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열린 ‘런던 기후 주간’이 700개 이상의 이벤트와 4만 5천 명 이상의 참가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막을 올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기후 대응 논의의 중심이 미국에서 유럽과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무대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지속가능 금융의 글로벌 허브로서 런던의 위상이 다시 한번 부각되었습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 정책 후퇴와 일부 국가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로 인해 뉴욕 기후 주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기후 대응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부상하는 런던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런던 기후 주간은 도시 전역에서 700개가 넘는 행사가 열리고, 총 4만 5천 명 이상이 참여하며 사상 최대 규모로 열렸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기후 대응의 글로벌 중심축이 미국에서 유럽과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투자자들은 미국 외 지역, 특히 유럽과 아시아에서의 기회를 적극 모색했으며, 많은 기후 관련 기업 경영진들은 매년 9월 열리는 뉴욕 기후 주간 참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런던 시티의 정책 의장 크리스 헤이워드는 “지정학적 상황 속에서 자본이 어디로 흐를지를 고려할 때, 런던은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하며, 지속가능 금융의 허브로서 런던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행사의 주요 무대는 영국의 주요 금융기관들이 밀집한 런던 시티였는데, 에너지 전환을 경제적 기회로 삼으려는 런던의 구체적인 의지를 반영합니다.
이 같은 흐름은 데이터로도 확인됩니다.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와 베인앤컴퍼니가 공동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75%가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 더 큰 관심을 보였으며, 50%는 미국 내 기후 투자에 대한 흥미가 줄었다고 답했습니다. 이로서 미국 내 정책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전략 수정과 투자처 다변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미국 내 기업들도 여전히 배출량을 줄이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몇몇 기업 리더들은 이를 공개적으로 논의할 경우 정부의 주목이나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WBCSD의 회장 피터 바커는 “기업들은 탈탄소화 여정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위치에 따라 공개적으로 논의할 의지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뉴욕 기후 주간 참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후 분야 지속가능성 임원들과의 비공식 대화에 따르면, 많은 이들이 뉴욕 행사 불참을 고려했으나, 대부분은 규모를 축소한 형태로나마 결국 참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공식 석상에서 발언을 꺼리는 분위기가 두드러졌으며, 익명을 요구하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반면, 런던 기후 주간 기간 중에는 영국 정부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에너지 장관 에드 밀리밴드는 영국이 “청정 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해야 하며, “화석연료 시장의 롤러코스터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파리협정 탈퇴와 환경 기준 완화, 친환경 기술 지원 축소 등을 추진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는 뚜렷이 대비됩니다.
유엔 원주민 대표이자 기후 전문가인 힌두 우마루 이브라힘은 “런던에서는 어떤 정부와도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자선가와 민간 투자자들 또한 정치적 표적이 되거나 사업에 타격을 입을 걱정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뉴욕 기후 주간 참석과 관련해 주요 우려 중 하나는 개발도상국 시민사회 대표자들의 미국 입국 가능성입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콩고 공화국, 소말리아, 차드 등 일부 국가 출신 여행자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으며, 외교 여권을 소지한 경우에도 입국이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뉴욕 기후 주간을 운영하는 클라이밋 그룹의 CEO 헬렌 클락슨은 “일부 국가 참가자들의 참석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고 전하면서도, “많은 기업과 정부, 시민사회가 참석을 준비하고 있으며, 뉴욕은 여전히 매우 적극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뉴욕 기후 주간은 예년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릴 COP30을 앞둔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