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씨앗이나 커피박(커피찌꺼기) 등 식품폐기물에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푸드 업사이클링(Food Upcycling). 최근에는 이렇게 만든 ‘업사이클 푸드(Upcycled Food)’ 제품들은 국내 편의점과 마트에서도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푸드 업사이클링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최근 미국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 ‘솔트 앤 스트로우(Salt & Straw)’가 푸드 업사이클링으로 만든 아이스크림 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2011년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문을 연 솔트 앤 스트로우는 현재 미국 내에서 5대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손꼽힙니다.

 

5개 기관과 협업해 탄생한 ‘업사이클 푸드’ 아이스크림 모습은? 😮

5가지 맛으로 구성된 이 아이스크림 시리즈는 미국 내 푸드테크 스타트업·비영리단체 5곳과의 협업 덕에 탄생했습니다.

회사 측은 미국 비영리단체 리페드(ReFed)의 자료를 인용하며 “(2019년 기준) 미국 내 2억 2,900만 톤의 식량 중 약 35%가 먹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팔리지 않거나 버려졌다”고 꼬집었습니다.

솔트 앤 스트로우 공동창립자인 타일러 말렉 또한 미국 내 식품폐기물 손실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그는 “(식품폐기물)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를 창의적이고 맛있는 방법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푸드 업사이클링 아이스크림 제조 덕에) 약 3만 8,000톤(약 17톤) 이상의 식품폐기물을 구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회사 측은 이 아이스크림이 미국 업사이클식품협회(UFA)로부터 식품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솔트 앤 스트로우가 내놓은 푸드 업사이클링 아이스크림 시리즈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 솔트 앤 스트로우가 미국 푸드테크 스타트업 에버그레인과의 협업으로 만든 맥주박 초코 아이스크림의 모습. ©Salt & Straw

맥주박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색상·질감·풍미 구현 모두 난항 겪어” 🍻

솔트 앤 스트로우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에버그레인(Evergrain)의 도움을 받아 맥주박(맥주찌꺼기) 아이스크림을 개발했습니다.

에버그레인은 벨기에에 본사를 둔 맥주 기업 앤하이저부시인베브(AB InBev‧이하 AB인베브)가 2020년에 설립한 자회사입니다. 이 기업은 맥주 양조장에서 나온 맥주박을 업사이클링한 단백질 분말 ‘에버프로(EverPro)’를 생산합니다.

먼저 솔트 앤 스트로우는 에버그레인으로부터 에버프로를 공급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를 콩비지가루와 유청 등과 혼합해 맥주박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개발한 것. 물론 생각만큼 개발이 수월하지는 않았습니다.

솔트 앤 스트로우의 목표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구매할 정도로 맛있는 업사이클 푸드 아이스크림을 개발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해당 아이스크림 요리법 개발에 직접 참여한 스티브 맥크레디는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회상합니다. 솔트 앤 스트로우 내에서 상업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맥크레디는 회사 내 여러 아이스크림 요리법 개발에 직접 참여한 인물입니다.

맥크레디는 “아이스크림 색상부터 질감과 풍미에 이르기까지 여러 장애물이 발견됐다”며 “맥주박 단백질(에버프로) 내 화합물과 여러 재료와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장비를 새로 개발해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솔트 앤 스트로우가 미국 푸드테크 스타트업 스페인푸드와의 협업으로 만든 레몬맛 유청 아이스크림의 모습. ©Salt & Straw

“요거트 제조 후 나온 ‘유청’ 덕에 업사이클 아이스크림 맛 풍부해져!” 🍦

솔트 앤 스트로우가 업사이클 푸드 아이스크림 개발에 성공할 수 있던 1등 공신은 푸드테크 스타트업 스페어푸드(Spare Food) 덕분입니다.

