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기후기금(GCF)이 총 93억 달러(약 12조 5,500억원) 규모 재원을 추가로 조성했습니다.
2019년 조성했던 규모보다 소폭 줄어든 금액이긴 하나, 일부 국가가 올해 연말까지 추가 공여액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입니다.
GCF는 지난 5일(현지시각) 독일 본에서 고위급 공여회의를 열고 2차 재원보충에 대해 논의한 결과, 총 93억 달러가 조성됐다고 발표했습니다.
2010년 설립된 GCF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세계 최대 기후기금으로 인천 송도에 사무국을 두고 있습니다.
128개국 기후대응 사업에 114억 달러 집행한 GCF, 2차 재원조달 나서 💰
GCF 회원국은 세계 190여개국. 재원보충은 GCF 회원국 정부로부터 재원 공여를 약속받는 절차로 4년 주기로 이뤄집니다.
GCF는 현재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재원을 조달했습니다.
설립 초기인 2014년 45개국으로부터 103억 달러(약 13조 9,100억원)를 조성했고, 이후 2019년 1차 재원보충에서 32개국으로부터 100억 달러(약 13조 5,050억원)를 모았습니다.
이번까지 포함해 GCF가 모은 총 재원은 296억 달러(약 39조 9,700억원)입니다.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GCF는 이중 114억 달러(약 15조 4,400억원)를 개도국 기후대응 사업에 사용했습니다. 구체적으로 128개국 209개 기후대응 사업에 ▲온실가스 감축 사업 70억 4,000만 달러(약 9조 5,300억원) ▲기후적응 사업 43억 6000만 달러(5조 9,000억원)가 집행됐습니다.
회의에 앞서 지난 9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14개국은 올해 재원 공여를 재확인했습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이 대표적입니다.
일본과 노르웨이 등 11개국은 이번 회의에서 공여액을 발표했습니다.
93억 달러…GCF, 2차 재원보충에 출연한 국가 25개국 🗺️
다시 말해 GCF 2차 재원보충에 공여액을 출연한 국가는 25개국.
총 93억 달러 중 가장 많은 공여액을 내기로 한 국가는 독일입니다. 독일은 약 22억 달러(약 2조 9,700억원)를 약속했습니다.
이어 영국 약 20억 달러(약 2조 7,000억원), 프랑스 약 17억 달러(약 2조 2,980억원), 일본 약 12억 달러(약 1조 6,200억원) 순으로 높았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G20 정상회의에서 1차 재원보충 공여액(2019년)보다 늘어난 3억 달러(약 4,050억원)를 약속했습니다. 이는 노르웨이와 캐나다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에 마팔다 두아르테 GCF 사무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감사하다는 입장문을 내놓았습니다. 두아르테 사무총장은 입장문에서 “다른 국가들도 한국을 따라 동참하라는 강력한 신호를 준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한국이 GCF에 2억 달러를 모두 납부했냐면? 🤔
앞서 우리나라는 초기 재원과 1차 재원보충 당시 각각 1억 달러(약 1,350억원)와 2억 달러(약 2,700억원)를 공여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녹색연합은 우리 정부의 GCF 공여액 2억 달러 중 17.3%에 불과하단 점을 꼬집은 바 있습니다.
GCF 공여액 납부를 약속한 35곳(32개국·2개 도시) 중 납부율이 33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던 것. 당시 10%대 납부율을 보였던 곳은 한국과 이탈리아 뿐이었습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GCF와의 약정계획에 맞춰 순차적으로 납부하고 있고, 2023년 2억 달러 납부를 완납할 예정이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그리니엄이 납부율을 확인한 결과, 2023년 8월 31일(현지시각) 기준 한국과 이탈리아를 포함한 35곳 모두 납부율이 100%를 기록했습니다.
고위급 공여회의 계기로 호주 GCF 재가입…미국 “추후 공여액 기부” 😮
GCF에서 탈퇴한 호주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재가입하기로 했습니다.
호주 정부는 페니 웡 외교부 장관 성명을 통해 GCF에서 재가입 후 연말까지 공여액을 확정해 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전(前) 총리 시절인 2018년 호주 정부는 GCF의 방향과 전략이 명확하지 않단 이유로 기금에서 탈퇴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GCF에 공여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2014년 초기 재원에 30억 달러(약 4조원) 출연을 약속했고, 이중 10억 달러(약 1조 3,500억원)만 납부했습니다.
트럼프 전(前)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미국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고 GCF에 내는 공여를 중단했습니다.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개도국 기후대응을 위해 오는 2024년까지 114억 달러(약 13조 5,000억원)를 약속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미 의회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반대로 GCF 공여 관련 예산 승인은 불발된 상태입니다.
이번 GCF 고위급 공여회의에 참석한 미 재무부 국제무역개발 차관보인 알렉시아 라토르투는 “(미국은) 현재 공여액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2024년 미국 예산안이 지속적인 불확실성에 놓여 당장은 약속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같은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올해 안으로 (미국도) 공여액을 공유하길 기대한다”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GCF 재원보충은 고위급 공여회의 전후로 추가될 수 있습니다.
스웨덴·이탈리아·스위스 등 일부 회원국 또한 올해 안으로 공여액을 확정해 연말 전에 발표할 계획입니다.
GCF, 2030년까지 500억 달러 목표…“중국·걸프만 국가도 기여할 시점” 💰
두아르테 사무총장은 GCF 기금을 2030년까지 500억 달러(약 67조 7,5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주요국의 공공재원만으로는 충분치 않기에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GCF는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GCF 기금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와 중국 또한 기여해야 한단 주장이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나왔습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일뿐더러, 중동 국가 상당수가 화석연료 산업으로 경제력을 키웠기 때문입니다.
스벤야 슐체 독일 개발장관은 선진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많이 내뿜어 기후변화를 야기했단 책임을 받아들였단 점을 언급했습니다.
슐체 장관은 이어 “(선진국은) 책임을 인정하고 공정한 몫을 다하고 있다”며 “(중동과 중국 등) 다른 이들에게도 공정한 몫을 수행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영국과 이집트 정부가 공동 작성해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제출한 보고서에 의하면 개도국 기후대응에 매년 2조 달러(약 2,770조원)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중국을 제외한 개도국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및 기후적응 사업에 필요한 금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