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속 대체단백질 스타트업 고전 중…“자금난에 일부 기업 파산 및 해고 바람”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대체단백질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대체육 기업들은 제품 개발을 중단하는 상황입니다.

대체단백질 업계가 제품 개발을 중단하거나 사업을 매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난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가령 언리얼푸드(Unreal Food)는 인조달걀 개발을 중단했습니다. 영국 리마스터드푸드(Remastered Foods)란 업체는 비건 베이컨 개발을 중단했을뿐더러,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폐업한 상태입니다.

영국 대체육 기업인 미트리스팜(Meatless Farm)도 자금난으로 인해 파산에 직면한 상태였습니다. 이 기업은 2021년 SK그룹이 400억 원을 투자해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자금난으로 인해 미트리스팜은 식물성 소시지 생산을 중단했고, 50여명이 넘는 직원을 해고했습니다. 다행히 미트리스팜은 지난 21일(현지시각) VFC푸드(VFC Foods)에게 1,200만 파운드(약 199억원)에 인수돼 폐업은 면했습니다.

 

대체단백질 투자 2021년 1분기 1.8조 → 2023년 1분기 5600억 급감 📉

시장조사기관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대체단백질 산업에 대한 세계 벤처캐피털(VC) 투자는 2022년 1분기 14억 달러(약 1조 8,400억원)에서 2023년 1분기 4억 3,100만 달러(약 5,600억원)로 급감했습니다.

대체단백질 시장 하락세가 계속되는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대체육 등 대체단백질의 높은 가격이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단 분석이 대체적입니다.

여기에 연이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시장 자금 유동성이 떨어지자, 투자자들이 급격히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식물성 지방 특유의 불쾌한 냄새와 자극적인 맛 등 부정적인 소비 경험도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러시아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가격 상승도 대체단백질 업계에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 영국 잉글랜드 링컨셔 일대 대형 식물성 대체육 생산 공장을 세운 플랜트앤빈은 에너지 및 식량가격 상승으로 인해 공장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Plant & Bean

실제로 플랜트앤빈(Plant & Bean)이란 식물성 대체육 생산 업체는 영국 링컨셔 일대에 대형 공장을 설립한지 불과 2년 만에 에너지 및 식량가격 급등으로 타격을 입었습니다.

회사 측은 “대체단백질 원재료 및 운영비 급등으로 엄청난 압박에 직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한 운영 문제로 인해 생산이 중단되는 상황도 여러 차례 겪었다고 플랜트앤빈은 전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체단백질 업계가 당분간 더 많은 혼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식료품 기업 전문 재무 컨설팅 회사인 영국 오그마파트너스(Oghma Partners)의 파트너인 마크 린치는 “(대체단백질 업계 내에서) 일부 정리(구조조정)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2022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최고의 발명품에 미티 푸드의 버섯 균사체 기반 식물성 대체육이 포함됐으나, 지난 6월 2일 회사 측은 운영난으로 인해 전체 직원 중 5%를 해고했다. ©Meati Foods

대체단백질 업계 주요 기업 재정난 및 해고 바람 계속 이어져 🍗

대체단백질 업계 강자들도 휘청거리는 상황입니다. 식물성 대체육 업계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와 비욘드미트(Beyond Meat) 모두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해고를 단행했습니다.

다만, 비욘드미트의 경우 지난 13일(현지시각) 식물성 소시지 신제품을 내놓는 등 제품 개발은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미 식품의약국(FDA)와 미 농무부(USDA)로부터 닭고기 배양육 상업 판매 승인 허가를 받은 잇저스트(Eat Just)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입니다. 지난 3월 잇저스트는 식물성 계란 사업부 내 직원 18%를 해고했습니다.

버섯 뿌리로 식물성 대체육을 개발하는 미티푸드(Meati Foods) 또한 6월초 운영난으로 인해 직원 5%를 해고했습니다.

전통 식품기업들도 대체단백질 사업을 축소하는 상황입니다. 네슬레의 경우 치열한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영국 내 식물성 대체육 및 식물성 대체유 제품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세계 최대 정육업체 JBS 또한 지난해 미국 내 식물성 대체육 사업부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JBS가 자사 대체단백질 브랜드를 출시한지 불과 2년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 식물성 참치를 만들어 주목받은 굿캣치는 최근 비건 간편식 제조기업에게 92억 원에 인수됐다. ©Good Catch

배양육·대체해산물 시장 자금 몰려…“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

여러 혼란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자자들은 대체단백질 업계의 상황을 낙관적으로 전망합니다.

지난 7일(현지시각) 버섯 균사체로 베이컨을 만드는 미국 마이포레스트푸드(MyForest Foods)의 경우 1,500만 달러(약 198억원) 규모의 시리즈 A 2차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푸드테크 투자기금인 빅아이디어벤처스(Big Idea Ventures)의 경우 7,500만 달러(약 989억원) 규모의 신규 기금 마련에 성공했습니다.

대체단백질 업계를 이끌던 여러 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사실이나, 신생 스타트업들에게 여전히 기회가 열려 있단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대체단백질 중에서도 배양육 및 대체해산물 시장에 자금이 쏠리고 있단 점도 주목할 지점입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은 2023년 세계 육류 및 해산물 대체식품 판매량이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일부 기업에게는 현 혼란이 기회라고 블룸버그는 밝혔습니다. 가령 비건 간편식 제조기업인 위키드키친(Wicked Kitchen)은 식물성 해산물 기업 굿캐치(Good Catch)를 700만 달러(약 92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업사이드푸드 투자에 참여했던 미국 신서시스캐피탈(Synthesis Capital)의 공동창립자인 로지 워들은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체단백질 산업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배양육이 기존 육류 회사나 식물성 대체육에 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배양육 및 대체해산물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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