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곤충 단백질 스타트업 인섹트, 파산… 공공 투자 실패 사례로 남나

곤충 단백질 혁신 기업에서 파산까지… 6억 2,500만 달러 투자에도 생존 실패

프랑스의 곤충 단백질 스타트업 인섹트(Ynsect)가 파산 절차를 신청하며 사업 일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테크 저널(The French Tech Journal)의 보도에 따르면, 인섹트는 총 6억 2,500만 달러(약 9,10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나, 생산 시설 완공을 위한 추가 자금 조달에 실패하며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접수했습니다.

인섹트는 2020년부터 프랑스 아미앵(Amiens) 지역에 45만 평방미터 규모의 산업 시설 ‘인팜(Ynfarm)’을 건설하며 곤충을 기반으로 한 대체 단백질 생산을 확대하려 했습니다.

이 시설에서는 딱정벌레를 사육해 동물 사료 및 인간용 단백질 보충제로 활용하는 제품을 제조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공장 건설 지연과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지난해 9월, 인섹트는 ‘프로세줄 드 소브가르드(procedure de sauvegarde,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으며, 당시 1억 3천만 유로(약 1,990억 원)의 추가 자금 조달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 전 진행된 첫 입찰 요청에는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고, 인섹트 측은 “회생 계획을 위한 자금 조달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며 “3월 말로 예상되는 현금 유동성 부족을 고려할 때 독립적인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인섹트는 프랑스 상업 법원에 파산 절차를 공식적으로 신청했으며, 법원이 이를 승인할 경우 인팜을 비롯한 주요 자산을 개별적으로 매각하기 위한 두 번째 입찰 절차를 개시할 예정입니다.

매각 대상 자산에는 동프랑스 소재의 소규모 시범 공장과 440개 특허도 포함됩니다.

인섹트 측은 “자산 매각 계획의 일환으로 다수의 잠재적 구매자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며 “입찰을 원하는 기업들은 데이터룸 접근을 위해 관리인에게 문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프랑스 곤충 단백질 스타트업 인섹트(Ynsect)가 파산 절차에 돌입하며 사업 일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Ynsect

 

공공 투자, 실패로 돌아가나? 🤔

인섹트의 파산 신청은 프랑스 스타트업 생태계와 공공 투자 전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프랑스 테크 저널에 따르면, 인섹트는 2011년 창립 이후 조달한 자금 중 상당 부분이 프랑스 정부의 공공 투자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번 사태는 프랑스 정부의 첨단 기술 및 산업 혁신 지원 방식에 대한 새로운 비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큽니다.

인섹트는 곤충을 활용한 대체 단백질 시장을 개척한 선구적 기업으로, 2023년에는 인간용 보충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곤충 단백질 제품에 대해 EU의 공식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 단백질 대체제는 전통적인 동물성 단백질원보다 경제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상업적 성공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특히, 인섹트의 주요 투자자인 프랑스 혁신 은행 비피프랑스(Bpifrance)의 지원 구조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프티드(Sifted)에 따르면, 비피프랑스는 약 3,000만 유로(약 458억 원)를 직접 투자했으며, 여기에 대출 보증, 벤처캐피털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보조금, 연구 지원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섹트의 성장을 도왔습니다.

2019년 2월, 인섹트는 비피프랑스의 라지 벤처(Large Venture) 펀드의 직접 투자를 포함해 1억 1,000만 유로(약 1,681억 원)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후 2020년 10월에는 추가로 6,500만 달러(약 947억 원)의 투자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비피프랑스가 지원하는 벤처캐피털(Upfront Ventures, Supernova 등)도 투자자로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인섹트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아미앵 공장의 건설 지연과 이에 따른 재정 부담이었습니다. 당초 2021년까지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 가격 급등 등 거시경제적 요인이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여기에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반대와 법적 이의 제기로 프로젝트가 수개월 지연되면서, 인섹트는 불리한 시장 환경에서 추가 자금 조달을 추진해야 했습니다.

2023년, 인섹트는 사업 구조를 조정하며 1억 7,500만 달러(약 2,549억 원)의 추가 자금을 조달하고 직원의 20%를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창업자인 앙투안 위베르(Antoine Hubert)가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COO였던 샨카르 크리슈나무르티(Shankar Krishnamoorthy)가 신임 CEO로 임명되는 등 내부 경영진 변화가 있었습니다.

현재 인섹트는 1억 유로(약 1,528억 원) 이상의 미상환 부채를 안고 있으며, 주요 채권자들은 아미앵 수직 농장과 440개 특허를 포함한 회사의 주요 물리적 자산에 대한 우선 청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프랑스 국가감사원인 라 쿠르 데 콩트(la Cour des comptes)는 2021년 보고서에서 인섹트가 비피프랑스, 방크 데 테리투아르(Banque des Territoires), ADEME(에코테크 펀드), 유럽연합 등 다양한 공공 기관으로부터 중복적인 지원을 받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공공 자금의 조정 부족으로 인해 투자 효율성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으며, 인섹트의 사례가 이를 방증하는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방식과 공공 투자 정책이 인섹트 사례를 계기로 다시 한번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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