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넷제로 로드맵 ②: “연간 50억 톤 탄소제거 필요”…CCS, 탄소중립 효과 하향 조정

세계 공급망 대란, 에너지위기 등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하로 제한하는 파리협정을 달성할 수 있단 분석이 나왔습니다.

다만, 탄소제거(CDR)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재생에너지 비율을 대폭 늘리는 동시에 국제사회의 협력이 어느때보다 강화돼야 한단 지적도 나왔습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국제에너지기구(IEA) ‘2023년 넷제로 로드맵’ 보고서에서 이같은 내용의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IEA의 넷제로 로드맵은 파리협정 내 1.5℃ 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경로 제공을 목표로 합니다.

2021년 첫 보고서가 발표됐고, 이후 지난 2년간 세계 에너지 전환 및 국제사회 최신 동향을 반영해 보고서가 갱신됐습니다.

IEA는 보고서에서 “1.5℃로 가는 길이 좁아졌다”면서도 “청정에너지 성장 덕에 그 길이 여전히 열려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금번 넷제로 로드맵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겼을까요? 그리니엄이 2편으로 나누어 살펴봤습니다.

[편집자주]

 

IEA 총장 “대기 중 탄소제거에 매우 큰 비용 부담”…배출량 감축 우선 📉

불과 2년 사이 국제사회 탄소중립 달성을 도울 기후테크가 대거 공개됐습니다. IEA에 따르면, 2021년 시장에 공개된 기후대응 기술은 50%였으나 2023년 64%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등 일부를 제외한 기후대응 기술 상당수가 여전히 비싸단 것이 문제입니다.

 

 

DAC(직접공기포집)가 대표적입니다. DAC 시설 운영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돼 운영비가 비쌉니다.

시설과 발전원별로 다르긴 하나, DAC 시설은 탄소포집 톤당 평균 500~1,000달러(약 67만~135만원)의 비용이 듭니다.

IEA도 IPCC 자료를 인용해 “탄소제거 기술이 상용화 규모로 구현되지 않으면 지구 평균기온을 1.5℃ 이내로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이에 IEA는 금세기 말까지 연간 50억 톤의 탄소를 대기에서 제거해야 한단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금번 보고서 발표 당시 “대기에서 탄소를 제거하기 위해선 매우 큰 비용이 든다”며 “애초에 탄소를 대기 중에 배출하지 않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NZE 로드맵서 CCS 비중 2021년 대비 40% 줄어…“확장 속도 느려” 🚨

금번 넷제로 로드맵이 2021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은 CCS(탄소포집·저장)와 수소에 있습니다.

CCS는 발전소나 공장 등에 대량 배출된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한 후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탈탄소화가 어려운 중공업이나 석유화학업계의 대안으로 떠오른 기술입니다.

IEA 또한 중공업이나 탈탄소화가 어려운 지역에서 이같은 기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단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문제는 CCS와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기술의 확장 속도가 느릴뿐더러, 오히려 화석연료 산업의 수명 연장에 활용된단 지적이 나온단 것.

IEA에 의하면, 현재 세계 총 연간 에너지 부문 배출량의 0.1%만이 CCS와 CCUS 기술로 포집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IEA는 보고서에서 “CCS·CCUS 설비의 확장 속도가 느렸을뿐더러, 포집 수준도 적었다”고 꼬집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탄소중립 시나리오(이하 NZE 시나리오)’에서 IEA는 CCUS의 감축 기여도를 2021년과 비교해 약 40% 줄였습니다.

DAC의 경우 2021년 985톤에서 2023년 1,041톤으로 소폭 증가했습니다.

 

▲ 국제에너지기구의 2050년 국제사회 탄소중립 로드맵 구상도. ©IEA 제공, 그리니엄 번역

“청정수소 생산 늘려야”…탄소중립서 청정에너지·전기화가 비용효율적 ⚡

IEA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선 2030년까지 9,500만 톤의 수소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금번 보고서에서 IEA는 수소 수요가 늘었단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2022년 기준 저탄소수소 생산량은 약 100만 톤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IEA는 이중 상당수가 CCUS가 있는 화석연료발전소에서 생산된 점을 지적했습니다.

IEA는 현재의 수소 생산체계에 대해 “기후문제 해결책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기후문제에 더 가깝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에 IEA는 재생에너지 설비 등을 기반으로 한 그린수소와 같은 청정수소가 더 많이 개발돼야 한단 점을 피력했습니다.

CCS와 수소가 탄소중립 달성에 있어 기대에 미치지 못하단 평가가 나온 반면, IEA는 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 등의 기술은 대폭 상향 조정했습니다.

저렴해진 청정에너지와 전기화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에 더 매력적이고 실행 가능한 선택지란 것이 IEA의 설명입니다.

 

 

IEA 총장 “핵심광물 수요·공급 격차 해소 필요…기후·지정학 분리” 🌐

한편, IEA는 청정에너지 전환에 있어 리튬이나 코발트 같은 핵심광물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격차를 해소해야 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꼽았습니다. 일례로 최근 6년간(2017~2022년) 리튬 수요량만 3배 증가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IEA는 “청정에너지 전환은 새로운 에너지안보 위험을 가져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청정에너지 전환에 필수적인 핵심광물 상당수가 일부 국가에 집중돼 있기 때문입니다.

지정학적 갈등이나 기상이변으로 인해 공급망 체계가 흔들리면 전 세계 청정에너지 전환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단 것.

또 2022년 핵심광물 투자에 대한 투자가 30% 이상 늘고, 핵심광물 탐사 비용도 20% 이상 늘었으나 여전히 국제사회 탄소중립 목표를 충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IEA는 지적했습니다.

또 이들 지출의 80%가 선진국과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덧븥였습니다.

IEA는 이에 “핵심광물 투자 격차 해소와 함께 재활용이나 기술 혁신 등이 필요한 시점”이리고 강조했습니다.

이 가운데 비롤 총장은 강력한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피력했습니다. 비롤 총장은 “각국 정부가 당면한 (탄소중립) 도전의 규모를 고려할 때 기후와 지정학을 분리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비롤 사무총장은 “강력한 국제협력이 성공에 필수적”이라며 “각국 정부는 당면한 도전의 규모를 고려할 때 기후와 지정학을 분리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IEA 2023년 넷제로 로드맵 모아보기]
①: 에너지위기 등 악조건에도 파리협정 1.5℃ 목표 달성 가능…방법은?
②: “연간 50억 톤 탄소제거 필요”…탄소중립서 CCS·수소 평가 하향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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