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에너지안보 이유로 공격적 원전 확대 나선 중국…IAEA “세계 2위 프랑스 곧 추월”

‘동아시아 원자력 안전 협력체제’ 필요성 ↑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 중인 나라가 중국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세계 원자력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지난 6일(현지시각) 국제원자력기구(IAEA) 자료에 의하면, 세계 17개국에서 건설 중인 51개 원자로 중 21개가 중국에서 건설 중이거나 계획 단계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총발전 용량은 약 21.61GW(기가와트)입니다.

이어 인도 8기(6.03GW), 튀르키예 4기(4.5GW) 순으로 높았습니다. 한국은 러시아와 이집트와 함께 공동 4위로 원자로 3기(4.02GW)를 건설 중입니다.

 

 

“中 21기 원전 모두 건설 시 발전량 프랑스 제치고 세계 2위 차지” 📈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2030년이면 중국이 원자력 설치 용량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에너지 전문 싱크탱크인 영국 옥스퍼드에너지연구원(OIES) 또한 2030년에는 중국이 원전 발전량에서 미국을 제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계획 승인이나 자금 확보 방안까지 확정돼 향후 15년 내에 운영 가능성이 큰 원전 건설 계획까지 포함하면 중국의 원전 확대 흐름은 매우 선명합니다.

IAEA에 의하면, 2023년 8월 기준 중국에서 가동 중인 원전은 55기.

현재 건설 중인 원전 21기가 모두 완공되면 중국의 원전 발전량은 프랑스를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단숨에 올라섭니다

중국 정부는 앞서 2021년 3월 ‘제14차 5개년 재생에너지 발전 계획’에서 기존 51GW 규모의 원전 설비용량을 2025년 말까지 70GW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현재 중국 내 원전 설비용량은 올해 6월 기준 57GW입니다.

 

中 공격적 원전 확대 배경? 전력수요 충당 및 탄소중립 달성! ⚡

중국의 원전 확대 배경에는 탄소중립과 전력수요 추당이 기저에 깔려있습니다.

세계 1위 탄소배출 국가인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단 목표를 제시한 상태입니다.

중국 칭화대 산하 에너지환경경제연구소는 탄소중립을 위해선 재생에너지 설비와 원전 수를 2060년까지 2배로 늘리고, 석탄화력발전소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단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원자력발전 용량만 약 4배 이상 늘여야 한단 것이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현재 중국은 전체 발전량의 70%를 화력발전을 통해 채우고 있습니다. 석탄을 때서 전기를 생산하는 만큼 대기오염 문제도 심각합니다.

여기에 최근 몇 년간 쓰촨성과 윈난성 등이 폭염과 가뭄으로 수력발전이 감소하며 전력난을 겪은 바 있습니다.

경제성장 속 늘어난 전력수요를 충당하는 동시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안정적인 발전원으로 중국이 원전에 주목한 것.

 

▲ 지난 8월 10일 중국의 SMR 링룽1호의 핵심모듈이 하이난성에서 건설 중인 창장 원전에 장착되고 있다. ©중핵그룹

SMR, 국산 원자력 기술개발 적극 中…“2026년 세계 최초 SMR 상업운전” 😮

여기에 중국은 원전에 필요한 부품과 기술 등을 국산화 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에너지안보까지 확보하겠단 것이 중국의 구상입니다.

나아가 중국은 자국 내 원전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최소 7개국(파키스탄·루마니아·남아프리카공화국·이란·이집트·아르헨티나·수단)에 원전을 건설 중이거나 수출을 추진 중입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아라비아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 국영 원전기업인 중국원자력공업그룹(CNNC)이 사우디 동부에 원전 건설을 제안했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중국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도 열을 올리는 모양세입니다.

중국은 2016년 IAEA로부터 자체 개발한 SMR인 ‘링룽(玲龍)-1호(ACP 100)’의 사용 허가를 받았습니다. 지난 7월 해당 SMR 핵심모듈이 현장에 도착했고, 하이난성 창장에서 건설 중에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2026년에 세계 최초로 육상 기반 SMR 상업운전에 나선단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중국 북서부 간쑤성 고비사막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장기 저장 및 보관을 위한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세계원자력협회(WNA)는 “중국이 원전을 확장하며 원전 부품을 포함한 원자력 기술 수출 확대까지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MIT 교수 “원자력 기술 분야서 중국 사실상 세계 리더” 📊

중국이 공격적으로 원전 규모와 기술개발을 키우는 만큼, 중국이 조만간 미국을 앞지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미국은 1979년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 2호기에서 발생한 노심용융 사고를 계기로 새 원전을 짓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후 2012년에서야 조지아주에서 신규 원전인 ‘보글(Vogtle) 3·4호기’ 건설이 승인됐고, 이중 3호기는 지난 7월 31일(현지시각)부터 상업운전을 개시됐습니다.

그 사이 미국의 원전 기술개발은 정체됐습니다.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자코프 부옹오르노 원자력과학공학과 교수는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현재 원전 기술 분야에서 사실상 세계 리더”라며 “미국이 원전에서 세계적 지배력을 잃었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 들어서야 기후대응 및 탄소중립을 이유로 원전 산업 부응 및 차세대 원전 개발을 위해 60억 달러(약 8조 142억원) 규모의 예산을 배정한 상황입니다.

 

▲ 세계원자력협회에 의하면, 중국이 계획한 21기 원전은 주로 중국 동남해안을 따라 들어설 예정이다. ©WNA 제공, greenium 번역

中 원전 확대 韓 서해안과 인접…‘동아시아 원자력 안전 협력체제’ 필요 🌐

다만, 중국의 공격적인 원전 수출과 확대가 한국 입장에서는 위협이 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현재 세계 원전 수출 시장의 79%를 차지합니다. 이에 대해 지난 5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한국이 미국과 함께 원전 공급망 구축에 나서야 한단 제언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의 원전이 한국과 가깝단 점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중국이 현재 운영 중인 원전 55기 상당수는 동남해안 일대 밀집해 있습니다. 바닷물을 냉각수로 활용할 수 있단 점도 있으나, 중국 동남해안은 공장들이 대거 몰려 있는 산업단지라 전력수요가 높은 지역입니다.

중국이 건설 또는 계획 중인 21기 원전도 동남해안을 따라 들어설 예정입니다.

혹여 중국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편서풍에 의해 한국이 방사능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2021년 중국 광동성 ‘타이산(台山)’ 원전에서 방사능이 유출됐단 논란이 이어질 당시 방사성물질이 한반도로 올 가능성을 놓고 우리나라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모니터링을 이어 나간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원안위는 중국이나 일본 등 인접국에서 대규모 방사성물질 누출을 대비해 대응매뉴얼을 제정해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중국·일본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서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만큼 ‘동아시아 원자력 안전 협력체제’를 추진할 것을 조언한 상태입니다.

현재 ‘한·중·일 원자력안전 고위 규제자회의(TSM)’가 정례적으로 개최되고는 있으나, 실시간 정보 교환이나 의사결정이 어렵단 한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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