기술을 24시간 동안 실험하고 이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해당 구역은 100㏊(헥타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최 측은 “이미지, 생물음향, DNA 등을 수집하고 이후 48시간 이내 데이터를 분석해 생물다양성 풍부도 평가 능력을 시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부 팀은 계획대로 프로젝트를 실행했으나, 상당수 팀은 준결승전에서 여러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허둥지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 결과, 준결승전에서 최종결선팀 6곳이 발표된 것.

준결승전 결과, 최종결선팀 6곳이 발표된 것. 최종결선팀에 오른 곳은 ①브라질리언 팀(Brazilian Team) ②ETH 바이오디브X(ETH BiodivX) ③프로비던스 플러스(Providence Plus) ④맵 오브 라이프 래피트 어세스먼트(Map of Life Rapid Assessments) ⑤팀 와포니(Team Waponi!) ⑥웰컴 투 더 정글(Welcome to the Jungle) 등입니다.

 

1️⃣ 브라질리언 팀|eDNA 수집 위한 로버 배치 🍃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브라질 출신 생물학자·생물분류학자·엔지니어 등으로 구성된 팀입니다. 이 팀은 DNA 분석기술 그리고 AI와 같은 현대기술을 사용해 열대우림 내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드론에 부착된 음향수집장비가 열대우림을 날아다니며 여러 종의 음향을 기록하고, 이후 해당 데이터를 AI가 분석하는 것. 해당 드론에 부착된 라이더(LiDAR) 센서가 열대우림 전체를 지도화(Mapping)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브라질리언 팀이 개발한 이동형 로봇, 즉 로버는 열대우림 속 떨어진 낙엽 등을 수거할 수 있으며 연구팀은 이 표본을 가지고 eDNA를 분석한다. ©Cat Kutz, XPRIZE Foundation

이번 준결승전에서는 땅에 떨어진 낙엽이나 풀 등을 수거할 수 있는 전용 로버(이동형 로봇)도 배치됐습니다.

이 로버가 수집한 낙엽을 가지고 열대우림 내 환경DNA(eDNA·environmental DNA) 표본을 수집해 분석할 수 있었던 것.

eDNA란 생물체가 활동하면서 환경에 남기는 흔적에서 추출한 DNA를 말합니다. 가령 물고기의 점액이나 뱀의 비늘, 새의 깃털 등에서 나오는 세포들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피터 훌리헌 X프라이즈 생물다양성보존부 부사장은 eDNA 기술이 사용된 것에 대해 고무적인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습니다.

 

▲ 스위스 ETH와 WSL 연구팀이 개발한 드론은 열대우림 속 나뭇가지에 붙어있는 eDNA을 수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TH

2️⃣ ETH 바이오디브X|나뭇가지 내 eDNA 수집 위한 드론 개발 🌲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와 연방산림·눈·경관연구소(WSL) 산하 연구원들로 구성된 팀입니다. 이외에도 생물학 및 로봇공학 전문기관 등 총 15개 기관 56명이 팀원으로 참여 중입니다.

ETH와 WSL 연구팀 또한 열대우림 내 eDNA 표본을 수집할 수 있는 드론을 개발했습니다. 이 드론에는 특수한 접착제가 붙은 조각이 장착돼 있습니다.

드론이 열대우림 속 나뭇가지에 착륙하면 가지에 붙어있는 물질이 이 조각에 붙는 것. 이후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물질 속 DNA를 추출하고 데이터베이스(DB)와 비교분석해 여러 유전적 정보를 확인하는 식입니다.

드론이 나뭇가지에서 표본을 채취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과제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취리히동물원과 아열대 식물원 등에서 드론을 시험비행을 거쳐, eDNA 분석을 미리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준결승전에서는 물과 공기 중 eDNA을 수집하기 위한 특수 드론도 전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준결승전에서 두 연구팀은 1,200만여개의 DNA 염기서열을 분석했고, 그 결과 257종의 동식물을 식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싱가포르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프로비던스 플러스가 개발한 우산 모양의 음향수집장비를 드론이 들고 날아다니는 모습. ©Cat Kutz, XPRIZE Foundation