스페어푸드는 치즈를 생산하고 나온 부산물인 ‘유청’을 회사 측에 제공했습니다. 유청은 요거트 등 발효유을 만들 때 생기는 맑은 액체입니다. 칼슘, 미네랄, 단백질 등 영양분이 풍부하나, 대개 버려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스페어푸드는 이 유청이 유제품 일부를 대체할 수 있을뿐더러, 아이스크림의 맛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맥주박으로 만든 초콜릿 아이스크림에도 스페어푸드가 제공한 유청이 재료로 들어갔습니다.

덕분에 아이스크림의 맛과 질감이 기존보다 더 부드러워질 수 있었다고 솔트 앤 스트로우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솔트 앤 스트로우는 스페어푸드의 유청을 활용해 레몬맛 아이스크림도 제작했습니다. 스페어푸드의 레몬맛 요구르트에서 나온 유청이 주재료로 사용됐습니다.

 

▲ 솔트 앤 스트로우 공동설립자이자 유명 요리사인 타일러 말렉이 어반글리너스가 수거한 여러 재료를 가지고 업사이클 푸드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있다. ©Salt & Straw

지역사회서 기부받은 빵으로 만든 아이스크림? 🥖

사실 솔트 앤 스트로우가 업사이클 푸드 아이스크림을 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7년 솔트 앤 스트로우는 어번글리너스(Urban Gleaners)란 비영리단체의 도움을 받아 업사이클 푸드 아이스크림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이 단체는 포틀랜드 내 슈퍼마켓과 음식점 그리고 기업 등으로부터 식품을 기부받아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과거 솔트 앤 스트로우는 어번글리너스로부터 기부받은 빵을 활용해 업사이클 푸드를 제작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솔트 앤 스트로우는 어반글리너스로부터 빵을 기부받아 업사이클 푸드 아이스크림을 제작했습니다. 유명 음식점에서 유통기한이 다해가던 영국식 디저트인 브레드푸딩과 커스터드 등이 주재료로 사용됐습니다.

한편, 어반글리너스가 수거한 과일·채소·우유 등 식자재 일부는 다른 업사이클 푸드 아이스크림 재료로도 사용됐습니다.

 

▲ 솔트 앤 스트로우가 푸드테크 스타트업 리뉴얼 밀과 어반카카오의 도움으로 만든 업사이클 소금캐러멜과 초콜릿 아이스크림의 모습. 이렇게 만들어진 업사이클 푸드 아이스크림 시리즈는 모두 미국 업사이클푸드협회로부터 식품 인증을 받았다. ©Salt & Straw

“식품폐기물 문제 해결 위해 창의적 프로젝트 계속 이어갈 것” 🍨

솔트 앤 스트로우는 이밖에도 푸드테크 스타트업 ‘리뉴얼 밀(Renewal Mill)’과 ‘블루스트라이프 어반카카오(Blue Stripes Urban Cacao·이하 어반카카오)’의 도움을 받아 각각 소금캐러멜과 초콜렛맛 업사이클 아이스크림을 개발했습니다.

리뉴얼 밀은 두부 생산에서 나오는 콩비지와 식물성 우유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글루텐 프리’ 밀가루를 개발한 곳입니다. 이곳의 밀가루는 코코넛 귀리 우유와 결합돼 소금캐러멜 아이스크림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어반카카오는 카카오 열매를 업사이클링 하는 기업입니다. 정확히는 카카오 열매의 껍질을 업사이클링 하여 초콜릿을 만드는 곳입니다. 쉽게 말해 딱딱해서 버려지던 카카오 열매 껍질로 초콜릿맛 아이스크림을 개발한 것.

어반카카오의 제품 역시 미 업사이클식품협회(UFA)로부터 식품 인증을 받았습니다.

 

▲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 ‘솔트 앤 스트로우’가 푸드 업사이클링으로 만든 5가지 아이스크림의 모습. ©Salt & Straw

솔트 앤 스트로우가 제작한 업사이클 푸드 아이스크림은 지난 5월 28일 ‘세계 기아의 날’에 맞춰 출시됐습니다. 단, 업사이클 푸드 아이스크림은 6월까지만 판매된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솔트 앤 스트로우는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식품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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