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7, 지속가능한 농식품 전환 지원할 이니셔티브 쏟아져!

“이전까지 농업과 식품에 이렇게 많은 관심을 기울인 적이 없었다”

지투니 울드 다다 FAO 기후환경부 부국장

2022년 한해 동안 더욱 빈번해진 이상기후.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비료 가격 급등, 에너지위기 등으로 식량위기가 심화됐습니다.

이 때문에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점이자 동시에 중요 해결책으로 농업과 식품이 주요 의제로 부상했습니다.

우선 지난해 COP26(26차 당사국총회)에서는 공식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던 ‘농식품 시스템’이 COP27 테마데이에 포함됐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지속가능한 농업으로의 전환과 기후행동으로 영양 및 식량안보를 가속화하기 위한 각종 이니셔티브들이 발표됐는데요. 지투니 울드 다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기후환경부 부국장은 이런 현장의 열기를 환영했습니다.

한편, COP27에서는 당사구총회(COP) 역사상 최초로 식품 시스템 파빌리온(홍보관)이 공식적으로 설치됐습니다. 각국 대표단의 공식 행사가 이뤄지는 블루존(Blue Zone)에 설치됐는데요. 파빌리온에서는 산업 및 국가 농업 전문가와 농부, 청소년 등 다양한 농식품 관계자들이 모여 농식품 솔루션을 논의했습니다.

이번 COP27에선 농식품과 관련해 어떤 이니셔티브들이 나왔는지 그리니엄에서 정리했습니다.

 

©Max Valencia, FAO

부족한 기후재원에 단비 내려줄 ‘농식품 이니셔티브’ 쏟아져 🌽

COP27 개막 약 2주 전, 식품 시스템이 온실가스 배출량(GHG)의 3분의 1을 차지함에도 기후재원의 단 3%만이 투입되는 사실을 지적한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식품 폐기 감축 활동을 벌이는 국제식량미래동맹(GAFF)이 공개한 ‘미개척 기회: 식품 시스템 혁신을 위한 기후금융(Untapped Opportunities: Climate Financing for Food Systems Transformation)’ 보고서인데요.

보고서는 지난 5년(2016~2022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종합분석한 세계 다자·양자 간 공공재원에서 기후 관련 목표가 있는 활동에 투입된 개발 자금 내역 자료를 기반으로 제작됐습니다.

그 결과, 5년간 공적개발금융(ODF) 중 단 3%(총 93억 달러·한화 12조원)만이 식품 시스템에 책정됐단 사실이 발견됐습니다.

이는 유엔환경계획(UNEP)이 2030년까지 식품 시스템 전환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연간 3,500억 달러(약 467조원)를 예상한 것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인데요.

이 때문이었을까요? COP27이 개막되자 여러 국가 및 기관에서 지속가능한 농식품 및 영양과 관련된 정책 및 이니셔티브를 발표했습니다. 농업과 식품으로 나누어 살펴보자면.

 

▲ 지속가능한 전환을 위한 식품 및 농업(FAST) 이니셔티브를 출범하며 악수하고 있는 알사이드 알쿠사이르 이집트 농업부 장관(왼)과 마리아 헬레나 세메도 FAO 사무총장(오). ©COP27, 트위터

🚜 농업 : “지속가능한 농식품 투자 가속화”

1️⃣ FAST: 지속가능한 전환 위한 식품 및 농업 이니셔티브 🌽

12일(현지시각) ‘적응 및 농업의 날’에 맞춰 COP27 의장국인 이집트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속가능한 전환을 위한 식품 및 농업 이니셔티브(FAST·Food and Agriculture for Sustainable Transformation)’를 출범했습니다.

FAST 이니셔티브의 목표는 기후취약국의 농식품 시스템에 대한 기후재원 마련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FAST의 최우선 과제는 ▲취약국의 재정 지원 ▲지식·행정능력 지원 ▲정책 지원 및 대화 등이라고 사메 슈크리 COP27 의장(이집트 외무장관)은 밝혔는데요.

FAO는 FAST 이니셔티브를 통해 취약국들이 기후재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기후재원·투자 데이터 수집 및 지원, 민간 재원 마련을 위한 경로 탐색, 자금조달 로드맵 개발 등의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2️⃣ AIM: 기후 농업 혁신 미션 💰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주도해 COP26에서 출범한 ‘기후를 위한 농업 혁신 미션(AIM for climate·이하 AIM)’. 오는 2025년까지 기후 스마트농업*과 식품시스템 혁신을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출범 당시 40억 달러(약 5조원)의 투자를 약속했는데요.

