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싱가포르에 이어 배양육 판매를 허가한 두 번째 나라가 됐습니다.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푸드테크 스타트업 업사이드푸드(Upside Foods)와 잇저스트(Eat just)에 따르면, 두 기업은 각각 미 농무부(USDA)로부터 닭고기 배양육 상업 판매를 승인받았습니다. 쉽게 말해 미국 내 소비자들도 시중에서 배양육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것.
USDA 산하 식품안전검사국은 두 기업의 식품안전시스템 평가를 포함하여 엄격한 절차를 거쳐 판매를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USDA는 업사이드푸드와 잇저스트의 닭고기 배양육이 ‘세포 배양 닭(cell-cultivated chicken)’으로 판매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FDA 승인 7개여월만에 USDA 승인까지 받은 닭고기 배양육 🍗
미국에서는 배양육 허가 시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안전성에 대한 심사를 진행합니다. 이후 미 USDA가 생산 및 라벨링 등을 관할합니다. 즉, FDA와 USDA가 인허가 심사체계를 공동으로 운영한단 것.
앞서 업사이드푸드는 지난 11월 미국 최초로 FDA로부터 안전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잇저스트의 배양육 브랜드 굿미트(Good meat) 또한 지난 3월 같은 절차를 밟았습니다.
지난 8일과 12일(현지시각)에는 잇저스트와 업사이드 푸드가 각각 USDA의 라벨 승인을 획득했단 소식이 나왔습니다. 시판까지는 실사증명서(GOI) 승인만 남은 상황이었는데요.
그리고 지난 21일, 라벨 승인 후 2주도 안 돼 GOI까지 따내면서 배양육 상용화가 급물살을 탄 것. 이 속도대로면 올 연말에는 소비자들이 닭고기 배양육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세계 배양육 산업의 역사적 순간…“우리 식탁 근본적으로 바꿀 것” 🍽️
USDA의 빠른 승인에 업사이드푸드와 잇저스트 모두 환영과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업사이드푸드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우마 발레티는 이번 승인이 “보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거대한 발걸음”이며 “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 밝혔습니다.
조쉬 테트릭 잇저스트 공동설립자 겸 CEO 또한 성명에서 “이번 발표(승인)는 우리 회사, 업계 및 식품 시스템에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두 CEO 모두 이미 판매를 위한 생산을 시작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양사 모두 구체적인 출시일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국 소비자에게 처음으로 배양육을 선보일 기업은 잇저스트가 유력합니다. 잇저스트의 배양육 브랜드인 굿미트는 2020년 말부터 싱가포르에서 닭고기 배양육을 시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굿미트는 현재 싱가포르에서 연간 5,000파운드(약 2,267㎏) 정도의 배양육을 판매 중입니다.
잇저스트는 USDA로부터 캘리포니아주 알라메다 내 10만ft²(제곱피트) 규모의 시설과 계약생산기업 ‘조인바이오로직스’ 시설에 대한 승인을 받았습니다.최대 연간 3,000만 파운드(약 1만 3,600톤)의 배양육 생산이 가능합니다.
업사이드푸드는 캘리포니아주 에머리빌에 연간 최대 5만 파운드(약 23톤) 생산이 가능한 배양육 생산시설을 보유했습니다. 향후 연간 40만 파운드(약 180톤)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잇저스트와 업사이드푸드 각각 미쉐린 스타 셰프와 협업해 레스토랑에서 먼저 닭고기 배양육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역대 투자액 3.6조 달하는 배양육 산업…“소비자 선택 남아” 🏅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와 비욘드미트(Beyond Meat)를 필두로 세계 축산업계에 도전한 식물성 대체육 스타트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 이 가운데 배양육이 대체육 산업의 새로운 패권을 쥐는 전환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실제로 지난 2월 비영리 싱크탱크 굿푸드연구소(GFI)가 내놓은 보고서에 의하면, 배양육 기업에 대한 투자액은 현재까지 28억 달러(약 3조 6,000억원)에 이르렀습니다. 이 중 8억 9,600만 달러(약 1조 1,500억원)가 2022년 한해 이뤄진 투자액입니다.
그중에서도 업사이드푸드와 잇저스트는 배양육 산업의 선두 기업입니다.
시장조사기관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잇저스트가 현재까지 조달한 투자액은 9억 7,850만 달러(약 1조 2,650억원)입니다. 업사이드푸드 또한 6억 840만 달러(약 7,860억원)를 투자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만, 미 경제매체 CNBC 등 주요 외신은 배양육이 주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대량생산 공정 개발과 비용절감 등이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기존 육류 대비 높은 생산비용과 소규모에 불과한 생산규모도 장애요인입니다.
소비자의 선택도 관건입니다. 배양육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을 해소하는데 최대 10년이 걸릴 수 있단 전망도 나옵니다.
CNBC는 “농장이 아닌 실험실에서 기른 고기를 먹고 싶게끔 소비자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며 배양육에 대한 거부감이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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