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유로(약 14조원) 이상을 쏟아부었음에도 유럽연합(EU)의 순환경제 전환은 되려 멀어지고 있단 내용의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EU 재정 감시기구인 유럽회계감사원(ECA)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특별보고서를 지난 3일(현지시각) 발표했습니다.

EU는 세계 주요국 중에서도 순환경제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곳입니다. 2015년 EU 최초의 순환경제 실행계획(CEAP)을 내놓았고, 2020년 3월 유럽 그린딜의 일환으로 신순환경제 실행계획(NCEAP)를 채택했습니다.

이외에도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의회 등이 내놓은 정책 상당수는 순환경제 전환과 관련돼 있습니다.

지난 6년간(2014~2020년) 순환경제 전환을 위해 사용된 자금만 100억 유로(약 14조원)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나 ECA의 분석 결과, EU가 순환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는 한참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났습니다.

 

▲ 유럽회계감사원이 내놓은 특별보고서에 의하면, 유럽연합 내 평균 순환율은 2019년 이후 되려 감소추세로 돌아섰다. ©ECA 제공, greenium 번역

ECA “EU 순환경제 전환? 거의 정지 상태”…순환율 0.4% 증가에 그쳐

ECA는 성명에서 “EU의 순환 전환이 거의 정지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2015년부터 2021년 사이 27개 EU 회원국의 평균 순환율은 0.4% 증가에 그쳤습니다. 순환율은 폐기물이 원료로 다시 생산에 투입되는 것을 뜻합니다.

2021년 기준 EU 회원국의 평균 순환율은 11.7%였습니다. 2019년 이후 계속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또한 스웨덴·덴마크·핀란드·폴란드·룩셈부르크·리투아니아·루마니아 등 7개 국가는 조사 시점보다 순환율이 되려 퇴보한 것이 조사됐습니다.

이에 ECA는 “2030년까지 재활용·재사용 재료 비율을 2배로 늘린다는 EU의 목표 달성은 매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ECA는 보고서에서 순환경제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재료 및 제품의 순환성에 대한 종합적인 데이터가 부족하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 그간 순환경제로 투입된 재원 상당수가 폐기물 관리에만 초점을 맞췄단 점을 우려했습니다. ECA는 “EU 회원국 상당수는 재원 상당수를 순환설계(Circular Design)를 통해 폐기물 배출을 예방하는 것보다는 폐기물 관리에 사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국 엘렌맥아더재단(EMF)은 “폐기물·온실가스 등 제품 관련 환경영향의 최대 80%가 디자인 단계에서 결정된다”며 순환디자인의 중요성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한편, ECA 보고서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EU 집행위는 “순환설계에 전념하지 않았음을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EU 집행위는 “순환경제의 개별 단계별 정책 조치 결과는 평가하기 어렵다”며 “관련 자금 투입 등에서도 수명주기평가를 적용해 자금 조달 방식의 격차를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유럽연합 27개 회원국별 순환자재 사용률을 그린 지도. ©ECA 제공, greenium 번역

순환성 모니터링 체계 개선·순환디자인 자금 지원 등 권고 🎫

ECA는 EU의 순환경제 실행계획(CEAP)이 회원국들의 순환경제 전환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다만, 감사 시점인 2022년 6월을 기준으로 EU 대다수 회원국에서 순환디자인을 포함한 국가 순환경제 전략을 수립 또는 수립 중인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ECA는 크게 ▲순환성 관련 모니터링 체계 개선 ▲순환디자인 관련 EU 자금 지원 분석 및 인센티브 고려 등을 권고했습니다. 특히, ECA는 순환경제 전환에 있어 정략적 수치의 파악 및 관리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이를 위한 새로운 평가지표체계의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EU 집행위 환경부서 고문인 윌리엄 닐은 유랙티브(Euractive)와의 인터뷰에서 “(EU에게) 순환경제란 기후중립 및 생물다양성 회복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EU에서 곧 표준이 될 디지털제품여권(DPP)이 제품 내 환경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데이터 격차를 메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EU 집행위가 추진 중인 디지털제품여권은 전자제품·섬유·가구 등 모든 제품의 정보를 디지털화한 것입니다. 제품별로 여권과 유사한 번호가 부여됩니다.

소비자는 제품에 부착된 QR코드 등 전자 표식을 통해 ▲제품·부품 출처 ▲재활용 가능성 ▲수리 용이성 ▲탄소발자국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U 집행위, ECA 2가지 권고 모두 수용…“개선책 마련해 시행할 것” ⚖️

한편, ECA가 보고서에서 내놓은 2가지 권고에 대해 EU 집행위는 모두 수용한단 입장을 밝혔습니다.

EU 집행위는 순환성 관련 데이터 격차 보완을 위해 유럽환경청(EEA) 산하 순환경제연구소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제품 설계 시 순환성이 더 고려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체계도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순환디자인에도 EU 자금이 더 지원될 수 있도록 투자 관련 요구 등을 분석하고, 해당 조치가 재원 심사 조치에도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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