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가방 폐기물 해결? ‘단일소재 디자인’ 적용한 ‘순환가방’ 개발로 가능!

여러분은 낡고 해진 가방을 어떻게 처리하시나요?

사용할 수 없게 된 가방은 옷과 마찬가지로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의류수거함에 넣는 게 일반적인데요.

결과적으로 가방 상당수는 재활용되지 못하고 소각되거나 매립됩니다. 가방은 너무 많은 재료로 구성된 탓에 재활용하기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연이어 등장한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모든 재료를 하나의 소재로 통일해 순환성을 높인 ‘단일소재 디자인(Mono material design)’입니다. 재료 분리에 필요한 에너지와 비용이 줄어 재활용률과 경제성을 모두 높인단 장점이 있습니다.

이에 그리니엄이 단일소재 가방에 도전한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단일소재 디자인의 가능성과 과제를 살펴봤습니다.

 

▲ 지난 2월 영국 패션브랜드 트루바두르는 업계 최초로 100% 순환가방 컬렉션을 공개했다. ©Troubadour, 홈페이지 갈무리

100% 재활용 페트로 만든 가방 컬렉션 선보인 트루바두르 🥤

영국 패션 브랜드 트루바두르(Troubadour).

이 브랜드는 지난 2월 업계 최초의 100% 순환가방 컬렉션 ‘오르비스 서큘러 컬렉션’을 공개했습니다.

총 4가지 가방으로 구성된 이 컬렉션은 안감·겉감·보강재 등 모든 재료가 100% 재활용 폴리에스테르(PET·페트)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를 위해 트루바두르는 일반적으로 43개 재료·부재료로 만들어지는 가방 구조를 16가지로 단순화했습니다.

가방 구조 단순화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단일소재 디자인에만 3년 이상의 설계 연구를 거쳤다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

또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소재”를 만들기 위해 과학자·제조기업들과 협력했다고 트루바두르 측은 설명했습니다. 단순히 소재를 PET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원재료의 특성까지도 모사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일반 가방은 촉감 개선 및 풀림 방지를 위해 폴리우레탄(PU)으로 코팅됩니다. 폴리우레탄을 사용하지 않는 동시에 PET만으로도 촉감과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를 개발해야 했다고 트루바두르는 전했습니다.

 

“100% 단일소재 노력 중”…자체 수거·재활용까지 📦

오르비스 서큘러 컬렉션은 100% 재활용 소재로 구성됐습니다. 다만, 100% PET 단일소재라 말하긴 어렵습니다.

지퍼는 재활용 금속으로, 어깨끈 길이조정 클립은 재활용 나일론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해당 가방이 제대로 100% 재활용되고 순환될 수 있도록 트루바두르는 수거 및 자체 재활용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혹여 수리서비스로도 가방을 수선할 수 없을 경우 고객은 회사 측에 이메일을 보내면 됩니다. 이 경우 회사 측이 해당 가방을 수거할 수 있는 배송라벨을 제공합니다.

수거된 가방에서 금속 지퍼와 나일론 클립을 제거됩니다. 이후 가방은 분쇄돼 PET 펠릿으로 만듭니다. 펠릿은 다시 원사로 방적돼 새로운 가방으로 재탄생합니다. 분리된 지퍼와 클립 또한 각각 재활용됩니다.

아울러 트루바두르는 금속 지퍼와 나일론 클립도 추후 재활용 PET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경우 재활용 과정이 훨씬 쉬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지난 4월 미국 패션브랜드 솔가드의 서큘러 백팩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23 수상작 중 하나로 선정됐다. ©Solgaard

100% 단일소재 백팩도 속속 등장…어떤 곳들 있을까? ♻️

한편, 최근에는 100% 단일소재로 가방을 만드는데 성공한 패션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가방의 순환성을 높이기 위한 패션기업들의 수년간의 연구개발. 그 성과들이 이제 가시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

 

1️⃣ ‘레드닷 디자인어워드’ 수상한 서큘러 백팩 🏆

지난 4월에는 100% PET 단일소재가 사용된 순환가방이 공개됐습니다. 미국 패션 브랜드 솔가드(Solgaard)의 서큘러 백팩(Circular Backpack)입니다. 오르비스 서큘러 컬렉션이 공개된 지 2달여만입니다.

솔가드 측은 일부 구성요소의 경우, 생산업체에서 조달하기 어려워 자체적으로 개발 및 생산해야 했다고 설명합니다.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아드리안 솔가드는 “특히 완충재와 버클이 공급하기 매우 어려웠다”고 밝혔습니다.

그 결과 솔가드의 서큘러 백팩은 세계 최대의 디자인 대회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의 2023년 수상작 중 하나로 선정됐습니다.

레드닷은 서큘러 백팩이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지속가능성에 대해 타협하지 않는 접근방식이 핵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2️⃣ 100% 나일론 소재 순환백팩, 2024년 봄 출시 예정! 🌺

버려진 천막, 방수포 등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가방으로 유명한 스위스 기업 프라이탁(FREITAG). 이곳 또한 2024년 봄에 단일소재 가방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PET를 사용하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나일론의 일종인 ‘폴리아미드 6(PA6)’ 소재를 선택했다는 점이 차별적입니다.

그러나 PA6로 만든 발수원단을 찾기란 어려웠습니다. 이에 프라이탁 역시 자체 재료 개발에 나섰고, 2년간 대만 파트너와 긴밀한 협력 끝에 소재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프라이탁은 해당 소재를 사용한 순환가방에 ‘프라이탁 모노 PA6(FREITAG Mono[PA6])’라 이름 붙였습니다.

프라이탁은 이번 프로젝트가 ‘프라이탁 순환로드맵’에 따른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로드맵에 따르면, 프라이탁은 2030년까지 비순환 제품 생산량을 1%까지 감축할 계획입니다.

 

▲ 프라이탁의 2024년 봄 출시 예정인 100% 나일론 단일소재 순환가방 ‘프라이탁 모노 PA6’와 부재료들의 모습. ©FREITAG

자체 개발 및 수거·재활용 구축이 핵심…“색상 다양성 부족은 과제” 🎨

단일소재 디자인을 실현하려는 패션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자체 개발에 뛰어들어야 했습니다. 이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단 단점이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자체적인 재활용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소개한 솔가드의 경우 수거지점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프라이탁 또한 강력한 수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와 관련해 프라이탁의 제품 프로젝트 책임자인 실비오 트리온피니는 “제조업체인 동시에 (재활용) 서비스와 프로세스를 마련해 실제 재활용 비율을 극대화시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디자인 과정에서 자유로운 색상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남아있습니다.

여러 색상을 출시할 경우 재활용 과정에서 색이 섞여 복잡해지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순환형 운동화 구독 서비스를 출시한 사이클온(CyclOn)의 경우, 쉬운 재활용을 위해 흰색 운동화로만 출시됐습니다.

재활용이 거듭될수록 구현 가능한 색상이 검정색밖에 남지 않는 점도 극복해야 할 점이란 지적입니다.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쓰기

관련 기사

순환경제, 산업

성안 앞둔 플라스틱 국제협약, 플라스틱 생산국 4위 韓 산업계 대응은?

순환경제, 정책

플라스틱 국제협약 관련 韓 4개 정부부처 대응전략은? “원론적 대답 그쳐”

순환경제, 정책

11월 마지막 회의 앞둔 플라스틱 국제협약, 논의 진행 현황은?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