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국제 협약의 최종 협상을 논의하는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2부 회의(INC-5.2)가 공식 개막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8월 14일까지 열리며, 전 세계 184개국에서 모인 3,700명 이상의 대표단과 619개 이상의 참관 단체가 참석하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의 목적은 해양을 포함한 전 지구적 환경에서의 플라스틱 오염을 규제할 법적 구속력을 가진 국제 협약의 문안을 최종 확정하는 데 있습니다. 이 협약은 향후 외교 회의에서 공식 채택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제네바 회의는 지난해 11~12월 부산에서 열린 INC-5 회의에서 협약 문안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소집됐습니다.
플라스틱 협약 협상은 2022년 3월, 유엔환경총회에서 175개국이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구속력 있는 국제 협약을 체결하기로 결의하면서 시작됐습니다.
플라스틱 ‘생산 감축 vs 폐기물 관리’…국제협약 협상서 입장 대립 중
현재 협상 테이블에서는 플라스틱 오염 해결 방식에 대한 국가 간 입장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약 100개국은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이는 법적 구속력 있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플리머스 대학교의 해양생물학자 리처드 톰슨 교수는 미세플라스틱 연구 공로로 2025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렸으며, 그는 “이 문제는 단순히 폐기물을 관리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공급망 전반에 걸친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며, 사회적으로 꼭 필요하지 않은 플라스틱부터 생산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이란·러시아 등 석유 및 가스 수출국들은 중국의 지지를 받아 협약의 범위를 폐기물 관리와 재활용 중심으로 한정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톰슨 교수는 “일부 국가는 플라스틱 생산을 줄일 경우 발생할 재정적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며, “석유와 가스는 플라스틱의 주요 원료이기 때문에, 이를 많이 수출하거나 플라스틱 제품 생산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협약의 경제적 영향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매년 약 4억 6천만 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되며, 이 중 81%는 단 1년 안에 폐기물로 전환됩니다. 그러나 이 폐기물의 9%만이 재활용되고, 20%는 소각, 20% 이상은 자연에 방치되며, 나머지 절반 가까이는 매립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잉거 안데르센 사무총장은 “플라스틱 오염은 이미 자연과 해양은 물론, 인간의 몸속에도 침투해 있다”며, “이대로 가면 지구 환경, 경제, 인류 건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이러한 미래는 피할 수 있다”며, “우리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협약 문안에 대한 합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톰슨 교수는 야심찬 조약이 “플라스틱의 전체 수명 주기를 포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플라스틱 생산에 사용되는 1만 6천여 개의 화학물질 중 4천여 개가 잠재적으로 유해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한 “플라스틱 제품의 설계 단계부터 재사용성과 내구성, 미세플라스틱 저감, 순환 경제 내 재활용 가능성까지 고려한 지속가능성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INC 의장 루이스 바야스 발디비에소는 개회 연설에서 “우리는 오늘, 국제적 책무를 이행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단순한 외교의 장이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고 인류의 건강을 지키며, 지속 가능한 경제를 실현하고, 무엇보다 플라스틱 오염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들과의 연대를 실천하는 기회”라고 역설했습니다.
이번 INC-5.2 회의는 향후 외교 회의에서 공식 채택될 협약 문안의 최종 확정을 위한 마지막 단계로,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