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 신성장 전략 ②: 5800조 순환경제 시장 주도권 잡을 ‘CE9 프로젝트’ 시동

폐플라스틱 고부가가치 산업원료화

정부가 석유화학, 배터리 등 9대 산업 내 순환경제 전환을 촉진하는 ‘CE9(Circular Economy) 프로젝트’를 추진합니다. 2030년 4조 5,000억 달러(약 5,8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순환경제 시장에서도 선도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입니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순환경제 활성화를 통한 산업 신성장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이 전략은 폐자원의 순환이용을 촉진하고 순환경제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전략에 무슨 내용이 들어갔는지 그리니엄이 2편으로 나누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편집자주]

 

우리나라 순환경제 전환 선도할 ‘CE9 프로젝트’란? 🇰🇷

정부는 국내 주요 9대 산업을 선정하고 산업군별로 9개 선도프로젝트를 선정해 ‘CE9 프로젝트’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9대 산업분야는 ①석유화학 ②철강 ③비철금속 ④배터리 ⑤전자 ⑥섬유 ⑦자동차 ⑧기계 ⑨시멘트 등입니다.

CE9 프로젝트는 9대 주요 산업에 순환경제의 빠른 확산을 위해 규제개선 및 여러 투자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이창양 산자부 장관은 “이번 전략이 산업 부문의 순환경제 전환을 본격화하는 출발점이라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를 위해 관계 부처 참여 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국내외 재생원료 공급망 구축도 지원할 것이라고 정부는 밝혔습니다.

 

▲ 충남 서산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공장에서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로 나프타 등 생산에 나섰다. ©현대오일뱅크

1️⃣ 석유화학: 폐플라스틱 고부가가치 산업원료화 ♻️

석유화학 산업에서는 크게 ▲열분해유 생산 확대 ▲고급 원료화 전환이 순환경제 촉진을 위한 선도프로젝트에 포함됐습니다.

열분해 기술은 플라스틱·타이어 등 여러 유형의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주요 국정과제로 열분해를 제시했습니다. 이후 정부는 규제개선 및 지원을 통해 플라스틱 열분해 처리 비중을 2020년 0.1%에서 2030년 10%까지 확대한단 목표를 내놓았습니다.

현재 열분해유는 주로 원료로 활용됩니다. 석유화학 공정 내 납사·경유 등 원료로 생산할 수 있게 해달란 기업들의 요구 덕에 관련 실증특례가 부여된 상태입니다. 허나 이 실증특례는 2024년 만료됩니다.

이에 정부는 열분해유를 정유 공정 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석유사업법’ 등 관련 법령을 신속하게 정비한단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열분해유 기반 플라스틱 제품 내 폐기물부담금 감면 추진, 폐비닐 재선별시설 구축 등 선별설비도 확충됩니다. 플라스틱 재자원의 원활한 확보를 위해 기반시설(인프라)을 확대한단 것.

폐플라스틱의 고부가가치의 산업원료화도 추진됩니다. 쉽게 말해 저급 재활용에서 고품위 원료화로 전환한단 것. 이를 위해 폐플라스틱 해중합 및 플라즈마 열분해 등 물성 업그레이드를 위한 C2C(Cradle to Cradle) 기술이 개발됩니다. C2C는 사용한 제품을 동일 제품 생산에 필요한 산업원료로 재생산하는 것을 뜻합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재생원료 산업원료화’ 사업에 250억 원, ‘플라즈마 활동 폐유기물 고부가가치 기초연료화’ 사업에 270억 원 규모의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 관계자가 철스크랩 수집기지 협약식에서 제품에 식별 표식을 마킹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2️⃣ 철강: 필수 금속자원 순환공급망 ↑ ⛏️

철강 산업에서는 크게 ▲철스크랩 활용 극대화 ▲희귀금속 재자원화가 선도프로젝트에 포함됐습니다.

철스크랩(고철)은 쇠부스러기·파쇠 등을 일컫으며, 철강석·원료탄과 함께 3대 철강산업의 원료로 쓰입니다. 그간 국내에서 철스크랩은 폐기물로 분류돼 산업생태계 조성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에 철강 업계는 철스크랩이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요구해 왔습니다. 이에 정부는 경제성·환경성 등 기준 충족 시 철스크랩도 ‘순환자원’으로 인정·지정되도록 할 방침입니다.

구체적으로는 2024년 1월부터 시행될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 제23조(순환자원 고시)에 철스크랩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고급스크랩 선별을 위해 검수 시스템 내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이 활용될 예정입니다. 해당 사업에는 241억 원의 예산이 배정됐습니다. 또 철스크랩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관리 기반 체계도 마련됩니다.

당장 지난 20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중소기업들과 손잡고 철스크랩을 수집하는 조달체계를 갖추기로 했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5년까지 약 200억 원을 투자해 전국 각지에 수집기지를 설립하고, 연간 50만 톤의 철스크랩을 포스코에 전량 공급하는 조달체계 구축에 나선 상황입니다.

