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비즈니스스쿨이 최근 공개한 팟캐스트 ‘Think Ahead’ 시즌 3의 첫 에피소드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어떻게 세계적인 정치 논쟁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 전략이 심도 있게 다뤄졌습니다.
한때 기업의 사회적 책임감을 높이기 위한 비정치적 개념으로 출발한 ESG는, 이제는 가장 양극화되고 오해받는 기업 전략 중 하나로 변모했습니다.
이오아니스 이오아누 런던비즈니스스쿨 전략 및 기업가정신 부교수와 후지쓰의 지속가능성 컨설팅 총괄 안나 랭글리가 패널로 참여해, 지역별로 상이한 ESG 인식과 이에 따른 기업의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ESG의 정치화 딜레마 속에, 기업들 지역별 맞춤 전략 필요해
이오아누 교수는 ESG에 대한 글로벌 시각이 지역마다 극명하게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에서는 ESG가 반이민, 여성 권리 반대, LGBTQ 권리 반대 등 이념적 갈등의 연장선으로 여겨지며, “ESG는 더 넓은 이념 전쟁의 부수적 피해자”라고 표현했습니다.
반면 유럽연합에서는 ESG가 경쟁력과 생산성 문제의 일환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드라기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지속가능성 공시 및 실사 규정은 EU의 낮은 생산성 문제와 연결되어, 반ESG 정서라기보다는 정책의 우선순위와 관련된 사안이라고 분석됩니다.
이오아누 교수는 미국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전 세계 책임투자의 약 85%는 유럽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미국은 한때 파리협정에서 탈퇴했다가 재가입한 국가”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지역별 차이를 고려할 때, ESG 전략은 기업의 본사 위치, 운영 지역, 주요 이해관계자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되어야 한다고 이오아누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안나 랭글리는 정치 상황과 리더십 변화에 따라 ESG의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지만, “지속가능성은 지하로 들어갈 수는 있어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기업들이 실존적 위협에 집중하고, 핵심 비즈니스 우선순위와 겹치는 영역에 자원을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한 탈탄소화 기술은 에너지 효율성 향상과 고객 서비스 개선, 운영 탄력성 확보 등 다양한 효과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습니다.
기업 내부 구조와 관련해서는 이오아누 교수가 지배구조의 병목 현상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는 책임은 있지만 권한은 없다”고 지적하며, 상업 부문과 지속가능성 부문이 병렬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병렬 트랙의 오류’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속가능성은 외부 보고용 수치에 그쳐서는 안되며, 실제 보상 체계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마누엘 구리에프 교수는 “사람들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며, 주주가 CEO를 해고하거나 보너스를 조정할 수 있는 구조에서는 ESG가 장기적인 주주 가치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여전히 부차적인 관심사로 취급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랭글리는 ESG를 비즈니스 전략과 분리된 별개의 개념이 아니라, “비즈니스 전략과 의사결정에 통합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해관계자는 주주뿐 아니라 직원, 소비자, 보험사, 규제 기관 등으로 다양하다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이오아누 교수는 ESG 전략이 ‘비즈니스 케이스’에만 집중될 경우, 현재 시스템 내에서 수익성 유지를 목표로 하게 되어 근본적인 시스템 변화에는 소홀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이익을 우선시할 경우,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세대 간 인식 변화도 ESG 수요를 견인하는 중요한 요소로 언급됐습니다. 랭글리는 “우리는 모든 세대에서 ESG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하며, 소비자와 시민들의 요구가 시장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기들이 지속가능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오아누 교수는 좌초 자산(stranded assets) 개념을 넘어, 저평가된 지속가능 기술과 같은 ‘과소평가된 자산’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자산들이 현재 시스템에서는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지만, 시스템이 변화할 경우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정치적 현실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스스로를 판단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하며, 환경적·사회적 도전이 기업과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직시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