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프라이즈·프런티어 펀드가 주목한 기후테크 스타트업 캡츄라…“해양 기반 탄소제거 통해 기후대응”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바다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CO2)를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17일(현지시각) 밝혔습니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에너지 앤 인바이런멘털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MIT 연구진이 바다에 주목한 이유, 바로 바다가 지구상에서 가장 큰 CO2 저장소이기 때문입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인류가 대기로 뿜은 CO2의 30~40%는 바다가 흡수합니다. 이는 숲보다 높은 비율입니다.

바닷물 속 CO2 농도가 공기 중*보다 100배 높단 것도 이점입니다. MIT 연구진은 “공기 중에서 CO2를 포집하려면 CO2를 농축해야 한다”며 “하지만 바다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직접공기포집(DAC) 플랜트보다 비용과 효율성이 모두 뛰어나단 것입니다.

물론 과거 여러 연구진이 바다에서 CO2를 포집하는데 성공했으나, 여러 단점으로 인해 상용화에는 실패했습니다. 육지와 마찬가지로 해양 내 탄소포집을 위해서는 여러 화학물질과 에너지 공급이 지속적으로 필요했고, 이를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MIT 연구진은 앞서 방법 중 어느 것도 사용하지 않고 더 훨씬 적은 에너지를 사용해 바닷물 속 CO2를 포집하는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MIT가 주목한 해양 기반 탄소제거, 일찌감치 美서 실험 중인 00 스타트업! 🥼

이는 MIT 연구진이 바닷물에 양성자(Proton)를 방출하는 기술을 고안한 덕분입니다. 이를 위해 ‘활성 전극’이 사용됩니다.

반응성 전자(-)는 양성자(+) 방출에 사용되고, 양성자는 해수에 용해된 CO2 방출을 유도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이 과정은 순환됩니다. MIT 연구진은 2년 안에 탄소제거(CDR) 제거 기능을 갖춘 실제 장치를 만들어 바다에서 시험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MIT보다 일찌감치 바다의 CO2 포집 능력에 주목한 기업이 있습니다.

*ppm 기준

 

▲ 미국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 케르크호프 해양연구소에 설치된 캡츄라의 기술 입증 장치 모습. 지난해 7월 설치된 이 장치는 연간 1톤가량의 CO2를 제거할 수 있다. ©Captura

캡츄라 “해양 탄소제거 기술 실증 실험 중…‘투석’과 비슷해” 🤔

미국 기후테크 스타트업 캡츄라(Captura)는 일찌감치 해양 기반의 탄소제거 기술에 관심을 가진 곳 중 하나입니다.

캡츄라는 이미 미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에서 해양 탄소제거 기술의 실증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캡츄라가 만든 장치는 해양에서 연간 1톤가량의 CO2를 제거할 수 있고, 이를 입증하기 위한 센서와 장비가 부착돼 있습니다.

캡츄라의 기술 자체는 앞서 본 MIT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기투석(Electrodialysis)’이란 이름이 붙은 이 기술은 먼저 해양 내 플랜트가 해수를 끌어올립니다. 이후 전기투석 기술을 사용해 해수를 ▲소금 ▲물(산성수와 알카리수로 각각 분리)로 분해합니다.

산성수의 경우 화학적 촉매를 통해 CO2만 따로 포집합니다. 액화가스추출법을 사용해 CO2 포집을 가속화하는데요. 포집된 CO2는 지하 깊은 곳에 저장하거나,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캡츄라는 밝혔습니다.

CO2가 추출된 알칼리수는 다시 바다로 배출됩니다. 배출된 해수는 다시 CO2를 포집하며, 이 과정이 계속 반복합니다. 캡츄라는 전 공정에서 재생에너지가 사용됐단 점을 강조합니다.

실증 실험 결과, 해수 속 CO2의 약 95%가 제거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캡츄라는 이 기술을 ‘투석’에 비유합니다. 투석은 인체 혈액을 일부를 밖으로 빼내어 노폐물을 거른 뒤 다시 혈액을 몸 안에 넣는 치료법입니다. 투석과 마찬가지로 해수 속 농축된 CO2만 포집한 뒤 다시 알칼리성 해수를 다시 방류한단 것.

