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전역에서 발생한 최악의 산불이 올해 전 세계 화재로 인한 탄소배출량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수개월째 이어진 이번 산불은 아직 진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3일(현지시각) 유럽연합(EU) 산하 코페르니쿠스 대기감시서비스(CAMS)는 캐나다 산불로 인해 현재까지 2억 9,000만 톤의 탄소가 배출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종전 캐나다 연간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았던 2014년 1억 3,800만 톤의 2배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CAMS는 밝혔습니다.
올해 캐나다 전역에서 발생한 수천건의 산불로 현재까지 약 1,310만㏊(헥타르)의 산림이 소실됐습니다. 앞서 발생했던 4차례(2016년·2019년·2020년·2022년) 산불 피해 면적을 합한 것보다 넓은 것입니다.
대한민국 전체 국토 면적보다 약 1.3배에 달하는 것으로 거의 그리스 면적(약 1,319만㏊)에 해당합니다.
통제 불능인 캐나다 산불…“기후변화로 인한 해충 확산·가뭄, 원인 지목돼” 🔥
캐나다 산불센터(CIFFC)에 따르면, 8일 기준 캐나다에서는 1,161건의 산불이 진행 중입니다. 이중 768건은 통제 불능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3개주와 자치령을 포함한 모든 지역이 이번 산불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산불로 인한 연기가 미국 중북부와 오대호 지역까지 퍼지며 한때 해당 지역 대기질이 급격히 악화한 바 있습니다.
세계 대기질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AQICN’에 의하면, 8일 오후 4시 기준 앨버타주 주도인 에드먼턴의 대기질은 141입니다.
같은날 인도 뭄바이(121)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107)보다 대기질지수(AQI)가 최악인 것. 이는 산불로 인한 연기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산불의 원인을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가뭄 등을 지목했습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월 산불에 대해 “기온이 오르며 해충의 활동지역이 대폭 늘어나 산불에 더욱 취약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전했습니다. 해충으로 나무가 고사하고 가뭄으로 나뭇잎이 바짝 마른 환경에서 산불이 더 빠르게 넓게 확산했단 것.
캐나다 천연자원부 소속 연구원인 케이샌드라 월드런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잎말이나방과 유충은 남쪽 전나무 서식지에서 볼 수 있었지만, 기후변화로 유충이 북상하며 북쪽 지역의 가문비나무가 말라죽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갈색 바탕에 짙은 갈색 무늬와 띠가 도는 잎말이나방과는 식물의 잎을 갉아먹는 해충으로 침엽수립에 더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산불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수명이 짧고 빨리 자라는 나무들이 기존 수명이 긴 수목을 대체하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입니다. 산림생태계 변화는 서식하는 동물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캐나다 산림청(CFS) 소속 과학자인 엘렌 휘트먼은 2019년 이같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기고했습니다. 세계적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의 자매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휘트먼은 “올해 산불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과학자로서 오랫동안 기후변화와 산불의 연관성에 대해 경고했다”며 “그럼에도 현실에서 이런 상황을 목격하는 건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CAMS 선임연구원 “전체 배출량 향후 몇주간 계속 늘어날 가능성 ↑” 📈
여기에 산불이 최근 캐나다 북부 한대림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입니다.
CAMS는 북부 한대림이 약 2,000억 톤 이상의 탄소를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는 세계 전체 탄소배출량의 수십년 분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기관은 덧붙였습니다. 해당 지역이 소실도리 경우 막대한 양의 탄소가 대기중으로 배출될 수밖에 없단 것.
마크 패링턴 CAMS 선임연구원은 “북쪽 한대지역에서 산불에 따른 연기 배출은 통상 7월말과 8월초에 정점을 기록한다”며 “전체 배출량이 향후 몇주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올해북반구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그리스에서는 폭염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전국에서 최소 1,400여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각) 그리스 로도스섬 등 유명 관광지에서 화재가 발생해 관광객 수천여명이 대피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 또한 6월과 7월에 걸쳐 대형 산불이 곳곳에서 확인됐습니다. CAMS는 “(2019년·2020년·2021년 만큼의) 대형 산불은 아니다”라면서도 “따듯하고 건조한 날씨가 산불 확산을 부추겼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