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양국의 90일 관세 유예 협상이 타결되면서 수출입 물류에 큰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로 고율 관세 부담이 일부 완화되자,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타격을 입었던 미국 수입업체들은 중단했던 중국 내 생산 라인을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30% 수준의 관세는 여전히 유지되지만, 기존 최고 145%에 비해 대폭 낮아진 만큼 기업들에겐 기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공급망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동시에 생산지 전환과 물류 재조정 과정에서 운송비가 상승하고 소비자 가격도 인상되는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공장 재가동과 물류 대이동
중국 내 생산기지를 둔 웰니스 제품 제조사들이 관세 유예 조치를 계기로 생산을 재개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물류 현장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CNBC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물류기업 ITS 로지스틱스의 폴 브래시어 부사장은 “고객사들이 중국에 수천 개의 컨테이너를 사전 적재해 둔 상태”라고 전하며, “이번 90일은 중국발 공급망 계획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이로 인해 향후 4~6주간 컨테이너 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관세 인하에 대한 업계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한 웰빙 제품업체 관계자는 “40년 경력 중 가격이 30% 올랐는데도 이렇게 기뻤던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일부 제조사는 가격 인상 결정을 철회하고, 생산을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유예 기간이 90일로 제한되면서 기업들은 전면적 복귀보다는 단기 대응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일부 업체는 가을·겨울 제품 라인업을 전체의 약 절반 수준인 45개 품목으로 축소하는 등 전략적 조정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물류 대란과 가격 상승 우려
보관·운송 비용 상승과 30%에 이르는 관세 부과로 인해 소비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글로벌 제조업체의 계약생산을 담당하는 기업들은 “관세가 생산원가에 반영될 경우, 최종 소비자 가격은 5~10% 오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물류 차질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제노타(Zenota) 데이터에 따르면, 4월 20일 이후 중국에서 미국 서부 해안으로 향하는 선박 운항 능력은 17% 감소했고, 같은 기간 선박 운항 취소율은 86% 급증했습니다.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물류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모든 기업이 한정된 선복(Freight Space)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물류 시장은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제노타의 피터 샌드 수석 분석가는 이러한 경쟁 격화가 해상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중국발 미국 서부항만 해상운임이 단기적으로 최대 20%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중소기업과 핵심 산업의 딜레마
소규모 업체들은 “30% 관세는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유예 기간인 90일 동안 관세 인상 전 가능한 한 많은 제품을 미국으로 들여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소 제조업체들은 현재 긴급 선적을 통해 물량 확보에 나선 상황입니다.
하지만 공급망 불안정과 재고 부족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화학유통협회의 에릭 바이어 CEO는 “5월 말 이후 현재 80~90% 수준인 창고 재고가 6월 중순이면 10% 이하로 급감할 수 있다”며,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시점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공급 공백을 경고했습니다.
특히 인산(세제·청소용품·음료 원료), 아스코르빈산(비타민 C), 탄산수소암모늄(베이킹 제품) 등 주요 소비재 화학 원료의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으며, 이와 함께 건설 산업에 사용되는 콘크리트용 화학물질 역시 심각한 공급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장기적 대응마련과 공급망 재편 중
90일이라는 제한된 유예 기간은 많은 기업들에게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특히 관세 정책의 향후 방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일부 업체들은 “90일은 너무 짧고 관세 결정이 불확실해 큰 투자를 감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전미소매연맹의 매튜 샤이 CEO는 이번 조치를 “휴일 쇼핑 시즌을 앞둔 중요한 첫 단계”라고 평가하면서도, “모든 교역국과의 장기적 무역 협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90일 관세 유예는 미국 기업들에게 단기적으로 숨통을 틔워주었지만, 장기적인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근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베트남, 인도 등 제3국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들은 단기 유예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장기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한 미국 기업 CEO는 “예측 불가능성은 기업 경영의 최대 적입니다. 90일 후를 어떻게 예측할 수 있겠습니까?”라며, 불확실성에 대한 업계의 공통된 우려를 대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