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첫 원전 파트너 발표

110억 달러 규모, 러시아는 올여름 계약…중국과는 협상 진행 중

카자흐스탄 정부가 자국 최초의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위해 러시아 로사톰(Rosatom)과 중국 국영원자력공사(CNNC)를 파트너로 선정했습니다.

카자흐스탄 원자력 에너지 기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이 같은 결정을 공식 발표했으며, 러시아와는 올여름 첫 계약이 체결될 예정입니다. 반면 중국과의 계약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선정은 에너지 안보와 탄소 배출 감축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서 외교적 균형을 유지하려는 카자흐스탄의 정책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에너지 안보와 지정학적 균형을 추구하는 카자흐스탄의 원전 전략

카자흐스탄 원자력 에너지 기관은 러시아와 중국 양국의 제안이 자금 조달, 핵연료 주기 전환, 인력 교육, 설계, 건설, 사용후 핵연료 처리 및 재처리 등 전 주기에 걸친 독립적인 서비스 제공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습니다.

러시아 로사톰이 건설할 발전소는 VVER-1200 모델로, 남부 발하쉬 호수 인근 울켄 마을에 들어설 예정입니다. 이 원자로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이미 가동 중이며, 터키·이집트·중국·방글라데시·헝가리 등지에서도 건설이 진행 중입니다.

로사톰의 CEO 알렉세이 리하체프는 “세계에서 가장 진보되고 효율적인 설계를 기반으로 한 발전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중국 CNNC가 맡게 될 두 번째 원전 프로젝트는 아직 세부 사항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계약 체결 일정, 건설 지역, 원자로 모델 등 핵심 정보는 미정입니다.

알마사담 사트칼리예프 카자흐스탄 원자력 에너지 기관장은 “중국은 필요한 모든 기술과 완전한 산업 기반을 갖췄으며, 우리의 다음 우선순위는 중국과의 협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비용 측면에서도 양국의 제안은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러시아는 카자흐스탄에 우대 조건의 수출 자금을 제공할 예정이며, 일반적으로 로사톰이 해외 원전 수출 시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금융 방식입니다. 중국은 1.2기가와트(GW)급 원자로를 약 28억 달러(약 3조 8,000억 원)로 건설할 수 있으며, 5년 내 완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체 사업 총비용은 약 110억 달러(약 15조 원)으로 중국의 경제성은 카자흐스탄 정부의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번 원전 발주는 단순한 에너지 인프라 건설을 넘어, 카자흐스탄의 외교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핵 안보 전문가 다우렌 아벤은 “10년 전만 해도 러시아가 자연스러운 파트너였겠지만, 2014년 크림반도 합병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정치적 고려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중국과는 더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아스타나를 방문했을 당시, 토카예프 대통령은 그의 생일을 축하하며 양국 관계가 “황금기에 접어들었다”고 표현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체 에너지의 약 70%를 석탄 화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겨울철 정전이 빈번한 현실 속에서, 토카예프 대통령은 2022년 “원자력 없이는 카자흐스탄이 전체 경제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같은 해 10월 실시된 국민투표에서는 약 70%의 유권자가 원자력 발전 도입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1999년 소련 시절의 BN-350 원자로 폐쇄 이후 26년 만에 추진되는 원자력 발전 복귀 사례로, 카자흐스탄의 에너지 구조를 탈석탄화하고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서 한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가 후보국으로 참여했지만, 프랑스전력공사(EDF)는 로사톰 또는 중국과의 공동 사업이 어려운 외교적 제약으로 인해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습니다.

카자흐스탄은 현재 공식적으로 세 개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을 발표한 상태이며, 세 번째 발전소의 파트너 선정은 아직 유동적인 상황입니다. 중국은 현재 카자흐스탄의 최대 무역 및 경제 파트너이며, 러시아는 오랜 지역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핵 외교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편 로사톰은 최근 우즈베키스탄과 신규 원자로 건설 협정을 체결했으며, 키르기스스탄과도 첫 원전 건설을 논의 중입니다.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쓰기

관련 기사

그린비즈

런던 기후 주간, 기후 대응 중심축이 바뀌고 있다

그린비즈, 정책

세계은행, 원자력 발전 금융 지원 금지 해제

그린비즈, 정책

AI 시대, 다시 부는 원자력 바람…트럼프, 군·데이터센터에 원자로 배치 명령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