 

▲ 캡츄라의 ‘전기투석’ 기술이 적용된 ‘직접해양포집(DOC)’ 전 공정의 모습. ©Captura

美 칼텍서 분사한 캡츄라 “직접해양포집으로 기후대응·해양산성화 해결” 🌊

캡츄라는 이 기술이 널리 보급되면 기후변화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DAC와 달리 화학물질이 필요하지 않고, 부산물도 없습니다. DAC와 비교해 투입된 에너지가 적을 뿐더러, 무엇보다 해양산성화를 완화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는 알칼리성을 띈 해수가 지속적으로 방류될 경우 인근 해역의 산성도(pH)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하면 탄산칼슘으로 이뤄진 산호·조개·갑각류 등을 살리고, 해양생태계의 바탕을 형성하는 플랑크톤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최근 캡츄라는 해양학자도 고용한 상태입니다.

캡츄라는 전 공정을 ‘직접해양포집(DOC·Direct Ocean Capture)’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해당 기술은 미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응용물리학·재료과학부의 해리 애트워터 교수와 첸 시안 교수가 개발했습니다.

2021년 말, 두 교수는 해양 탄소제거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캡츄라를 설립합니다. 지난해 4월, 캡츄라는 회사 최고경영자(CEO)로 스티브 올드햄을 채용했습니다. 올드햄 CEO는 캐나다 DAC 스타트업 카본엔지니어링의 전 CEO입니다.

올드햄 CEO는 캡츄라의 기술력이 석유·천연가스 시추·저장시설과 해수담수화시설 등 기존 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단 점을 강조합니다. 확장성 면에서 비용효율적이란 뜻인데요.

올드햄 CEO는 “캡츄라가 사용하는 것은 바닷물과 전기뿐이므로 에너지와 운영비 모두 낮다”며 “(시스템이 구축될 시) CO2 포집 1톤당 100달러(약 13만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 캡츄라는 300여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한 ‘X프라이즈 카본 리무버’ 대회의 중간 우승팀 15곳 중 1곳이었다. ©XPRIZE Carbon Removal

X프라이즈·프런티어 펀드가 주목한 캡츄라, “158억 규모 투자 유치 성공” 💰

캡츄라는 여러모로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생 기후테크 스타트업 중 하나입니다.

같은해 12월, 탄소제거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프런티어펀드(Frontier Fund)는 세계 탄소제거 프로젝트에 1,100만 달러(약 144억원)를 투자했습니다. 프런티어펀드는 세계 9개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했는데, 이중 한 곳이 캡츄라였습니다.

당시 프런티어펀드는 캡츄라를 포함한 7개 기업에게 7,011톤의 탄소배출권을 사전 구매했습니다.

캡츄라 측은 “프런티어펀드와 50만 달러(약 6억 5,900만원) 규모의 배출권 사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프런티어펀드는 기술 목표를 추가 달성한 기업에게 750만 달러(약 98억원)의 탄소배출권을 추가 구매하기로 약속했습니다.

 

▲ 캡츄라 공동설립자인 미 캘리포니아공대(칼텍)의 첸 시안 교수와 해리 에트워터 교수의 모습(왼), 두 사람의 주도 아래 설치된 캡츄라의 기술 입증 장치(오)는 지난해 7월부터 미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 케르크호프 해양연구소에서 실험 중이다. ©Captura

한편, 올해 1월 캡츄라는 1,200만 달러(약 158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습니다. 해당 투자는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Equinor) 산하 벤처캐피털(VC)이 주도했습니다. 이 VC는 탄소중립을 가능하게 할 기업을 찾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이들 투자를 바탕으로 현재 캡츄라는 기술 입증 장치보다 더 큰 CO2 용량을 제거할 수 있는 상업용 장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올드햄 CEO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에너지 사용 효울화 및 최적화 등 기술 개선을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향후 2년 안에 첫 상업용 플랜트를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클라임웍스, 카본엔지니어링? 경쟁자 아냐! 🏆
클라임웍스·카본엔지니어링 같은 DAC 기업들이 캡츄라의 경쟁자가 아니라고 올드햄 CEO는 강조합니다. 올드햄 CEO는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솔루션이 필요하다”며 “(육상과 해양 기반의) 탄소제거 솔루션을 현실로 가져와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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