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키워드로 보는 K-순환경제 이행계획, 핵심은?

순환경제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지난해 12월 30일,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공동으로 한국형(K)-순환경제 이행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계획은 3월부터 학계·시민사회·산업계 등 전문가가 참여해 이행계획 세부과제를 도출했고, 대통령 소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습니다. K-순환경제 이행계획에는 생산·유통·재활용 등 전 과정의 폐기물 감량 및 순환성 강화를 위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소비자의 친환경 소비를 촉진한단 계획도 들어갔는데요.

그간 그리니엄이 언급해온 이야기들이 총체적으로 들어간 상황. 그리니엄은 무엇이 어떻게 언제 달라진단 것인지 3편으로 나누어 이행계획을 꼼꼼히 전달할 예정인데요. 먼저 플라스틱, 폐자원, 디자인, 친환경 소비 등 4개 단어로 K-순환경제 이행계획의 핵심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 Towfiqu barbhuiya, Unsplash

1️⃣ 플라스틱: 바이오플라스틱 전환 유도 위한 로드맵 구축할 것 🥤

정부는 탄소중립 가속화 및 자원 순환성 강화를 위해 생산·유통 단계 전반에서의 전환을 강조했는데요. K-순환경제 이행계획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단연 플라스틱입니다.

먼저 정부는 석유계 플라스틱을 석유계 바이오플라스틱으로 전환토록 유도할 계획인데요. 이를 위해 바이오플라스틱 기술개발 로드맵을 오는 2023년까지 만든단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로드맵은 균주개발-공정개발-대량생산-제품화에 이르는 생애전주기 연구개발을 추진해 차세대 바이오소재 개발을 이루겠단 것인데요.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2050년까지 순수 바이오플라스틱 대체를 촉진한단 계획이죠.

또한, 올해 1월부터 바이오플라스틱은 ‘바이오HDPE’, ‘바이오LDPE’, ‘바이오PP’, ‘바이오PS’로 분리배출 표시가 허용됩니다. 앞서 작년 2월 환경부는 재활용이 어려워 잔재물로 처리되는 포장재와 바이오플라스틱 표시 등을 신설한 ‘분리배출 표시에 관한 지침’ 일부 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는데요. 다만, 석유계 플라스틱과 물리·화학적 성질이 동일해 기존 플라스틱과 같이 일반적인 재활용이 가능하단 전제가 따라붙었습니다.

 

© Society of Women Engineers

더불어 환경표시 인증을 받은 바이오플라스틱은 2023년부터 폐기물 부담금 면제를 위한 근거 규정이 마련되고, 이 인증을 받기 위한 바이오매스 함량 기준은 현행 20%에서 2030년 50%까지 강화할 예정입니다.

또 종이·유리·철과 함께 플라스틱 제조업체도 재생원료 사용 의무가 2023년부터 부과됩니다. 특히, 플라스틱 페트(PET)의 경우 2030년까지 30% 이상 재생원료 사용 목표가 부여될 계획인데요. 이에 정부는 재생원료 사용비율 및 근거 규정 마련, 재생원료 품질 인증체계 구축, 재생원료 사용 목표와 사용률 산정방법의 적정성 여부 등을 올해 안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투명페트병 수거 및 선별 체계 확대 예정! 🥤
생수, 탄산음료 용기 등에 주로 쓰이는 무색 투명 페트병을 별도 분리수거 하는 제도. 2020년부터 시행된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제 이야기인데요. 라벨을 떼고 열심히 씻어서 따로 배출해도 결국 선별장에서 섞인단 사실이 알려진 적이 있는 바!

이에 정부는 올해 안으로 공공선별장 20개소에 투명페트병 별도선별 라인을 증설한단 계획인데요. 또 투명페트병으로부터 생산된 재생원료를 식품용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시설 기준, 중간원료 품질 기준 등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 James King-Holmes, Science Source

2️⃣ 폐자원: 폐플라스틱, 폐지방, 폐치아 재활용 확대 ♻️

정부는 늘어나는 폐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해 재활용 기술 및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단 입장인데요. 이 과정 속에 있는 여러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순환경제 서비스 분야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추진한단 계획입니다.

먼저 폐플라스틱의 열분해 처리비중을 2020년 0.1%에서 2030년 10%까지 확대하고, 현재는 주로 연료로 활용하는 열분해유를 석유·화학 공정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단 입장인데요.

또한, 석유·화학 기업이 열분해유를 석유 제품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폐기물 재활용 가능 유형에 열분해유의 ‘석유 또는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 용도’ 재생이용 유형이 신설됩니다. 더불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제품 원료로 활용할 경우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고려하여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지침도 개정될 예정이죠.

음식물 쓰레기의 바이오가스화 시설도 지속적으로 확충된다고 합니다. 또 음식물 쓰레기의 바이오가스화 비율은 2019년 13%에서 2030년 52%까지 확대되며, 바이오가스 사용을 권고할 수 있도록 법적 기반도 마련될 계획입니다.

