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숲이 되려 산불 키운다고? 코다마시스템스 “산림폐기물 격리 위한 ‘나무 금고’ 건설 중”

기후변화로 인해 숲이 더 건조해져 산불 발생 빈도수가 증가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세계자원연구소(WRI)가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진행한 결과, 오늘날 산불은 2001년과 비교해 연간 300만 헥타르(ha) 더 많은 나무 면적을 소실시키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00년부터 2021년까지 산불은 세계 삼림 손실 원인의 약 4분의 1가량을 차지했습니다. 연구진은 “건조해진 숲은 불쏘시개와 같아 한 번 불이 나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진다”며 “온실가스 배출량(GHG)을 크게 줄이고, 산불-기후 연결고리를 끊지 않는 이상 이를 막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 2001년부터 2021년까지 산불(붉은색)로 인한 세계 삼림(초록색) 소실 면적 현황을 시각화한 지도. 세계자원연구소(WRI)는 2021년을 가장 최악의 산불이 발생한 해로 지정했다. 그해 산불로 인해 전 세계 삼림의 약 930만 헥타르(ha)가 소실됐다. ©WRI

美 산림청 등 전문기관 “산불 대처 위해선 숲 솎아베기 필요해” 🪵

전문가들은 숲이 지나치게 울창해진 점을 지적합니다.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선 일정 부문의 ‘숲 솎아베기(간벌)’ 사업이 필요하단 것이 전문가들의 제언입니다.

솎아베기는 산불에 약한 침엽수 위주로 벌채하고, 내화력이 강한 활엽수종은 균형하게 식재하는 것을 뜻합니다.

미 버클리대 산림생태학자인 로버트 요크 교수는 산불 강도를 줄이기 위해서 “일부 산림의 솎아베기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산불 확산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 미국 산림청은 2022년 3월 논문을 통해 산불 예방을 위해 솎아베기의 필요성을 제언했다. ©USFS

미 산림청(USFS) 또한 작년 3월 ‘성긴 숲이 건강한 숲이라고 과학은 말한다(Science says thinned forests are healthy forests)’라는 논문을 통해 울창한 숲이 산불에 취약하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USFS는 산불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숲 솎아베기의 필요성을 내세웠습니다.

다만, 주요 환경단체는 숲 솎아베기가 상업적 벌목을 허용하는 것이며 삼림 내 생물다양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럼에도 캘리포니아주 등 미 서부 여러 주에서는 산불 위험을 줄이기 위해 숲 솎아베기에 자금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미 예일대 탄소봉쇄연구소(Yale Carbon Containment Lab)는 이 작업으로 인해 산림폐기물이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문제는 솎아베기 작업을 마친 식물과 나무들이 썩을 때까지 방치되거나 불을 태워 해결한단 것. 이는 곧 산림에 저장된 이산화탄소(CO2)가 다시 대기로 방출돼 기후변화를 촉진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 기후테크 스타트업 코다마시스템스는 빌게이츠의 기후펀드 등으로부터 660만 달러를 투자받아 2021년에 설립됐다. ©Kodama Systems, 홈페이지 캡처

빌게이츠 기후펀드·프런티어펀드 등이 투자한 코다마시스템즈 💰

신생 기후테크 스타트업 코다마시스템스(Kodama Systems·이하 코다마)는 산불위험성과 탄소배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 하는 곳입니다.

2021년 설립된 코다마는 빌 게이츠의 기후펀드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BEV) 등으로부터 660만 달러(약 89억원)가 넘는 투자금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이 기업은 인공지능(AI) 기반의 로봇 등을 활용해 울창한 숲을 자동으로 정리하는 방법을 개발하려 합니다. 이를 통해 작업 비용은 줄이고 속도는 높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구체적인 연구 진행 상황은 비공개인 상태입니다.

또 코다마는 미 예일대와 함께 각 주에서 나온 산림폐기물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 중입니다. 죽은 나무의 분해를 가속하는 산소와 물을 차단하여 나무에서 온실가스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하는 기술, 일명 ‘나무 금고(Wood Vault)’를 개발 중인 것.

