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산업 내 ‘제2의 테슬라’ 찾는 BNEF 파이오니어…2023년 수상자 12팀은 과연 누구?

지난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산하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가 탄소중립 전환을 촉진할 기후테크 혁신가 12개 팀을 공개했습니다.

BNEF는 이들 12개 팀이 2023년 ‘BNEF 파이오니어스(BNEF Pioneers)’ 대회 수상자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회는 에너지·수송·농업·소재 등 여러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량(GHG)을 줄이거나, 기후적응을 촉진할 기술을 갖춘 기업을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아예 홈페이지에는 “제2의 테슬라를 찾고 (기후문제) 판도를 바꿀 기술을 식별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대회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대회는 2010년부터 진행됐고, 현재까지 141개 기업이 수상했습니다.

BNEF 파이오니어스 대회에서 수상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은 자사의 감축 또는 적응 기술이 실질적이고 확장가능한 동시에 비용효율적이란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 ‘BNEF 파이오니어스(BNEF Pioneers)’ 대회는 매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극복해야 할 3가지 과제를 제시한다. ©BNEF

‘제2의 테슬라’ 찾는 BNEF 파이오니어…“384개 팀 중 12개 팀 우승” 🏆

BNEF가 제1회 대회를 개최했던 2010년까지만 해도 기후테크 생태계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술을 개발 중인 기업들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BNEF는 “당시만 해도 선택할 수 있는 항목이 많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흐른 올해 기후테크 생태계가 더 다각화됐다고 BNEF는 설명합니다.

BNEF는 매년 대회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3가지 과제를 제시합니다. 올해 대회에서는 ▲청정수소 배치 가속화 ▲지속가능한 금속 및 재료 ▲탄소중립 식품생산 시스템 구축 등의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부문별로 3개 기업이 대회에서 수상했습니다. 앞선 경쟁 부문과 별개로 혁신적인 기후테크를 개발한 기업에게 주어지는 ‘와일드카드(Wildcard)’ 부문에서도 3개 기업이 수상했습니다.

BNEF는 “올해 42개국에서 348개 팀이 지원했고, 이중 총 12개 팀이 우승했다”고 밝혔습니다. 부문별로 어떤 기업들이 우승했는지 그리니엄이 살펴봤습니다.

 

▲ 2019년 설립된 이스라엘 청정에너지 스타트업 H2프로는 고가의 분리막 대신 독자촉매를 사용해 분리막 없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 사진은 H2프로 직원들의 모습. ©H2Pro

1️⃣ 청정수소 배치 가속화 ☀️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분류되는 수소. 그중에서도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한 전력으로 만든 그린수소(Green Hydrogen)가 대표적인 청정수소로 불립니다. 그린수소는 철강·알루미늄 생산은 물론 선박 등 주요 운송 수단의 저탄소연료로 사용될 잠재성이 높습니다.

BNEF는 “(그러나)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수소는 에너지 전환에서 작은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합니다. 그린수소 등 청정수소 생산에 필요한 생산단가가 여전히 높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올해 ‘청정수소 배치 가속화’ 부문에서 수상한 기업들은 그린수소 생산단가를 현저하게 낮출 기술을 갖춘 것으로 평가됩니다.

 

🇸🇬 선그린H2 |싱가포르·350만 달러(약 46억원) 투자 유치

2020년 설립된 선그린H2(SunGreenH2)는 나노기술을 사용해 그린수소 생산에 필요한 전극과 전해조 등을 만듭니다. 회사 측은 자사의 기술이 수소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와 금속의 사용량을 줄인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선그린H2는 프로토타입(시제품) 장비를 제작하고, 칠레 화학기업인 몰리멧(Molymet) 등과 함께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 H2프로 |이스라엘·1억 달러(약 1,330억원) 이상 투자 유치

이스라엘 스타트업 H2프로(H2Pro)는 ‘E-TAC’이란 수전해기술을 사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합니다. 고가의 분리막을 사용하는 기존 기술과 달리 촉매를 활용한 덕에 경제적입니다. 회사 측은 약 25% 적은 에너지를 사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H2프로는 연간 73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실증플랜트를 건설 중입니다. 올해 안으로 건설이 완료되며, 2030년까지 기가와트(GW) 규모의 제조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메인스프링에너지|미국·5억 달러(약 6,640억원) 이상 투자 유치

2010년 설립된 청정에너지 스타트업 메인스프링에너지(Mainspring Energy)는 수소·암모니아 등으로 작동하는 새로운 유형의 발전기를 개발했습니다. 연료 사용이 유연하고 수급 조절이 가능하단 장점이 있습니다. 대개 백업 발전기가 필요한 상업 및 산업고객이 해당 발전기를 구매 중입니다. 한편, 지난해 8월 한화파워시스템이 메인스프링에너지의 지분 1.31%를 131억 원에 인수한 바 있습니다.

