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선 일본처럼 국가 간 협약 체결을 늘려 국제감축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지난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일본 온실가스 국제감축 전략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일본은 자체 개발한 ‘공동감축 메커니즘(JCM·Joint Crediting Mechanism)’을 2013년부터 약 10년간 국제적으로 확산시켰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JCM은 일본 정부가 파리협정 체제 출범을 미리 대비해 마련한 자체 국제감축모델입니다.

JCM의 기본구조는 일본 기업이 협정체결국에 진출해 저탄소 기술·제품·기반시설 등을 보급한 뒤 감축실적을 양국 간 협상을 통해 나눠 갖는 방식입니다.

 

일본 “JCM 통해 국제감축실적 2030년까지 최대 1억 톤 확보 목표” 🤝

전경련은 “(이 구조는) 국가 간 자발적인 협력을 장려하는 ‘파리협정 제6조’의 취지에도 부합한다”며 “사업 제안부터 승인까지 소요기간이 평균 3개월에 불과해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작년 11월 기준 일본은 25개국과 양자협정을 체결하고, 이중 15개국에서 76개 국제감축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일본은 JCM을 통해 생산한 실적을 ‘국외감축실적(ITMO)’으로 확보해 자국 NDC 달성에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 일본이 개발한 ‘공동감축 메커니즘(JCM)’의 기본구조는 일본 기업이 협정체결국에 진출해 온실가스 감축활동을 하면 감축실적을 양국 간 협상을 통해 나눠 갖는 것이다. ©greenium

국외감축실적의 NDC 활용을 위해서는 당사국 간의 협력이 필수입니다. 이때 당사국의 승인과 이중계상(double counting) 방지를 위한 ‘상응조정’ 과정이 필요합니다.

일본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한 NDC 상향안 보고서에는 JCM을 통해 국제감축실적을 2030년까지 최대 1억 톤까지 확보하겠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일본은 JCM 프로젝트의 규모 확대를 위한 신규 방법론 개발에 나선 상황입니다.

또 기존 소규모 프로젝트 중심에서 탈피하여 탄소포집·저장(CCS) 기술 및 수소·암모니아 기술 등을 활용한 대규모 JCM 실증 프로젝트도 진행 중입니다.

 

▲ 2020년 스위스는 가나와 국제감축실적(ITMO) 관련 양자협력을 체결했다. 이후 작년 12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부터 ITMO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양국은 합의했다. ©스위스 외무부

“스위스·스웨덴도 국제감축사업 추진 위한 양자협력 체결 중” 🌐

스위스, 스웨덴 등도 다수 국가와 양자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국제감축사업을 시행 중입니다.

스위스는 2020년 10월 페루를 시작으로 가나·바누아투·세네갈 등 총 6개국과 양자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작년 11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가나 및 바누아투와 함께 파리협정 제6.2조 협력적 접근법*에 따른 최초의 자발적 협력을 승인했습니다.

이에 가나와 바누아투는 각각 기후친화적 농업과 재생에너지 설비 구축에 필요한 재원을 스위스로부터 받았습니다. 스위스는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NDC를 최소 50% 감축하는 목표 달성에 국제감축실적을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스웨덴의 경우 스웨덴 에너지청을 통해 가나 등으로부터 국외감축실적을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네팔 및 캄보디아와도 양자협력 체결을 진행 중입니다.

*제6.2조(협력적 접근법): 당사국 간 자발적 감축 협력 활동을 통해 감축실적을 자국 NDC 이행에 사용하는 체계다.

 

“국외감축실적 확보 위한 경쟁 치열해질 것”…한국, 체결국 2곳에 불과 🤔

전경련은 파리협정 체제에서는 당사국 모두가 자국의 NDC 및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국외감축실적의 수요자이자 공급자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향후 국외감축실적 확보를 위한 국가 간의 협력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경련은 우리나라의 국제감축 추진 노력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단 점을 지적합니다.

지난 21일 공개된 ‘제1차 탄소중립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국제감축을 통해 2030년까지 3,750만 톤을 감축한다는 목표를 내놓았습니다. 이는 기존 3,350만 톤에서 400만 톤 상향된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감축실적을 확보한 것은 올해 초 우즈베키스탄 바이오가스 발전사업에 지분투자 방식으로 확보한 11만 톤이 유일합니다. 또 국제감축사업 추진을 위한 협정체결국도 베트남과 몽골 2곳에 불과합니다.

 

▲ 지난 1월 환경부는 올해 착공 예정인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매립지 바이오가스 발전사업을 통해 10년간 11만 톤의 감축실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 실적을 인정받기 위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할 계획이다. 사진은 유제철 환경부 차관이 우즈베키스탄에서 매립가스 발전사업 로드맵에 대한 설명을 듣는 모습.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가 새로 추진 중인 사업은 이르면 2026년부터 감축실적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국제감축 사업에 정부가 더 많은 투자를 진행해야 회수할 수 있는 감축실적도 늘어난단 점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올해 국제감축 사업 예산은 각 부처가 요구한 것보다 적게 편성됐습니다. 당초 산자부는 110억 원을 요구했으나 63억 원으로, 환경부는 178억 원에서 103억 원으로, 산림청은 40억 원에서 25억 원으로 각각 삭감됐습니다.

전경련은 “일본의 JCM과 같은 한국형 국제감축모델 개발이 시급하다”며 “제조업 중심인 우리 산업계의 감축 부담 경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국제감축사업 확대보다는 국내 감축이 우선이라는 일부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면서도 “파리협정 체제는 오히려 국가 간 자발적 협력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국제감축활동을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아시아 탈탄소화 위한 ‘아시아 탄소제로 공동체(AZEC)’에도 참여해야 해! ☁️
작년 1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아시아 국가들의 탄소중립을 위한 국제협력 이니셔티브인 ‘아시아 탄소제로 공동체(AZEC·Asia Zero Emission Community)’를 선포했습니다. 일본, 브루나이, 캄보디아 등 총 11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습니다. AZEC 회원국들은 수소·암모니아·CCUS(탄소포집·활용·저장) 기술을 개발하고, 일본은 이에 필요한 금융 지원과 투자를 제공합니다.

올해 3월 열린 첫 장관급 회의에서 AZEC은 성명을 통해 “인류 모두의 도전인 기후변화에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에너지안보 해결을 위하여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전경련은 이러한 플랫폼에 참여해야 한다고 밝히며, 2018년 이후 중단된 ‘한-일 환경협력 공동위원회’ 등 정부 간 실무급 소통창구 재개의 필요성도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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