3️⃣ 프로비던스 플러스|음향수집장비 통해 생물종 분류 🎵

스페인 바르셀로나대와 카탈루냐공대 응용생물음향학 연구소를 주축으로 이뤄진 국제연구팀입니다. ‘생물음향학(Bioacoustics)’은 생물이 소리를 내거나 듣는 과정 또는 생물과 소리의 관계에 대하여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이미 해양 쪽에서는 초음파 등을 이용해 고래 생태나 물고기 서식 상태를 확인하는 연구가 활발합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와 AI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며 육지에서도 관련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카탈루냐공대 연구팀은 열대우림 속 여러 종의 오디오를 수집할 수 있는 우산 모양의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드론이 이 장치를 들고 날아다니면 AI가 실시간으로 해당 오디오 정보를 분석해 생물종을 분류하는 것. 이밖에도 공기와 토양 DNA 표본 수집을 위한 장비도 드론에 부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네덜란드 델프트공대와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이 기술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싱가포르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MORLA 팀이 만든 자율주행드론에 장착된 이미지 장치가 포착한 수종과 곤충의 모습. ©Yale University Center for Biodiversity and Global Change

4️⃣ 맵 오브 라이프 래피트 어세스먼트(MOLRA)|생물종 지도화 초점 🗺️

미국 예일대 생태진화생물학과의 월테 제츠 교수를 필두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입니다. 미 시카고 ‘필드 자연사 박물관’도 연구팀에 소속돼 있습니다.

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팀은 ‘생명의 지도(Map of Life)’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열대우림에 사는 모든 생물종을 지도화로 시각화한단 것.

먼저 자율주행드론(UAV)이 열대우림 내 이미지와 오디오 정보를 수집합니다. 이후 해당 정보를 AI와 ML 기술을 통해 분석해 특정 조류와 박쥐 그리고 곤충 등의 정보를 분류한단 것.

분류가 어려운 경우 전문가가 투입됩니다.

준결승전에서 MOLRA는 총 2,199개의 이미지와 292개 오디오 표본을 수집했고, 결과적으로 1,419종의 종을 식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MOLRA 팀은 수집된 모든 생물종의 데이터를 플랫폼으로 공개하는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 팀 와포니가 개발한 드론에는 음향수집장비와 함께 더 많은 곤충을 유인하기 위한 야간조명이 부착돼 있다. ©Cat Kutz, XPRIZE Foundation

5️⃣ 팀 와포니!|곤충 소리 수집 위한 드론 개발 🐝

미 콜로라도메사대의 토마스 왈라 생물학과 교수를 주축으로 구성된 팀입니다. 독일, 에콰도르 출신 생태학자와 공학자 등 약 30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앞선 팀들과 마찬가지로 드론을 사용했으나, 수집하는 데이터 자체는 곤충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입니다.

드론에 장착된 음향장비가 여러 종의 오디오를 수집하고 이후 AI가 이들 곤충에 소리를 분석하는 것. 이들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드론에 야간조명이 부착돼 있습니다.

 

▲ 미국 일리노이공과대 출신 교수 5명으로 구성된 웰컴 투 더 정글 팀의 드론 개발에는 퍼듀대 토목공학과에 소속된 한국인인 정진하 조교수가 참여했다. ©Illinois Tech

6️⃣ 웰컴 투 더 정글|한국인이 기술개발 참여한 드론으로 항공측량 💨

미 일리노이공과대 출신 교수 5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입니다.

여느 팀들과 마찬가지로 드론을 이용해 이미지 및 오디오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생물종 다양성을 평가했습니다.

정확히는 드론이 오디오와 기타 센서가 부착된 상자를 열대우림에 떨어뜨려 정보를 수집한 것. 이 팀이 수집한 데이터는 주로 조류를 식별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입니다.

더불어 드론을 이용해 열대우림 전체를 지도화한 것도 특징입니다. 드론이 수집한 사진 등을 이용하여 수치표면모델 및 수치지형도 등을 제작하는 측량도 가능한 것.

정진하 퍼듀대 토목공학과 조교수가 기술협력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조교수는 “열대우림 건강과 생물다양성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며 “중요한 환경문제 해결에 있어 대학 간 협력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 덕에 열대우림 속 초목 측정 및 수종 다양성을 정량화하는데 필요한 센서 배치 위치를 결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