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에너지 ‘1.5도는 불가능’…EU 넷제로 의무 사실상 거부, 글로벌 탄소 규제 흔들

TotalEnergies, EU 1.5도 넷제로 의무 공개 거부…자체 탄소중립 목표는 유지

유럽 최대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TotalEnergies)가 1.5°C 온난화 경로에 부합하는 EU 규정 기반 넷제로 전환 계획을 수립할 수 없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회사 측은 “과학자들이 이미 1.5도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는 논리를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글로벌 탄소 규제 체계가 세계 최상위권 에너지 기업의 공개 거부 선언이라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토탈에너지의 전략·지속가능성 부문장 오렐리앙 하멜(Aurelien Hamelle)은 2026 지속가능성 보고서 발표 프레젠테이션에서 “유럽 규정상 넷제로 계획은 1.5도에 정렬되어야 하는데, 과학자들은 1.5도가 달성 불가능하다고 말한다”고 밝혔습니다.

회사는 IEA와 선도 기후학자들을 인용하며 1.5도 목표 달성이 과학적 컨센서스상 이미 불가능한 영역에 들어섰다는 입장을 공식화했습니다. 세계 최상위권 에너지 기업이 국제 기후 협약의 핵심 온도 목표를 공개적으로 부정한 첫 사례입니다.

그렇다고 토탈에너지가 기후 대응을 전면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CEO 패트릭 푸야네(Patrick Pouyanné)는 2050년 운영 탄소중립 목표와 2030년 탄소 집약도 감축 목표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회사는 2025년 기준 Scope 1·2 배출량을 2015년 대비 28% 줄였습니다. 메탄 배출량은 2020년 대비 65% 감축했습니다. 판매 에너지 제품의 생애주기 탄소 집약도도 18.6% 낮아졌습니다. 2025년 총 CO₂ 환산 배출량은 3억 6,800만 미터톤으로, 전년도 3억 7,600만 톤에서 줄었으며 2030년 목표치인 4억 톤 이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2030 목표는 구체적입니다. Scope 1·2 배출량을 2015년 대비 40% 감축하고,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80% 줄이며, 판매 에너지 제품 생애주기 탄소 집약도를 2015년 대비 25% 낮추는 것입니다.

푸야네는 “46억 명이 아직 충분한 에너지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에너지 안보와 전환 속도 사이의 현실적 제약을 강조했습니다.

토탈에너지는 2020년 “2050년까지 사회와 함께 글로벌 사업 전반에서 넷제로 배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했습니다. EU 규정 기반 의무 이행은 거부하면서도 자체 목표는 유지하는 구조를 택한 것입니다.

BP와 쉘(Shell) 역시 2050년까지 판매 제품 탄소 집약도 제로를 목표로 내걸고 있습니다. 다만 사회의 탈탄소 전환 속도가 중요 변수라는 유사한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토탈에너지의 공개 선언은 유럽 메이저 석유사들이 집단적으로 규제 틀을 재협상하려는 움직임의 첫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1.5도 목표의 과학적 실현 가능성을 근거로 법적 의무 이행을 거부하는 논리가 산업계로 확산될 경우, EU CSDD 지침 등 탄소 규제 프레임워크의 집행력은 약화될 수 있습니다. 기후 목표와 에너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메울 것인지에 대한 해답 없이 규제 체계만 작동해 온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남기기

관련 기사

그린비즈, 정책

OECD…기후위기 대응은 비용 아닌 성장 전략이다

그린비즈, 경제

ESG 공시 정보, 비재무 → 재무정보 확대…ISSB 한국인 위원 “의무공시 늦을수록 韓 불리”

유럽연합(EU)의 주요 순환경제 규제가 2025년을 기점으로 본격 시행됩니다.

그린비즈, 정책

ESG 공시 선도해온 EU, 정치·산업계 반발로 흔들…“ESRS 완화·연기 논란 계속돼”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