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몬태나주 청소년들 주정부 기후소송서 승리…“깨끗한 환경은 주 헌법 권리”

미국 청소년들이 주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기후소송에서 승리했습니다. 이는 미국 재판부가 처음으로 기후를 ‘헌법적 권리’로 인정한 사례입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각) AP통신·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몬태나주 법원은 주정부가 기후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화석연료 정책으로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갈 주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며 청소년들이 주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번 소송은 비영리로펌 ‘우리 아이들의 신뢰(Our Childrens Trust)’가 몬태나주 아동 및 청소년 16명을 대리해 지난 2020년에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몬태나주 헌법에 “주와 개인은 미래세대를 위해 몬태나의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을 유지·개선해야 한다”고 보장돼 있으나, 주정부가 이를 지키는데 실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몬태나주 화석연료 개발? 건강한 환경서 살 권리 보장하는 주 헌법 위반!” ⚖️

원고 측은 소송 제기 당시인 2020년 몬태나주가 환경을 보호하고 개선하도록 개정한 주 헌법에서 석탄 및 천연가스 생산과 같은 프로젝트를 허용함으로써 기후위기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원고 측은 기후변화로 인해 얼음에 덮인 산과 호수가 있는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빙하가 줄고, 산불 기간이 길어지는 등 몬태나주 전역에 걸쳐 기후변화의 영향이 확산 중이라고 피력했습니다.

실제로 몬태나주는 가스정 5,000여개, 유정 4,000여개, 탄광 6개가 있는 미국 내 대표적인 화석연료 생산지입니다.

공화당이 다수인 몬태나주 의회는 당시 주정부가 화석연료 관련 사업 승인 여부를 판단할 때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가스정 및 유정 등 화석연료 개발이 쉬워진 것.

그리고 기후소송 제기 3년여만에 주정부 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 지난 6월 16일 미국 몬태나주서 열린 기후소송 재판 전 청소년으로 구성된 원고 측이 변호인단을 만나 상의하는 모습. ©Our Children’s Trust

이날 캐리 실리 몬태나주 지방법원 판사는 “주정부의 지속적인 화석연료 개발은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에 대한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주 헌법의 조항을 위반했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몬태나주가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또는 파키스탄에서 연간 배출하는 것과 맞먹는 탄소배출량을 내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몬태나 주의회가 화석연료 정책을 승인할 때 배출량 등 기후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주정부 측은 “터무니 없는 판결”이라며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주정부 측은 그간 “몬태나주의 탄소배출량이 극히 적고, 기후변화는 세계적 문제로 몬태나주의 역할은 미미하다”며 소송이 기각돼야 함을 주장해 왔습니다.

 

몬태나주 기후소송 1심 판결 결과, 美 다른 기후소송 영향 미칠 것 😮

이번 판결이 몬태나주 화석연료 정책에 즉각적인 변화를 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공화당이 몬태나 주의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미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되면 주정부와 의회는 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화석연료 정책을 다시 세워야 합니다.

그럼에도 이번 기후소송 판결이 미국 내에서 한 획을 그었단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의 다른 주에서도 비슷한 소송이 제기됐으나, 재판 후 결과까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리처드 라자러스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에 기반한 헌법상의 권리를 침해한 정부에 대해 미국 법원이 판결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라자러스 교수는 이어 “미국 헌법이 아닌 주 헌법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기후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에게는 여전히 명백하고 획기적인 승리”라고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판결이 미국 내 다른 기후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세계 65개국에서 2,180건의 기후소송이 제기됐고 이중 70%가 미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UNEP 제공, greenium 번역

유엔환경계획(UNEP)과 컬럼비아대 로스쿨 산하 기후법 연구기관 사빈센터(Sabin Center)에 의하면, 지난 5년간(2018~2022년) 미국 내에서만 1,522건의 기후소송이 발생했습니다.

마이클 제라드 사빈센터 소장은 “이번 결과가 비슷한 헌법 조항을 가진 주에서 소송 제기에 영감을 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주 헌법에 건강한 환경에 대한 권리가 명확하게 명시된 곳은 6개주(로드아일랜드·일리노이·매사추세츠·펜실베이니아·몬태나·하와이)입니다.

이중 하와이의 경우 청소년들이 주축으로 주정부에 기후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이들은 하와이 주정부 교통부가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사용을 홍보하는 것이 환경보호 의무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해당 재판은 2024년에 열릴 예정입니다.

2015년 켈시 줄리아나 등 미국 청소년 21명이 연방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미래세대의 가치를 훼손한다며 제기한 기후소송도 여러 번복 끝에 다시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구체적인 재판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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