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비영리단체 오션클린업(Ocean Cleanup)이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PGP)’에서 4만 6,000톤가량의 해양폐기물 수거에 성공했습니다.

2013년 설립된 오션클린업이 현재까지 수거한 폐기물은 3일(현지시각) 기준 약 745톤에 이릅니다. 오션클린업이 올해 10월 한달간 수거한 폐기물만 11만 9,000톤입니다.

이번 수거에는 오션클린업이 1년여간 개발한 ‘시스템 03(System 03)’이 사용됐습니다. 시스템 03을 활용한 수거는 지난 8월말에 처음 진행됐고, 10월에 그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시스템 03은 두 선박이 양측에서 그물을 곡선 형태로 펼친 후 수면 4m 이내 모든 폐기물을 수거합니다. 수거된 폐기물은 육지에서 분류돼 재활용·재사용되거나 소각됩니다.

기존 설비보다 길이 3배는 더 크고, 5초마다 축구장 면적 크기를 청소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오션클린업 측은 밝혔습니다.

 

▲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는 남한의 약 16배, 프랑스 면적의 약 3배 크기에 이른다. ©The Ocean Cleanup

오션클린업 “2040년까지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 폐기물 90% 없앨 것” 🌊

오션클린업은 2040년까지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 내 폐기물의 90%를 없애겠단 목표 아래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후원금을 받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설립 후 모은 후원금은 최소 1억 달러(약 1,320억원)에 이릅니다.

그리니엄이 오션클린업의 ‘2022년 연례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오션클린업이 2022년 모금한 후원금만 5,470만 유로(약 768억원)에 달합니다.

그만큼 해양폐기물 문제 해결에 많은 이가 관심이 있단 것이 단체 측의 설명입니다. 이들 후원금은 대개 폐기물 수거시스템 개발에 사용됩니다. 현재 직원 수도 139명에 이릅니다.

우여곡절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프랑스보다 3배는 큰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약 160만㎢)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 내 폐기물 수거 방법은? 🤔

그렇다면 오션클린업은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에서 어떻게 쓰레기를 수거할까요?

먼저 머신러닝(ML) 등 기술을 이용해 파도와 해류의 흐름을 분석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폐기물 수거에 가장 적합한 지역을 찾는다고 단체 측은 밝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기술개발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션클린업은 해당 지역에 접근한 뒤 그물을 사용해 수면 위 해양폐기물을 수거합니다. 수거된 폐기물은 육지로 가져가 분류됩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구에서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까지 항해에만 대략 5일이 소요됩니다.

오션클린업은 현재까지 크게 3가지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 2018년 9월 첫 배치된 시스템 001은 해양폐기물을 제대로 수거하지 못하거나, 파도에 손상되는 문제가 발생해 그해 말 철수 조치가 내려졌다. ©The Ocean Cleanup

1️⃣ 시스템 001|2018년 9월 실전 배치 ~ 2018년 12월 철수

오션클린업은 2018년 9월 ‘시스템 001(System 001)’을 선보였습니다. ‘윌슨(Wilson)’이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허나, 이 그물은 그해 말 철수가 결정됐습니다.

시스템 001의 이동 속도가 너무 느린 나머지 페기물이 그물을 빠져나가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각종 폐기물을 수거하며 무거워진 그물이 거센 파도를 이기지 못하고 찢어진 사태도 발생했습니다.

당시 미국 NBC 방송 등 주요 외신은 다수의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오션클린업의) 수거 방식에 실효성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2️⃣ 시스템 002|2021년 6월 실전 배치 ~ 2023년 8월 철수

이에 오션클린업은 시스템 001을 보완 및 수정한 ‘시스템 002(System 002)’를 2021년 6월 선보입니다. ‘제니(Jenny)’란 별명이 붙은 그물은 이전보다 크기가 더 넓을뿐더러, 높은 파도에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단 것이 특징입니다.

바다거북이나 상어 같은 해양생물들이 그물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시스템도 설치돼 있습니다. 이는 그물이 해양생물도 포획할 수 있단 전문가들의 지적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오션클립업은 해양생물 어획을 막고자 선박이 그물을 견인하는 속도를 늦추고, 해양생물이 혼획될 경우를 가정해 그물 곳곳에 호흡구멍을 설치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분기별로 자체 환경영향평가 및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결과도 내놓고 있습니다.

시스템 002는 올해 8월까지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에서 폐기물 약 282톤을 수거했습니다.

