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기후법안 승인…“배출권거래제 개편에 비상 걸린 해운업계”

유럽연합(EU)으로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기·수소 등 6개 제품군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오는 10월부터 탄소배출량을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합니다.

유럽의회는 지난 18일(현지시각)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법안을 찬성 487표, 반대 81표, 기권 75표로 가결 처리했습니다.

CBAM은 탄소배출량이 많은 품목을 EU로 수출할 때 배출량 추정치를 ‘유럽 탄소배출권거래제도(EU ETS)’와 연동해 세금을 매기는 것입니다.

이날 투표는 지난해 12월 CBAM 도입을 위한 EU 집행위원회와 이사회 그리고 유럽의회 간 3자 협의 타결안을 토대로 진행된 의회 차원의 마지막 절차입니다.

현재 CBAM은 EU 27개 회원국 각료급 이사들로 구성된 유럽이사회 최종 승인만 남겨둔 상황입니다. 이사회가 법안을 공식 승인하면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 유럽연합(EU) 역내로 수입되는 탄소배출량이 높은 제품군에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지난 18일(현지시각) 유럽의회를 통과했다. 이날 법안 찬성 487표, 반대 81표, 기권 75표로 가결됐다. ©EU Climate Action, 트위터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 철강 기업, 인증서 구매비용 2583억원 예상” 💰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EU에 철강·알루미늄 등을 수출하는 기업은 10월부터 탄소배출량을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합니다.

2025년까지는 전환 기관으로 배출량을 보고하고, 2026년부터 2034년까지 CBAM 적용 부문의 무상할당량이 단계적으로 폐지됩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18~2020년) 한국이 EU로 수출한 철강제품의 평균 수출액은 27억 6,300만 달러(약 3조 6,700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같은기간 철강제품 수출총액 270억 달러(약 35조원)의 10.2%에 해당합니다.

무협은 EU는 한국이 3번째로 철강을 많이 수출하는 국가라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CBAM 도입으로 국내 제조업이 직간접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단 전망입니다.

 

▲ 포스코 포항체절소 2연주공장에서 철강반제품인 슬라브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 ©포스코

CBAM이 도입되면, 수출 기업들은 제품 내 탄소배출량 총량에 따라 인증서를 구매해야 합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한국 철강 기업들의 CBAM 인증서 구매비용으로만 2,583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제품 내 배출량 측정·보고·검증(MRV)에 필요한 부수적 행정비용도 급증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보 접근성과 자금 등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대외정책경제연구원은 EU가 요구하는 배출량 MRV 단계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경우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규모 피해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 지난 18일(현지시각) 유럽의회는 해운업과 항공업 등을 유럽 탄소배출권거래제(ETS)에 포함하는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BSM

EU ETS에 포함된 해상·항공 운송…“해운업계 말 그대로 비상” 🚨

한편, 같은날 탄소배출권거래제(EU ETS)에 육상 및 해상 운송, 건물 난방 등을 포함한 ‘ETS 개편안’도 유럽의회를 통과했습니다.

ETS는 기업들이 일정 수준까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경매로 할당받은 뒤, 이보다 적게 배출하면 남은 배출권을 팔 수 있게 한 제도입니다. 이는 기업이 배출량을 스스로 즐이거나, 경감하는 기술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EU는 ETS 적용 대상 산업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2030년까지 62% 감축을 의무화했습니다. 이는 기존 43% 감축 목표에서 19%p(퍼센트포인트)나 상향 조정된 것입니다.

먼저 회원국이 비준한 새로운 ETS 규정은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됩니다. 5,000GT(총톤수) 이상의 선박 운영자는 2025년부터 배출량의 40%에 해당하는 배출권을 구매해야 합니다. 이는 2025년 70%, 2026년 100%로 단계적으로 상향됩니다.

EU 역내에서 운행하는 선박은 배출량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또 2027년부터 EU 항구에 입·출항하는 선박도 배출량의 50%를 배출권으로 구매해야 합니다.

 

▲ 벨기에 3대 항구도시인 겐트에 수입된 철강이 입하된 모습. ©Arcelor Mittal

예상보다 강력한 ETS 개정에 해운업계는 말 그대로 비상이 걸렸습니다. EU 역내에서 거래되는 배출권 가격은 톤당 100유로(약 14만 5,000원) 수준입니다. 배출권이 본격적으로 거래되는 2024년부터는 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대다수입니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는 회원국의 추가적인 가격안정화 조치가 없을 경우를 전제로 배출권 가격이 톤당 최대 350유로(약 51만원)까지 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유럽항 운임 상승은 곧 국내 수출 기업 전반에 파장을 미칠 것이란 분석입니다.

한편, 항공운송의 경우 2027년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무상할당량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이 담겼습니다. 항공업계는 한숨을 돌린 상황이나 대안이 없기는 매한가지입니다. 배출량 감축을 위한 지속가능항공연료(SAF) 등은 아직 생산량이 적고, 비용이 많이 들어 당장의 대안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867억 규모 사회기후기금 신설…“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

이와 함께 2027년부터 난방 및 운송연료에 대한 배출권거래제도(ETS II)를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유럽의회는 ETS II 신설로 영향을 받을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867억 유로(약 126조원) 규모의 사회기후기금(Social Climate Fund)을 신설합니다.

이 기금은 주로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지원되며, 2026년부터 각 회원국에 지원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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