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2부 회의(INC-5.2)가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종료됐습니다.
유엔환경총회(UNEA) 결의안 5/14에 따라 구성된 이번 회의는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법적 구속력을 지닌 국제 협약 도출을 목표로 했으나, 플라스틱 생산, 재정 메커니즘, 제품 규제 등 주요 의제에서 국가 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회의는 15일 오전에 돌연 종료됐으며, 향후 협상 일정과 방식, 기존 초안의 활용 여부 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INC-5.2 회의서 생산·재정·제품 규제 등 주요 의제 이견…향후 협상 일정 불투명
INC-5.2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 협약 초안을 마련하기 위한 다섯 번째 회의이자 두 번째 재개 회의로, 지난 15일 새벽 제네바 유엔 본부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잉거 안데르센 사무총장은 개회 연설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영원히 종식시키는 길을 열자”고 역설했지만, 회의는 결국 구체적인 합의 없이 끝났습니다.
협상은 접촉 그룹, 비공식 회의, 양자 회담 등 다양한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텍스트 작업 범위도 점차 확대됐습니다. 한 공동의장은 이를 “크리스마스트리처럼 괄호로 가득 찬 텍스트”라고 표현하며 복잡성을 지적했습니다.
회의 중반에 열린 평가 세션에서 일부 대표단은 교차 이슈를 통합적으로 다루자고 제안했으나, 이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후반부에는 소수 국가들이 플라스틱 생산, 재정, 제품, 의사결정 등 패키지를 집중 논의했으나, 그 결과는 최종 수정 텍스트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일본은 폐회 전체 회의에서 이러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실질적인 쟁점에서도 큰 진전은 없었습니다. UNEA 결의안 5/14는 플라스틱의 전체 생애주기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접근을 명시했지만, 일부 국가는 생산 부문을 협약 범위에서 제외하려 했고, 다른 국가는 이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립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한 대표는 “플라스틱 생산 수도꼭지가 계속 열려 있는 동안 바닥을 닦는 것은 소용이 없다”고 비유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재정 메커니즘을 둘러싼 논의에서도 입장차가 뚜렷했습니다. 선진국 측은 기존 기금 활용과 자발적 기여 방식을 선호한 반면, 개발도상국은 별도의 전용 기금과 정기적 기여를 요구했습니다. 협상은 비교적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고, GEF(Global Environment Facility)와 신규 메커니즘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옵션도 거론됐습니다. 그러나 일부 개발도상국은 플라스틱 산업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공여국으로 분류되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플라스틱 제품 및 유해 화학물질 관련 논의는 주로 비공식 회의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국가별 조치의 필요성에 일정 수준의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자발성 여부와 유해 화학물질 포함 여부를 두고는 큰 의견차가 존재했습니다. 특히 의장이 제안한 초기 타협 텍스트에서 유해 화학물질 관련 표현이 삭제되자, 다수 국가들이 이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회의 종료 시점까지도 협약 텍스트는 채택되지 못했으며, 대표단들은 부산(2024년 12월 1일), 8월 13일, 15일 등 서로 다른 네 가지 버전의 초안을 들고 혼란 속에 회의를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 전체 회의에서는 어떤 텍스트를 기반으로 향후 협상을 이어갈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했습니다. 향후 협상 일정, 방식, 의장직 유지 여부 등 모든 사안이 불확실한 가운데, 일부는 INC-5.3 회의를 통해 논의를 재개하자고 제안했고, 다른 일부는 UN 총회 등 새로운 포럼에서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 협약의 미래는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