 

© 활용도는 높으나 순환자원으로 분류되지 못했던 폐기물. 왼쪽부터 커피박, 쌀겨, 굴 패각, 인체 폐지방

한편, 의료폐기물인 폐지방폐치아를 활용한 의약품과 의료기기 생산도 가능해지는데요. 현행 폐기물관리법상 태반 외 의료폐기물 재활용은 원천 금지돼 있다고. 사실 폐지방은 kg당 2억 원의 가치를 지녀, kg당 7,500만 원인 금보다 높은데요. 폐지방은 줄기세포, 콜라겐 등 의료·미용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고, 폐치아의 경우 임플란트시 소실된 잇몸뼈 재건 등에 사용이 가능하다고.

이에 지난해 환경부는 중소기업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폐기물관리법 관련 조항 개정 작업에 들어간 것인데요. 현재 이를 허용하기 위한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입니다.

 

+ 커피박? 이젠 순환자원으로 분류 가능해! ☕
커피를 내리고 남은 찌꺼기를 커피박이라 부르죠. 전체 중량의 0.2%만 음료에 사용되고 나머지는 버려지는 상황! 커피박은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순환자원 신청 자체가 불가능했는데요. 조만간 관련 규정을 정비해 순환자원 신청이 가능하게 만들 계획이고, 합판 생산 등 재활용 용도를 다양화한다고 해요. 이밖에도 유가성이 크고 유해성이 낮은 폐기물이 쉽게 순환자원으로 인정받도록 관련 제한을 완화하고 인정 절차가 간소화된다고.

 

© Guille Llano, Behance

3️⃣ 디자인: 설계부터 지속가능하도록 + 재제조 확대 🛠️

순환경제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선 무엇보다 디자인이 중요한데요. 제품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순환이용이 쉬운 원료가 사용되고, 내구성 및 수리용이성이 높아야 하기 때문이죠. 또 재사용과 재제조 용이성도 고려되어야 하는데요.

이에 정부는 지속가능한 설계(에코디자인) 적용을 강화할 계획! 에코디자인 설계를 통한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고, 판매량이 많은 주요 제품군을 선별해 관련 안내서를 마련할 예정인데요. 더불어 중소기업 대상 적용 컨설팅도 지원한다고 합니다.

또한, 제품의 내구성·재생원료 사용비율·재제조 가능성 등을 평가하는 ‘자원효율 등급제(가칭)’도 도입하는데요. 이 등급제를 통해 제조기업이 자발적으로 친환경 제품을 설계하도록 유도한단 계획이죠. 일단 유럽연합(EU)의 자원효율표준 등을 참고해 제품별 평가 기준을 빠른 시일 안에 준비한다고.

한편, 올해부터는 원칙적으로 모든 제품에 대한 재제조가 허용됩니다. 재제조는 사용 중이거나 수명이 다된 제품을 분해·세척·검사·보수·조정·재조립 과정을 거쳐 원래 성능 혹은 그 이상의 성능으로 만드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전까지는 엔진·변속기 같은 자동차 부품, 토너카트리지, 복사기, 공기청정기 등 87개 품목만 허용이 됐던 것! 다행히 올해부터는 이 규제가 풀린 것인데요.

재제조는 신제품 대비 투입 에너지나 재료 등 자원 절감 효과가 크단 점에서 순환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각광받고 있죠. 이에 정부도 전기차 배터리 핵심부품 등 유망 산업 분야에서 재제조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중소 재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과 공정 개선 등을 맞춤 지원할 예정이라고.

 

© 2020년 10월 중순 아모레스토어 광교에 설치된 리필 스테이션_아모레퍼시픽 제공

4️⃣ 친환경 소비: 리필 매장 활성화, 다회용기 배달 문화 확산 🧴

앞서 설명한 계획은 모두 생산자 혹은 유통업계 같은 산업계가 볼 법한 이야기인데요. K-순환경제 이행계획에는 단연 소비자들을 위한 내용도 담겼습니다. 크게 리필 매장 확산 및 다회용기 배달 문화 확산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먼저 정부는 화장품 리필 매장 활성화를 위해 샴푸와 린스 등 4종을 다회용기에 원하는 만큼 구매하는 맞춤형화장품 매장 확산을 유도할 예정입니다. 다른 계획과 마찬가지로 세척 및 재활용이 용이한 ‘표준용기 제작 지침서’를 마련하고, 중·소규모 리필 매장을 중심으로 표준용기를 시범 보급할 계획인데요. 리필 매장에 납품하는 표준용기에 대해서는 생산자책임재활용(EPR) 분담금을 감면하고, 소비자에게는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탄소중립 실천포인트를 지급한다고.

또 지자체, 배달앱 업계, 식당 등과 협업해 다회용기 사용 배달문화 조성 계획도 담겼는데요. 올해 서울, 경기도, 경상북도 등 8개 지역에서 다회용기 구매·세척 비용을 지원하는 ‘다회용기 음식배달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광주시를 비롯한 5개 지역에는 다회용기 세척시설을 설치한다고. 더불어 자원순환실천플랫폼에 관련 정보들을 등록해 정보 접근성을 높인다고 합니다.

 

👉 그런데 다회용기가 친환경이 아닐 수도 있다는데…

 

© Sustainability Environment 유튜브 채널 갈무리

K-순환경제 이행계획 어떠셨나요? 사실 이 안에 더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는데요. 2편에서는 정책 주체별로 와닿는 이행계획을 세세하게 전달해보겠습니다.

 

👉 소비자, 기업, 도시. 3주체로 알아보는 순환경제 이행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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