지난 11일, AIM은 투자 약속을 기존보다 2배 늘린 80억 달러(한화 10조원)로 증액하고 범위를 확장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중 70억 달러는 42개국의 투자로 조성됐는데요. 또 10억 달러 상당을 메탄배출량 감축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AIM은 덧붙였습니다.

AIM은 또한 기후스마트농업에 대한 아이디어와 정보 교환, 교차 협업을 증진하기 위해 파트너와 대중을 연결하는 새로운 가상플랫폼 ‘기후를 위한 농업 혁신 미션 혁신허브(AIM for Climate Innovation Hub)’를 시작합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성 저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비용 상승 등 올해 더욱 명백해진 문제에 농부들이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토머스 빌색 미 농무부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기후 스마트농업(Climate Smart Agriculture):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성은 높이고 기후 탄력성은 높이며 배출량을 줄이는 통합 접근 방식.

 

▲ 지난 12일(현지시각) 이집트와 세계보건기구(WHO)는 기후행동 및 영양 이니셔티브(I-CAN)를 발표했다. ©WHO

🥕 식품 : 영양과 식량안보

3️⃣ I-CAN: 기후행동 및 영양 이니셔티브 💉

12일(현지시각), 이집트와 세계보건기구(WHO)는 ‘기후행동 및 영양 이니셔티브(Initiative on Climate Action and Nutrition·이하 I-CAN)’를 발표했습니다. I-CAN은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감축 조치와 함께 지속가능한 식품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통합하는 이니셔티브인데요.

기후변화는 식량손실을 증가시키고, 식단은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건강한 식단과 기후탄력적 농식품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전 세계 기아 문제와 기후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 ‘윈-윈(win-win)’이 될 수 있는데요.

기후탄력적인 식단으로의 전환이 식량안보를 지원할뿐더러, 최대 1조 3,000억 달러(약 1,737조원)의 보건 및 기후변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WHO는 설명했습니다.

 

4️⃣ CRSP: 평화 유지를 위한 기후대응 이니셔티브 🕊️

COP27에서는 총회 최초로 식량안보와 평화 구축의 연관성을 다룬 이니셔티브가 제안됐습니다.

분쟁 해결, 평화 유지 및 평화 구축을 위한 카이로국제센터(CCCPA), 유엔개발계획(UNDP) 및 아프리카 연합이 주도한 ‘평화 유지를 위한 기후대응(CRSP·Climate Responses for Sustaining Peace)’ 이니셔티브 입니다.

CRSP 이니셔티브의 특징은 기후적응, 기후 이주 문제와 더불어 ‘기후탄력적 식품 시스템을 통한 평화유지’가 주요 축으로 제시돼 있단 것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불안이 아프리카의 분쟁, 나아가 세계 전체에 미칠 잠재적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사전 예방 조치를 취하기 위한 것으로 소개됐습니다.

 

▲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가속화하기 위한 골키퍼 이니셔티브 행사에 참여한 빌 게이츠(왼)와 멜린다 게이츠(오). ©Gates Foundation, 페이스북

이밖에도 개별 기업, 국가 등에서 농식품 산업의 지속가능한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이니셔티브가 발표됐습니다.

COP27 의장국인 이집트는 지난 12일(현지시각), ‘기후회복력이 있는 아프리카를 위한 양질의 삶(Decent Life for a climate resilient africa)’ 이니셔티브를 발표했습니다. 이 이니셔티브는 2030년까지 아프리카 취약지역에 거주 중인 인구 30%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합니다. 구체적으로 아프리카 농촌사회를 지원하고 빈곤퇴치 등의 역할을 맡는데요.

세계 최대 자선단체 ‘빌&멜린다 재단’ 또한 지난 8일(현지시각) 기후탄력성 회복의 주체로 소작농, 특히 여성을 지원하기 위해 4년 동안 14억 달러(약1조 8,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남아시아 지역 내 소작농들의 탄력성과 식량안보 구축을 도울 예정인데요.

기금은 기후스마트농업 프로젝트, 디지털 기술 적용, 여성 소작농 지원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재단은 밝혔습니다.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쓰기

관련 기사

기후·환경, 정책

G20 환경·기후 장관회의, 3년 만에 선언문 채택…무슨 내용 담겼나?

기후·환경, 경제

최근 10년간 태풍 피해복구액 중 95% 가을 태풍으로 발생

기후·환경, 정책

민간 최대 기후행사 2024년 뉴욕기후주간 폐막, 어떤 논의 나왔나?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