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DOE)가 폐배터리 재활용기업 ‘레드우드머터리얼즈(Redwood Materials·이하 레드우드)’의 배터리 재활용 공장 증축을 위해 20억 달러(약 2조 5,180억원)의 조건부 자금 대출을 승인했습니다.
지난 9일(현지시각) DOE는 레드우드가 미 네바다주 리노의 폐배터리 재활용 시설을 확장하는데 20억 달러를 지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대출은 에너지안보 및 기후대응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선진 기술 자동차 제작(ATVM)’ 프로그램 일환으로 지원됐습니다. DOE는 IRA을 통한 ATVM 프로그램에 550억 달러(약 69조 2,450억원)를 책정했습니다.
사측은 성명을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 시설 확장을 통해) 연간 100만 대 이상의 전기자동차 생산에 충분한 배터리 재료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 대출이 약 3,400개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테슬라 전 CTO가 설립한 거물급 스타트업 ‘레드우드’ 🤔
레드우드는 현재 미국에서 떠오르는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설립 초기부터 아마존 기후서약기금(Climate Pledge Fund), 빌 게이츠의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BEV)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습니다.
테슬라 공동창업자이자 전 최고기술책임자(CTO)인 JB 스트라우벨이 설립했습니다. 16년간 테슬라에 근무한 스트라우벨은 테슬라가 지금의 위치로 올라서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로 꼽힙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스트라우벨이 없었으면 테슬라도 없었을 것”이라고 평한 바 있습니다. 2008년 출시된 테슬라의 전기차 로드스터에 들어간 배터리와 전기모터 설계부터 모델S, X, 3, Y에 이르기까지 모두 스트라우벨의 손을 거쳤습니다.
성공 가도를 달리던 스트라우벨은 테슬라 재직 중이던 2017년에 레드우드를 설립합니다. 그가 회사를 설립하게 된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의 환경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스트라우벨은 소위 친환경이라 불리는 전기차가 배터리 제조 및 생산 과정에서 여러 환경 문제를 야기한단 점에 문제의식을 느꼈습니다.
스트라우벨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전기차 산업은)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테슬라에서 이런 점이 거슬렸고 사업이 커지면서 문제는 더 분명해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로부터 2년 뒤인 2019년 테슬라를 떠나 레드우드에 매진합니다.
레드우드 “배터리 순환경제 이끌어…전기차 전주기에 순환성 부여할 것” 🚗
레두우드는 배터리 순환경제를 이끄는 기업으로 꼽힙니다. 그도 그럴것이 레드우드의 기술력은 원재료를 계속 재사용하는 ‘폐쇄루프(closed loop)’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사측은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코발트·리튬·니켈 등을 추출해 새 배터리에 사용되는 양극과 음극을 생산 중입니다. 폐배터리를 연소시켜 내용물을 녹인 후 액체에 담궈 각 원자재를 추출하는 독자적인 기술을 갖췄는데요. 폐배터리에서 리튬 80%, 니켈·구리·코발트 95~98% 이상을 회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덕분에 ㅅ측은 지난해 파나소닉과 배터리 원료 조달 계약을 맺고 리튬·코발트·알루미늄을 재활용해 테슬라 차량에 탑재되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제조하고 있습니다. 또 같은해 7월에는 폭스바겐과 아우디와 파트너십을 맺고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스트라우벨 CEO는 ‘배터리 순환경제’를 강조합니다. 최근 미 기술매체 MIT 테크놀로지리뷰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단순히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거나 관리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효율적인 (배터리 재활용)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즉,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넘어 전기차 생산부터 폐기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에 관여하겠다는 것입니다.
사측은 오는 2025년까지 연 10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소재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전기차 연 130만 대분이며, 이를 2030년에 다시 연 500GWh로 늘릴 계획입니다.
👉 배터리 순환경제, 재사용·재제조·재활용으로 구분돼!
레드우드, 기업가치 40억 달러 이상…IRA 호재 힘입어 외형 확장 중 🏭
회사는 초기 벤처 투자 자금으로 10억 달러(약 1조 2,000억원) 이상을 모았습니다. 또 2021년에는 골드만삭스자산운용·피델리티 등으로부터 40억 달러(약 5조 5,8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아울러 그해 7억 7,500만 달러(약 1조 805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습니다.
현재 레드우드는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네바다주 공장과 함께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두 공장 초기 건설비용에만 각각 35억 달러(약 4조 5,500억원)가 투입됐습니다. 두 공장 모두 재생에너지로만 운영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사측은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함으로써 배터리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온실가스와 지정학적 요소로 인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최근에는 IRA가 회사 확장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IRA 시행으로 북미 내 전기차·배터리 관련 제조 시설에 최대 30%의 세액 공제 혜택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스트라우벨 CEO는 “현재 매장된 원재료가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 사용하고 버리는 기존의 방법은 근본적으로 (지속)불가능하다”며 “배터리 공급을 위한 확실한 해결책을 찾는데 헌신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 에너지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Bloomberg NEF)는 “음극 소재는 전기차 생산 과정에서 가장 큰 돈이 들어가는 부문일 뿐 아니라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가장 큰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며 “사측이 계획대로 미국 내에서 음극을 대량 생산한다면 전기차 산업의 큰 발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국내 양극제 제조기업 ‘엘앤에프’ 레드우드와 양극재 합작공장 설립 재도전! ⚖️
우리나라 양극제 제조기업 엘앤에프는 레드우드와 함께 최대 10만 톤 규모의 하이엔드 양극재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 중입니다. 2025년까지 엘앤에프의 양극재 설계 제조 기술을 적용해 전기차 100만대 이상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의 합작공장을 건설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를 위해선 산업통상자원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요. 당초 엘앤에프는 레드우드와 합작법인(JV) 형태로 미국 진출을 검토했으나, 산자부가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건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