더불어 희소금속 재자원화를 위해 핵심광물 중 희소금속 28종을 대상으로 수급 파악을 위한 전과정 물질흐름 집중 분석도 진행됩니다. 앞서 산자부는 올해 2월 ‘핵심광물 확보전략’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한편, 폐기물 내 고순도 희소금속 정제·추출을 위한 기술개발에 291억 원이 배정됐습니다. 정부는 해당 기술 사업화를 위해 실증센터도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경기도 시흥시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에서 보관 중인 폐배터리들. ©한국환경공단

3️⃣ 배터리: 지속가능한 배터리 순환체계 구축 🔋

전기자동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산업에서도 순환경제 선도 프로젝트가 포함됐습니다. 크게 ▲재사용·재활용 기반 구축 ▲재생원료 생산·사용 촉진 등입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의하면, 세계 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21년 33억 달러에서 2027년 154억 달러(약 19조 8,829억원)로 약 4.7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부는 세계 재활용·배터리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정부는 재사용 배터리 안전성 검사제도와 전기차 배터리 전(全)주기 이력관리 체계를 구축한단 계획입니다.

현재 전기차, 전기이륜차, 전기자전거 등에 사용되는 폐배터리는 기본 반납의무 대상만 회수됐습니다. 정부는 올해 9월까지 개선한 폐배터리 회수체계를 마련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또 오는 2025년까지 경북 포항에 489억 원을 들여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클러스터(산업단지)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배터리 관련 연구개발(R&D)과 실증화를 육성 및 지원할 방침입니다.

앞서 작년 9월 환경부 등 경제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는 순환경제 전환 촉진을 위해 전기차용 사용후 배터리 산업 규제개선을 추진한단 내용을 담은 ‘규제 개선·지원을 통한 순환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재생원료 공급 물량 확대를 위한 소재화 및 응용 기술개발도 추진됩니다. 예를 들여 사용후 배터리에서 리튬·니켈 등 핵심광물을 회수한단 것.

또한, 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제품을 공공조달 시 우대되는 우수재활용제품(GR) 인증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습니다. 재생원료 수요 확대를 위해 공공조달을 적극 활용하겠단 것이 정부의 설명입니다.

 

▲ 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포르마판타스마는 순환디자인 원칙이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Formafantasma

4️⃣ 전자·섬유: 제품 내 에코디자인 도입 ↑ 🤔

전자와 섬유 산업에서는 ‘에코디자인’ 도입이 강조됐습니다.

현재 산자부는 휴대폰·무선충전기 등 전자제품을 대상으로 자원효율성 등급 정보를 표시하는 ‘자원효율등급제(K-에코디자인)’ 시범사업을 시행 중입니다. 제품의 ▲내구성 ▲수리용이성 ▲재활용 용이성 ▲제품별 자원효율 등을 평가한 것입니다.

산자부는 산업계 의견수렴을 거쳐 2025년부터 자원효율등급제도를 시행한단 계획입니다.

아울러 순환경제 전환 희망 기업을 대상으로 에코디자인 설계 및 시제품 제작과 사업화를 모두 지원할 것이라고 정부는 밝혔습니다.

또 대기업 중심의 국내 산업구조를 고려해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상시 연결해주는 프로그램도 운영됩니다.

한편, 에코디자인 설계 및 인력양성 등을 위한 지원도 확대됩니다. 충북 청주에 ‘순환경제·에코디자인 지원센터’가 구축될 예정입니다. 이 센터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제품 친환경 설계와 제품별 에코디자인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합니다.

이밖에도 에코디자인 경영 전략 수립을 위한 교육과정도 마련됩니다.

 

▲ 토요타와 닛산 등 일본 완성차 기업들은 재제조 부품을 독자 브랜드로 만들어 새 제품과 동일한 체계로 공급한다. ©Toyota

5️⃣ 자동차·기계: 수출 중심 재제조 산업 육성 🔧

자동차와 기계 산업에서는 ‘재제조 제품 수출 활성화’가 강조됐습니다.

재제조는 사용 후의 제품이나 부품을 일련의 전문공정을 거쳐 신품의 성능을 유지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활동입니다.

정부는 중고 자동차 부품이나 노후화된 건설기계와 산업기계 등을 재제조해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 등에 직접 수출할 계획입니다.

또는 현지 설비구축과 생산 사업 등에 정부 간 협력사업이 뒷받침됩니다.

 

6️⃣ 시멘트: 산업 공정부산물 활용한 연·원료 대체 🏭

마지막으로 시멘트 산업에서는 ‘대체 연·원료 확보’가 선도프로젝트로 포함됐습니다.

정부는 폐콘크리트 등 비탄산염 산업부산물로 시멘트 원료를 대체하거나, 폐플라스틱으로 소성로 연료를 대체하는 기술개발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 폐비닐 등 대체 자원 사용 확대를 위한 재활용 규제도 완화된단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순환경제 신성장 전략 모아보기}
①: 순환자원 확대·순환클러스터 조성 등 순환경제 산업계 확산 본격 나서
②: 5800조 순환경제 시장 주도권 잡을 ‘CE9 프로젝트’ 시동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쓰기

관련 기사

그린비즈, 정책

미국 바이든 행정부, US스틸 매각 공식 불허 전망…일본제철 반발

기후·환경, 정책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코앞…‘기후’ 없을 뿐 방향성 그대로

그린비즈, 정책

아태 경제협력체 IPEF, 공급망 불확실성 대비 3차 회의 개최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