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빈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황정민, 하정우 등이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
총 6부작으로 구성된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마약 대부 전요환(황정민)으로 인해 누명을 쓴 강인구(하정우)가 국가정보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지난 21일(한국시각)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 따르면, 수리남은 일주일 사이(9월 12일~18일) 넷플릭스 비영어권 TV부문에서 시청 시간 1위에 등극하여 글로벌 인기를 급증했습니다.
드라마 배경인 남미 국가 수리남은 드라마에 대해 국가 이미지를 훼손했다고 불만을 제기하며 법적조치를 시사한 상황입니다.
알버트 람딘 수리남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넷플릭스 <수리남>이 자국을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그간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했으나, 드라마로 인해 다시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고 밝혔는데요. 같은날 수리남 정부는 넷플릭스 등 제작사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 중임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수리남이 이미 탄소중립을 달성한 국가란 사실, 여러분은 알고 계셨나요?
국토 93% 산림으로 뒤덮인 남미 국가, 수리남 🇸🇷
남미 북동쪽에 위치한 수리남. 국토 면적은 163km2로 한반도 면적 223km2보다 조금 작으나, 남한 면적(약 100km2)보다는 큰데요. 국토의 약 93%는 아마존 열대우림과 맹그로브 숲 같은 산림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인구 또한 50여만명으로 우리나라 제주시와 인구와 비슷한데요. 수리남의 국내총생산(GDP)의 40% 이상은 산업 및 농업이 차지합니다. 특히, 광산업이 국가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채굴산업투명성 이니셔티브(EITI)에 의하면, 수리남의 석유 및 금 수출량은 전체 수출량의 약 85%를 차지하는데요. 동시에 정부 수입의 약 27%를 차지합니다.
이는 달리 보면 수리남의 경제구조는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에 매우 취약한 경제구조란 뜻인데요. 수리남은 주요 생필품을 수입해오는 만큼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인해 씨름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자료에 의하면, 올해 3월 수리남의 식품 인플레이션은 68.3%를 기록했습니다.
더구나 수리남은 기후변화 취약국 중 하나입니다. 수리남 전체 인구의 90% 및 주요 사회기반시설이 몰린 북동부 해안지역은 이미 대규모 해안침식과 이상기후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데요.
이를 해결하려고 해도 높은 자원제약 및 고비용 등으로 인해 예방과 복구 모두 녹록치 않은 상황. 그렇다면 기후취약국인 수리남이 탄소중립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었을까요?
수리남, 알고보니 이미 탄소중립 아닌 ‘네거티브’ 국가!🤔
2021년 기준 탄소중립을 선언한 국가는 총 140개국. 수리남은 부탄과 함께 이미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 유엔 회원국 193개국 중 파마나, 부탄과 함께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 목표를 달성한 국가인데요.
수리남이 탄소중립을 넘어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할 수 있던 이유는 바로 산림(열대우림)에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대로 수리남은 국토의 93%가 아마존 열대우림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지구상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생태계 중 하나로 약 3백만 종이 터전을 이루고 있는데요.
아마존 열대우림 ‘지구의 허파’란 별명답게 중요한 탄소흡수원 중 하나일뿐더러,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C까지로 억제하기로 한 파리협정 목표달성의 핵심열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리남이 2019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자료에 따르면, 수리남 정부는 첫 번째 감축 수단으로 산림보존을 내세웠습니다. 수리남은 높은 산림면적을 유지하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여 기후회복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수리남은 이를 위해 자국 내 산림 탄소흡수원을 분석했습니다. 수리남 국토 면적 약 16.4백만 헥타르(ha) 중 15.2백만 헥타르가 산림 등 탄수흡수원을 보유하고 있고, 총 131억tCO2e(이산화탄소환산톤)의 탄소흡수원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광업·도시화 등으로 인한 벌채로 인해 2020년에만 1,800만tCO2e가 발생한 것으로 수리남 정부는 추정했습니다.
수리남, 산림 보존 및 기후대응 위해 REDD+ 적극 추진 중 🌲
이에 수리남 정부는 산림 보존을 위해 ‘레드플러스(REDD+)’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REDD+는 산림 용도 변경으로 인한 훼손, 황폐화 등으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보상체계입니다.
파리협정 제5조는 온실가스 흡수원과 저장소의 역할로서 산림 보전 및 증진이 필요하단 내용이 명시돼 있는데요. 해당 조항에는 REDD+의 시행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을뿐더러, 제6조(국제탄소시장)에서도 REDD+는 국외감축실적(ITMO) 거래로 인정합니다.
UNFCCC에 제출한 ‘자발적 국가감축목표(INDC)’에 의하면, 약 100개 국가가 INDC에 토지이용·토지전용·산림분야(Land Use, Land Use Change and Forestry)부문의 감축 기여를 명시했습니다. 56개국은 NDC에서 REDD+ 활용을 명시했는데요. 이들 국가에 수리남도 포함돼 있습니다.
수리남 정부는 REDD+는 탄소흡수와 함께 생물다양성 증진 및 기후변화 대응 등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열대우림 보존은 수리남의 탄소중립을 넘어 탄소네거티브(Carbon Negative)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즉, 전세계 파리협정의 목표달성에 수리남의 REDD+가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 수리남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
수리남 NDC에 따르면, 수리남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8년 140만tCO2(이산화탄소톤)로 보고됐는데요. 2020년에는 222만tCO2로 추정됩니다.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으로는 에너지, 교통, 농업 부문인데요. 이들 부문이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고로 현대자동차의 2021년 배출량은 약 150만tCO2인데요. 수리남의 배출량은 현대차보다 적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REDD+ 준비 완료, 허나 “재원 필요해!” 💰
REDD+는 크게 3단계로 구성돼 있습니다. 준비단계인 1단계(Readiness)는 국가전략이나 정책, 측정방법 등을 개발하는데요. 이행단계인 2단계(Implementation) 후에는 결과를 기반으로 하는 성과기반활동 3단계(Result based action) 순으로 진행됩니다. 이 단계는 MRV(측정 Monitoring·보고 Reporting·검증 Verification)을 기반으로 합니다.
수리남은 REDD+를 통해 산림 부문 탄소흡수량을 늘리고 배출량을 줄이고자, REDD+ 프레임워크 설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수리남은 온실가스 감축(Mitigation)을 요약한 국가 REDD+ 전략 초안을 작성했습니다. 해당 초안에는 REDD+ 비전 및 목표 달성에 필요한 정책과 수단 등이 공개돼 있는데요.
수리남 정부는 구체적으로 산림 훼손 및 황폐화로 인한 산림 부문 배출기준선, 즉 FREL(Forest Reference Emission Level)을 UNFCCC에 제출했습니다. 5년간(2016~2020년) 예상되는 배출기준(FREL)은 8억 2,700만tCO2로 성과기반형 보상체계인 REDD+ 프로그램 구현을 위한 첫 단추를 마련했습니다.
마지막 이행점검을 위해 MRV(측정·보고·검증)의 국가산림모니터링시스템(NFMS·National Forest Monitoring System)을 마련해 산림자원, 탄소축적량 및 활동에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 지속적인 투자 유치를 고려 중입니다.
이에 수리남은 산림이 넓고 황폐화 속도가 낮은 국가, 즉 HFLD(High Forest Cover, Low Deforestation)를 위해 선진국에게 기후재원을 요청한 상황입니다. 수리남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은 산림면적 유지와 낮은 벌목 상태 유지 등 탄소흡수원 보존을 위해선 선진국이 약속한 기후재원 등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