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슈로퍼 전 메타(Meta) CTO이자 기후 테크 전문 벤처캐피탈 ‘기가스케일 캐피탈(Gigascale Capital)’의 창업자가 블룸버그 팟캐스트 ‘제로(Zero)’에 출연해, AI의 폭발적인 성장이 에너지 접근성을 기업 이사회 차원의 주요 의제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흐름이 저탄소 에너지의 생산·저장·분배 기술에 대한 혁신을 앞당기고, AI가 물리적 생산 과정의 속도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AI 시대의 에너지 딜레마… 기업 경쟁력의 새로운 핵심 요소로 급부상
지난 25일(현지시간) 방송된 블룸버그 팟캐스트 ‘제로(Zero)’에서 슈로퍼는 AI 산업의 급격한 확장이 기존 전력 인프라의 한계를 드러내며, 새로운 에너지 기술에 대한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에너지 접근성이 4년 전만 해도 전혀 논의조차 않던 주제가 이제는 이사회 수준의 대화 의제가 되었다”며, AI 산업의 부상이 에너지 확보를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슈로퍼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메타의 CTO로 재직하며, 전 세계 17개 지역에 걸쳐 1,000만 평방피트(약 28만 평) 이상의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오큘러스(Oculus) 가상현실 헤드셋의 통합을 이끌었습니다. 이후 2023년에는 기후 기술에 특화된 벤처캐피탈 ‘기가스케일 캐피탈’을 설립해, 녹색 철강·핵융합·소의 트림에서 나오는 메탄을 줄이는 백신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의 투자 전략은 탄소 저감 효과와 실현 가능성, 기술적 차별성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는 최근 벤처캐피탈 시장 전반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기후 기술 분야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우수한 창업자와 명확한 시장 우위를 지닌 제품을 보유한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그는 “AI와 배터리 기술처럼 지수적으로 비용이 하락하는 분야는 기업의 경쟁력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린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기술 진보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구조적인 성장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에너지 혁신과 관련해 슈로퍼는 두 가지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첫째는 저탄소 에너지를 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생산·저장·분배하는 기술로, 핵융합·지열·차세대 배터리 저장 기술 등이 포함됩니다. 둘째는 AI를 활용해 아이디어에서 실제 생산까지의 속도를 높이고 반복 주기를 줄이는 기술입니다. 그는 이를 “원자 가속(acceleration of atoms)”이라고 표현하며, AI가 물리적 세계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새로운 응용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슈로퍼는 미국이 여전히 혁신의 중심지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최근 미국 내 과학 연구 예산 삭감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는 “실험실의 과학적 발견이 상용화되어 1억 달러(약 1,350억 원) 규모로 확대되기까지 평균 10~20년이 걸린다”며, 기초 과학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장기적인 기술 혁신의 핵심 토대라고 설명했습니다.
자선 활동에도 적극적인 그는 ‘Additional Ventures’라는 비영리 단체를 통해 생물의학 및 기후과학 분야의 초기 연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양 알칼리도 향상(ocean alkalinity enhancement)과 같은 탄소 제거 경로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데,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의 과학적 기반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슈로퍼는 기술이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왔다고 강조하며, 제로섬 게임처럼 보이는 사회 문제들 또한 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는 아이디어보다 먼저 에너지가 부족해질 것”이라며, AI 시대의 문을 열 핵심 열쇠는 에너지 혁신에 달려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