 

▲ 미국 메릴랜드대 닛쩡(Ning Zeng) 교수가 제안한 ‘나무 금고’의 상상도. 2022년 그가 내놓은 논문에는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지상, 지하, 지상 대피소, 창고 버전의 나무 금고가 제시됐다. ©Zeng & Hausmann

지미 부리스 코다마 바이오매스 활용 및 정책 책임자는 사막 지역의 건조한 환경을 고려할 경우 “이 방식은 매장된 목재에서 분해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한다”며 “CO2를 수쳔년간 목재에 가두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바이오매스 매장(biomass burial)’으로 불리는 이 기술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비용이 필요하고, 구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탄소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격리할 수 있는지 등 개념증명(proof-of-concept)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지난해 12월 스트라이프(Stripe)는 코다마 및 예일대 탄소봉쇄연구소 연구해당 계획에 25만 달러(약 3억 2,900만원) 규모의 연구 자금을 제공했습니다. 이는 탄소제거(CDR) 기술 개발 촉진을 지원하는 프런티어펀드(Frontier Fund)의 일환으로 진행됐습니다.

 

▲ 코다마시스템스는 미 산림청과 협력해 솎아베기로 나온 목재(왼)를 영구 격리하는 방안을 고안 중이다. 이는 미 예일대 탄소봉쇄연구소와 함께 구상 중인 ‘나무 금고’의 상상도(오). ©Kodama Systems

코다마시스템스 “사막에 산림폐기물 영구 격리 위한 ‘나무 금고’ 건설 중” 🌲

코다마는 지원금을 바탕으로 올해 3분기까지 네바다사막에 높이 6m, 깊이 2.7m, 길이 53m에 달하는 일종의 ‘봉분(封墳)’을 만들 계획입니다. 코다마는 산림폐기물을 토목섬유(geotextile)로 덮은 후 토양에 이를 매장할 계획입니다.

시에라네바다산맥 인근에서 벌목된 4,500톤의 산림폐기물을 해당 시설에 저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 해당 프로젝트가 평가 기준을 달성할 경우, 코다마가 격리하게 될 CO2 약 415톤을 25만 달러에 구입하기로 합의했다고 스트라이프는 덧붙였습니다.

프런티어펀드 전략 및 운영책임자인 조애나 클리츠케는 “나무를 통한 탄소격리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지에 대한 조사가 추가적으로 이뤄져야 하나, 바이오매스 매장은 저비용 대규모 탄소제거가 될만한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 미 시에라네바다산맥 인근 삼림에서 솎아베기를 통해 나온 목재가 방치된 모습.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나무가 부패함에 따라 안에 저장된 이산화탄소(CO2)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Kodama Systems

美 예일대 탄소봉쇄연구소 “바이오매스 매장,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핵심” 🧪

솎아베기로 나온 목재를 가구 등으로 활용할 수는 없는 걸까요? 이에 대해 메리트 젠킨스 코다마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전환하기 위한 시설 구축에 경제적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에 바이오매스 매장법이 훨씬 더 경제적이고 환경적으로 타당하단 것이 젠킨스 CEO의 설명입니다. 그는 현재 미 산림청과 협력해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코다마는 추후 삼림벌채 작업을 통해 얻은 목재를 판매하고, 바이오매스 매장으로 얻은 탄소배출권을 통해 수익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코다마와 공동연구를 진행 중인 예일대 탄소봉쇄연구소는 “바이오매스 매장과 관련한 과학적 질문에 답하는데 도움을 주고, 이 방법이 정말로 지원할 가치가 있는 해결책인지 증명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저스틴 프라이부르크 예일대 탄소봉쇄연구소 책임자는 나무를 파묻지 않고 드러내는 방식으로 설계한 나무 금고도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몇 년간 나무 분해 속도 및 온실가스 누출량을 비교할 것이라고 프라이부르크 책임자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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