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거대 해류 둔화, 미국 동북부 해안 홍수 위험 증폭시킨다

AMOC 약화로 미국 동북부 홍수 최대 50% 증가... 기후변화 영향 넘어선 심각한 위험 신호

미국 대서양 북동부 해안에서 반복되는 해안 홍수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뿐 아니라, 대서양 자오면 순환(AMOC)의 약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번 분석은 AMOC가 단순한 해류 이상으로, 지역 해수면과 극값 예측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후 요인임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AMOC의 기능 저하가 단순한 기후 변화 차원을 넘어 실제 지역적 재난 위험을 증폭시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연구진은 AMOC가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AMOC는 열, 염분, 담수 등을 해양 전역에 운반하며, 지구 기후, 기상 패턴, 해수면 높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 역할을 합니다. 연구팀은 조석 관측 장비의 장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복합 해양 순환 모델을 적용해, 이 시스템의 약화가 지난 수십 년간 미국 동북부 홍수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정밀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2005년부터 2022년 사이 이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 사태의 최대 50%가 AMOC 약화의 결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구체적으로는 AMOC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연간 최대 8일의 홍수일을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수면 등락 패턴, AMOC 강도 변화와 밀접한 연관

미국 동북부 해안은 해수면 상승의 ‘핫스팟’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동안 기후변화에 따른 열팽창과 빙하 용해가 주원인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AMOC의 변화가 장기적 해수면 변동성과 홍수 발생에 깊이 얽혀 있음을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20세기 초부터 최근까지 해수면 변화 패턴을 분석한 결과, 미국 동북부 해안의 해수면이 장기적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1920년 이전, 1945~1980년, 2005년 이후 세 시기에 걸쳐 미국 동북부 해안 해수면은 높았던 반면, 1920~1940년 및 1975~2005년 사이에는 낮은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수십 년 단위의 등락 패턴은 AMOC의 강도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습니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AMOC가 약해질 때 해수면이 상승하고, AMOC가 강해질 때 해수면이 하락하는 반비례 관계를 보였습니다. 실제로 AMOC 지수와 조위 관측소 해수면 사이의 상관계수는 -0.73로, 두 요소 간에 매우 강한 반비례 관계 연결되어 있었습니.

연구에 참여한 GFDL의 리핑 장 박사는 “AMOC가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그것이 해안 홍수 빈도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정량적으로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류, 즉 AMOC의 흐름을 시각화한 모습 ©NASA

 

AMOC 약화, 해안 지역 사회에 실질적 위협으로 부상

이번 연구는 단순한 상관관계를 넘어, 실제 영향 메커니즘까지 추적했습니다. 강한 AMOC는 일반적으로 북대서양 서부 경계를 따라 흐르는 고밀도 심해수와 연결되며, 이는 해수면을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합니다.

반면, AMOC가 약화되면 저염분·고온의 물이 부피를 더 많이 차지하게 되어 해수면 상승이 유도되며, 동시에 멕시코 만류의 흐름이 느려져 연안 대륙붕 쪽으로 해류가 역류하게 됩니다. 이중 작용은 해안선 인근의 해수면을 더욱 높이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연구진이 사용한 모델은 향후 북동부 해안의 홍수 빈도를 최대 3년 전까지 예측할 수 있어 홍수 사태를 대비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리핑 장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기후가 따뜻해짐에 따라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수치 변화가 아니라 해안 환경과 지역 사회에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해안 홍수는 물리적 환경뿐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인프라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AMOC의 변화는 단기적인 홍수 위험을 넘어, 장기적인 기후 시스템 불안정성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다수의 기후 모델은 북극 해빙과 바닷물 담수화가 AMOC의 열-염분 균형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어, 수십 년 내 AMOC가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해수면 상승뿐 아니라, 북반구 기후 시스템 전반에 걸쳐 파국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물론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기후 모델에 의존하고 있어 실제 결과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향후 기후 변화가 지속될 경우, 미국 동북부 해안 지역 사회가 직면할 홍수 위험을 이해하고 대비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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