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다코타 법정서 환경단체 그린피스에 6억 달러 폭탄 판결

당초 요구액 3억 달러의 2배 넘는 6억 6,690만 달러 배상 결정

북다코타주 배심원단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다코타 액세스 파이프라인(DAPL) 건설 당시 시위를 주도한 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peace)에 대해 6억 6,690만 달러(약 9,810억 원)를 에너지 트랜스퍼(Energy Transfer)사에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는 당초 원고가 요구했던 3억 달러(약 4,400억 원) 의 두 배가 넘는 금액으로, 그린피스는 이번 판결이 미국 내 단체 운영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며 즉각 항소 계획을 밝혔습니다.

배심원단은 맨던(Mandan)의 몰튼 카운티 법원에서 이틀간의 심의 끝에 그린피스가 불법 침입, 명예훼손, 공모 혐의에 대해 유죄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이번 소송은 2016~2017년 발생한 다코타 액세스 파이프라인 반대 시위와 관련된 것으로, 당시 시위는 일부 폭력과 파괴 행위로 번지며 논란이 됐습니다.

배심원단은 그린피스 USA가 4억 400만 달러(약 5,924억 원), 그린피스 인터내셔널과 그린피스 펀드가 각각 1억 3,100만 달러(약 1,921억 원)의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린피스는 이번 판결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석유 산업 비판자들을 위축시키려는전략적 공익소송(SLAPP)‘이라고 주장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반면 에너지 트랜스퍼 측은 이번 판결이폭력적이고 불법적인 시위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표현의 자유 vs 불법 시위 책임, 뜨거운 법적 충돌 🔥

판결 직후 법원 밖에서는 양측이 표현의 자유를 두고 정반대의 입장을 펼쳤습니다.

그린피스 미국 법률고문 디파 파드마나바(Deepa Padmanabha)는 “이 판결은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평화로운 시위를 위협하는 중대한 공격”이라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또한,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의 크리스틴 캐스퍼(Kristin Casper) 법률고문은 “오늘의 패소로 석유산업에 대한 투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오는 7월 암스테르담 법정에서 에너지 트랜스퍼를 상대로 한 반협박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에너지 트랜스퍼 측 변호인 트레이 콕스(Trey Cox)는 이번 평결을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를 보호하는 강력한 결정”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는 “평화적 시위는 미국인의 권리지만,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콕스 변호사는 “그린피스가 지역적이고 소규모였던 이슈를 이용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 했다”며 배심원들에게 약 3억 4천만 달러(약 3,920억 원)에 달하는 피해 보상과 추가 징벌적 배상을 요구했습니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그린피스가 시위 과정에서 불법적인 역할을 수행했는지 여부였습니다.

에너지 트랜스퍼는 그린피스가 시위자 훈련, ‘롤링 선라이트‘라는 태양광 차량 지원, 자금 및 물품 지원 등을 통해 파이프라인 건설 지연과 회사 명예훼손을 초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그린피스는 “모든 혼란을 우리 탓으로 돌리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자신들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었고 스탠딩 록 수 부족이 주도한 시위에 국한되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전략적 공익소송(SLAPP) 여부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은 이미 유럽연합의 새로운 SLAPP 소송 방지 지침과 네덜란드 법을 기반으로 에너지 트랜스퍼를 상대로 반소를 제기한 상태입니다.

이번 판결이 대법원까지 갈 경우 표현의 자유와 기업 권리 보호 사이의 법적 경계를 재정의하는 중대한 판례로 남을 전망입니다.

 

▲ 길이 1,172마일(약 1,886km)에 이르는 다코타 액세스 파이프라인은 스탠딩 록 수 부족 보호구역의 현재 경계로부터 불과 1마일(약 1.6km) 이내의 오아헤 호수(Lake Oahe)를 가로지른다. ©nrdc.org

 

다코타 액세스 파이프라인 시위 배경

다코타 액세스 파이프라인은 1,172마일(약 1,886km) 길이의 지하 파이프라인으로, 2016년과 2017년 건설 당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으며 수천 명의 시위자들이 몇 달간 야영하며 반대했습니다.

시위자들은 스탠딩 록 수 원주민 보호구역 주변에 모여 파이프라인이 신성한 땅을 통과하고 지역 수자원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스탠딩 록 수 부족은 프로젝트 중단을 위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다른 부족 구성원들, 환경 운동가들, 유명인사들이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파이프라인은 현재 미국 일일 석유 생산량의 약 5%를 운송하고 있으며, 2017년 중반부터 가동 중입니다.

미주리강 위의 오아헤 호수(Lake Oahe) 아래를 지나는 연방 영토 구간에 대한 최종 허가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으며, 스탠딩 록 부족은 다른 소송을 통해 파이프라인 폐쇄를 계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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