 

▲ 오션클린업이 개발한 시스템 002와 시스템03의 그물 크기를 비교한 모습. ©The Ocean Cleanup

3️⃣ 시스템 03|2023년 8월 실전 배치

앞선 사례들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개선돼 출시된 것이 바로 시스템 03입니다. 기존 시스템 002를 점진적으로 개선한 모델입니다.

그물의 최대 길이만 2.5㎞에 달해, 더 넓은 면적을 청소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조쉬(Josh)’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시스템 03은 규모와 효율 면에서 10단계 미만으로 쓰레기 수거가 가능하단 것이 오션클린업의 설명입니다.

기존 시스템 002의 경우 쓰레기 수거 및 처리까지 최소 50단계가 필요했으나, 시스템 03은 그렇지 않단 것. 앞서 3자리 수 시스템들과 달리 0을 하나 없앤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 청소를 위해선 3자리 수의 시스템이 더는 필요하지 않단 뜻입니다.

 

+ 윌슨, 제니, 조쉬란 별명이 각각 붙은 이유는? 🤔
오션클린업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보얀 슬랫이 할리우드 영화배우 톰 행크스의 팬이기 때문인데요.

윌슨은 2000년 개봉한 영화 <캐스트어웨이>의 배구공 이름, 제니는 1994년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여주인공 이름, 마지막 조쉬는 1988년 영화 <빅>의 주인공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이들 영화 모두 행크스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 오션클린업이 남미 과테말라의 한 강에 설치한 인터셉터의 모습. ©The Ocean Cleanup

“해양폐기물 유입 원천 차단 위한 장벽·로봇 ‘인터셉터’도 운영 중” 😮

이밖에도 오션클린업은 강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폐기물을 막고자 ‘인터셉터(Interceptor)’란 시스템을 운영 중입니다. 해양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유입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단 것이 오션클린업 측의 설명입니다.

인터셉터는 강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길목에 곡선형 고정형 장벽을 설치해 폐기물을 막거나, 이를 수집선으로 보내 쓰레기를 수거하는 형태입니다.

크게 4개로 구분돼 있긴 하나, 이들 모두 드넓은 바다가 아닌 강에서 바다로 나가는 길목을 차단한 덕에 쓰레기 수집 효율이 더 큽니다.

일례로 수집선 형태로 폐기물을 수거하는 인터셉터의 경우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도미니카공화국·베트남·미국 캘리포니아주 등 5개국에 설치돼 있습니다.

단체 측은 추후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1,000개 강에 인터셉터를 설치한단 목표를 내세웠습니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해양대기연구소(IMAU) 연구진은 과학저널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해양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유입 자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 오션클린업은 지난 8월 말 시스템 03을 탑재한 첫 항해에서 4만 6,000톤가량의 폐기물 수거에 성공했다. ©The Ocean Cleanup

수거된 쓰레기 행방은? “韓 기아, 전기차 부품 생산에 활용할 계획” 🚘

그렇다면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에서 수거된 폐기물들은 어떻게 처리될까요?

수거된 폐기물은 선박에서 분류됩니다. 재사용·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은 건조됩니다. 어려울 경우에는 소각 또는 매립됩니다. 수거량은 투명성 보장을 위해 제3자 기관으로부터 감시 및 검증과정을 거칩니다.

일례로 오션클린업은 해양플라스틱을 가지고 선글라스를 만든 바 있습니다. 단체가 수거한 폐플라스틱 중 일부는 제품으로 변해 한국 소비자들과 만날 예정입니다.

오션클린업이 수거한 폐플라스틱 중 일부가 우리나라 기아의 전기자동차 생산에 사용될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2022년 4월 기아는 오션클린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관련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금 또는 현물 지원을 통해 정화사업을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오션클린업이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에서 수거한 폐플라스틱 중 일부는 우리나라 기아 전기자동차 생산에 활용되 예정이다. ©BDT MEDIA HOUSE

기아 측은 오션클린업이 수거한 폐플라스틱 중 55톤을 전기차 부품 일부로 활용한단 구상입니다. 이는 2030년까지 완성차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률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린단 기아의 목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리니엄이 오션클린업 자료를 확인한 결과, 단체 측은 기아 연구개발팀과 협력해 재활용 플라스틱 활용 방안을 공동 연구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션클린업은 여기서 얻은 결과물을 바탕으로 다른 브랜드들과도 유사한 협력을 진행한단 계획입니다.

슬랫 CEO는 “(해양폐기물 수거 분야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며 “규모 확장을 통해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 정화작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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