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식품 업계 기대 및 우려 교차해

지난 7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했는데요. 개정안에 따라 오는 2023년부터 식품 포장 겉면에는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표시하게 됐습니다. 불과 얼마전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을 병행 표기한 제품이 국내에 처음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해당 제품에서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9개월까지이나, 소비기한은 이보다 25일가량 더 길다고.

 

유통기한? 소비기한? 다시 짚어줘! 🤔

유통기한(Sell-by date)은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식품을 유통 및 판매할 수 있는 날짜에요. 반면, 소비기한(Use-by date)는 표시된 조건에서 보관 시 소비자가 식품을 소비해도 안전에 이상 없는 날짜인데요. 유통기한이 판매자 중심이었다면, 소비기한은 소비자 중심인 것!

 

날짜 표시를 어떻게 설정하는 거야? 🗓️

유통 및 소비기한은 제조업자가 제품의 특성과 유통과정을 고려해 관능검사를 측정하는데요. 여기서 관능검사는 제품의 외관, 맛, 색깔, 냄새 등을 전문 요원이 오감을 통해 검사하는 방법입니다. 추가로 미생물‧이화학‧물리적 지표 등도 측정하는데요. 대장균‧식중독균 같은 미생물 검사, 수분‧산도 등 화학성분 검사, 경도‧탁도 등 물리적 검사 등 실험을 통해 기간을 설정한다고.

  • 유통기한(Sell by Date) 🙋‍♀️: 식품의 품질 변화시점을 기준으로 60~70% 앞선 기간인데요. 식품업체가 실험을 통해 계산한 기한에 안전계수(업체 자율 설정, 1미만)를 곱해 설정한다고.
  • 소비기한(Use by Date) 🙋‍♂️: 위와 똑같은 기준으로 80~90% 앞선 수준에서 선정한다고. 기본적으로 소비기한이 유통기한 보다 더 길다고.

 

+ 유통기한보다 더 길어져도 괜찮은 것이야? 🙄
문제없다고 해요! 유통기한은 제품 유통 및 판매에 있어 허용된 기간이기 때문이죠. 애초에 보관기준이 잘 지켜지고 유통기한을 조금 초과한 제품은 크게 문제가 없다고 해요. 다만, 소비기한은 말 그대로 제품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마지막 날짜인 것!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소비기한이 초과한 식품은 섭취해서 안되며, 가급적 날짜 표기 기한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어요.

 

© 23일 아이쿱생협에서 공개한 소비기한 표기 냉동 군만두_아이쿱생협

소비기한으로 바꾸면 어떤 효과가 있는데? 🤷

폐기되는 식품을 줄여 처리 비용을 줄일 수 있어요. 이에 따라 불필요한 식품 생산량도 줄어든다고. 부패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인 메탄을 줄이는 것은 덤! 상하지 않은 음식이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버려진 경우가 많았는데요. 유통기한 표기가 되려 식품 폐기물 증가에 기여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2011년부터 논의가 있었다고 합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을 제외한 37개국은 이미 소비기한을 쓰고 있는 상황!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도 유통기한 제도를 삭제하고 소비기한 표시제도 사용을 권고한다고.

  • 유통기한이 경과했다는 이유만으로 🍔: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8조 1,419억 원의 식품 폐기 비용이 발생했는데요. 이는 가정 내 가공식품 폐기에만 들어가는 비용이라고. 해당 조사를 진행한 식품안전정보원에 따르면, 식품제조업체는 연간 5,308억 원의 식품 폐기 손실 비용이 발생한다고.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변경하면 가정 내 가공식품 폐기 및 식품업체 제품 반품‧폐기가 감소해 각각 8,860억 원, 260억 원의 사회적 편익이 발생할 것이라 합니다.

 

그럼 2023년부터 유통기한은 사라지는 거군! 😦

맞아요. 국민 인식 전환과 업계의 준비 등 제도의 안정적 시행을 위한 준비 기간인 것. 다만, 우유는 소비기한이 2031년부터 적용되는데요. 우유는 식품 중에서도 변질 가능성이 높고, 유통 환경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아서 낙농·유업계가 소비기한 표시제에 반대 의견을 피력해 왔는데요. 정부는 현 상황을 고려해 우유 등 유제품에 유예기간을 더 길게 설정했다고 합니다. 유제품이 아닌 제품들은 2023년 1월 1일부터 소비기한을 표시해야 하는데요. 이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는 중.

  • 편의점·마트 업계 🏪: “유통기한 표기할 때보다 제품을 더 오래 판매할 수 있어! 재고 부담도 줄고, 매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소비기한 도입 대체적으로 환영해!”
  • 낙농·유업계 🐄: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인데, 여기에 공급의 순환까지 느려지면 부담이야. 또, 우유나 유제품이 변질될 경우 책임을 고스란히 우리가 져야해! 소비기한 도입 반대해!”
  • 소비자·환경단체 🌳: “소비기한 도입 환영해! 그런데 도입 취지가 훼손되지 않으려면 유예 기간이나 유예 품목이 더는 늘어나는 일은 없어야만 해!”

 

+ 저 멀리 미국에서는 말이죠 🇺🇸
유통기한, 소비기한, 사용기한(Uss-before) 등 여러 용어가 혼용돼 쓰이는데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식품 및 주별로 다른 날짜 표기 용어로 인해, 가정 내 식품 폐기물이 연간 20%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FDA에 의하면, 조제분유를 제외한 식품들은 공통된 날짜 표기가 없는데요. FDA는 소비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날짜 표기 표준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중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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