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2℃ 임박…“기록적 폭염은 일상이 된다”

WMO “향후 5년 내 1년 이상 1.5℃ 넘을 확률 86%

세계기상기구(WMO)와 영국기상청은 향후 5년간 치명적인 극한 기후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28일(현지 시각)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중 최소 1년은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할 가능성이 80%에 달합니다. 10년 전 설정된 국제 기온 임계치를 초과할 가능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전망은 10개 국제 연구기관의 200개 이상 시뮬레이션 결과를 종합한 것으로, 2025~2029년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2~1.9℃ 높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특히 86% 확률로 최소 1년은 1.5℃를 넘고, 70% 확률로 5년 평균도 이 기준을 초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코넬대학교 기후 과학자 나탈리 마호왈드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은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더 강한 허리케인, 더 심한 강수, 가뭄 등 극한 기상 현상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로 인해 더 많은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지표면 부근 온도의 앙상블 평균 전망(앙상블 평균은 여러 개의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를 평균내어 예측의 신뢰도를 높이는 기법) ©WMO

 

2℃ 임박…지구, 임계점 향해 치닫는다

이번 예측에서는 처음으로 2030년 이전에 연간 기온이 파리협정 목표인 1.5℃를 넘어 2℃에 도달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영국기상청의 아담 스케이프와 레온 허먼슨은 이 전망을 “충격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2024년은 산업화 이전 대비 1.5℃ 높은 첫 해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파리협정은 20년 평균 기준이므로 아직 공식 초과는 아닙니다. 과거 10년과 향후 10년을 종합하면, 현재 지구는 1800년대 중반보다 약 1.4℃ 더 따뜻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WMO 부사무총장 코 배럿은 “우리는 사상 가장 더운 10년을 막 지나왔으며, 이번 보고서는 가까운 미래에도 기후 안정의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는 경제, 일상, 생태계 전반에 점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WMO는 2015~2034년 20년 평균 온난화 수준이 1.44℃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북극은 전 지구 평균보다 3.5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11~3월) 북극 기온은 최근 30년 평균(1991~2020) 대비 2.4℃ 상승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로 인해 베링해, 바렌츠해, 오호츠크해의 해빙은 더욱 줄어들고, 해수면 상승도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WMO 기후 서비스 책임자 크리스 휴잇은 “북극 얼음의 급속한 소실은 해수면 상승을 더 빠르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제는 일상된 이상기후…기온 0.1℃마다 재난 가속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요한 록스트롬 소장은 “기후변화로 지구 온도가 0.1℃씩 오를 때마다 폭염, 가뭄, 홍수, 산불, 허리케인 등 극심한 기상 현상이 더욱 자주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국기상청이 예측한 2025~2029년 5~9월 강수 패턴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헬 지역, 북유럽, 알래스카, 북시베리아는 평년보다 습해지고, 아마존은 건조해질 전망입니다. 남아시아는 2023년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더 습한 경향이 지속됩니다.

한반도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동아시아 몬순 변화와 북극 온난화의 영향을 받아 여름철 집중호우가 늘고, 겨울철 이상고온 현상도 자주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기상청 리처드 베츠 책임자는 “향후 5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상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로 인해 더 많은 사람이 심각한 폭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지구 온도는 엘니뇨와 같은 자연 현상에 따라 일시적으로 오르내리지만, 최근에는 상승 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고 계속 누적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스탠퍼드대 기후과학자 롭 잭슨은 “기록적인 기온이 곧 일상의 기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기후가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새로운 체계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1.5℃를 넘을 확률을 1%로 봤지만, 그 예측은 지난해 현실이 되었고, 이번 2℃ 가능성 경고에도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COP30 앞둔 경고…1.5℃ 넘기면 되돌릴 수 없다

올해 유엔 기후변화 회의(COP30)에서는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각국의 업데이트된 기후 행동 계획(국가결정기여·NDC)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지구 평균 기온이 1.5℃를 초과할 경우, 기후 변화의 영향과 극한 기상이 훨씬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해왔습니다. 불과 0.1℃의 추가 상승도 치명적 폭염, 집중호우, 가뭄, 빙상 붕괴, 해수면 상승을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WMO 배럿 부사무총장은 “기후 모니터링과 예측은 정책결정자에게 필요한 과학적 도구와 정보를 제공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되돌리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줍니다. 10개 국제 연구기관이 수행한 200여 개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는 인류가 직면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킵니다.

기후 대응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는 COP30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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