 

▲ 2021년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이 총 600억 원을 투자해 화제를 모은 라이사이클은 폐배터리에서 핵심광물 등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 사진은 라이사이클 공장에서 폐배터리가 추출을 위해 컨베이어벨트 위에 올라간 모습. ©Li-Cycle

2️⃣ 지속가능한 금속 및 재료 ⛏️

BNEF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에너지 전환만큼이나 소재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가령 태양광 패널 제작에 필요한 핵심광물인 구리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BNEF는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로 인해 2040년까지 구리 수요가 현재보다 58%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곧 더 많은 채굴로 이어져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단 것이 BNEF의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기존 금속이나 재료를 재활용하는 방법이 중요한 것.

 

🇺🇸 제티리소시스|미국·205만 달러(약 27억원) 투자 유치

2014년 미국에서 설립된 제티리소시스(Jetti Resources)는 광산폐기물에서 구리를 효율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미 미 애리조나주에 있는 광산 2개에서 해당 기술을 사용 중입니다. BMW그룹 또한 자사의 벤처캐피털(VC)를 통해 제티리소시스의 지분을 일부 인수한 바 있습니다.

 

🇨🇦 라이사이클|캐나다·9억 3,000만 달러(약 1조 2,370억원) 이상 투자 유치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기업인 라이사이클(Li-Cycle). 폐배터리서 배터리 핵심원재료를 추출할 수 있는 독자적인 전문기술을 보유한 곳입니다. 최대 95% 이상 회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이사이클은 추출 과정에서 분진 발생이 없고, 폐수를 100% 재활용해 유해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습식 방식’을 활용 중입니다. 한편, 지난 3월 미 에너지부는 라이사이클이 미 뉴욕에 건설 중인 배터리 재활용 시설에 3억 7,500만 달러(약 4,9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 엔싸이클|미국·1,930만 달러(약 256억원) 투자 유치

2019년 설립된 엔싸이클(Nth Cycle)은 전자폐기물 재활용과 금속가공 기술을 보유한 기업입니다. 라이사이클과 마찬가지로 폐배터리에서 핵심원재료를 추출할뿐더러, 전자폐기물에서 희토류 성분을 분리하는 기술도 개발했습니다. BNEF는 “엔싸이클의 기술은 아직 배포 단계에 있으나, 핵심광물에 대한 시장 수요를 감안할 때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 호주 푸드테크 스타트업 퓨처피드는 해조류의 일종인 ‘바다고리풀’을 사료 첨가제에 넣으면 “소의 메탄배출량을 최대 80%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Future Feed

3️⃣ 탄소중립 식품생산 시스템 구축 🌽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가 내놓은 ‘기후변화와 토지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토지 이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배출량의 23%를 차지합니다.

BNEF는 “운송 및 발전 부문은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기술 혁신으로 혜택을 볼 수 있으나, 농업 부문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점을 지적합니다.

이 때문에 농식품 산업 내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단백질 공급원 개발 및 기후탄력적 농업 등이 필요하다고 BNEF는 설명했습니다.

 

🇨🇦 프리시즌AI|캐나다·1,600만 달러(약 212억원) 투자 유치

캐나다 기후테크 스타트업 프리시즌AI(Precision AI)는 제조체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드론을 설계하는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인공지능(AI)이 장착된 드론 덕에 제초제 사용을 평균 대비 최대 9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주장합니다. 2018년 설립된 프리시즌AI는 창업 초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로부터 150만 달러(약 19억원)을 대출받은 바 있습니다.

 

🇩🇪 마이크로하베스트|독일·900만 달러(약 119억원) 투자 유치

독일 푸드테크 스타트업 마이크로하베스트(MicroHarvest)는 미생물을 대체단백질로 만드는 기술을 보유했습니다. 배양한 미생물을 분말 형태로 건조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회사 측은 미생물 대체단백질이 쇠고기 생산에 비해 토지 사용을 99% 줄이고, 탄소배출량 또한 70% 이상 줄인다고 주장했습니다.

 

🇦🇺 퓨처피드|호주·1940만 달러(약 258억원) 투자 유치

2020년 설립된 호주 푸드테크 스타트업 퓨처피드(Future Feed).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소(CSIRO)의 자회사입니다. 이 기업은 분홍색 해조류인 ‘바다고리풀’의 추출물을 사료에 섞어 가축의 메탄배출량을 줄이는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추출물 속에 있는 특정 미생물이 가축의 소화 과정에서 메탄 배출을 줄이는 작용을 하는데요. 회사 측은 자사의 사료를 먹은 소의 메탄 배출을 80% 이상 줄이는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퓨처피드는 현재 세계 각국에서 상표 등록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 2020년 미국에서 설립된 서브라임시스템스는 석회석이 아닌 다른 광물에서 석회와 유사한 재료를 추출해 시멘트를 만들었다. 현재 연간 100만 톤의 친환경 시멘트를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를 운영 중이며, 최근 더 큰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4,000만 달러를 모금했다. ©Sublime Systems

한편, 와일드카드 부문에서는 ▲에너지를 덜 사용하면서 고순도의 철강을 만든 미국 스타트업 일렉트라(Electra) ▲전기화학 공정을 사용해 저탄소 시멘트를 만든 미국 서브라임시스템스(Sublime Systems) ▲석회석을 이용해 대기 중 탄소를 포집해 제거하는 트레버틴(Travertine)이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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