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가 만든 커피 대란… 사상 최고가 경신, 회복까지 수년 전망

한 잔의 여유”가 사치될 수도… 커피 가격 50년 만에 최고치

아라비카 커피 선물 가격이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글로벌 커피 시장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올해 3월, 아라비카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348.55센트(약 5천 원) 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습니다.

현재는 소폭 하락했지만, 연초 대비 70% 이상 상승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요 원인은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량 급감입니다. 브라질과 베트남,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56%를 차지하는 두 나라가 극심한 가뭄과 이상 고온으로 작황이 악화되었습니다. 특히 브라질은 70년 만의 최악의 가뭄에 이어 폭우까지 겹치면서 개화기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옥슬리 수석 기후·원자재 경제학자는 “역사적으로 커피 가격은 공급이 안정되고 재고가 보충될 때만 하락하는데, 이번에는 수개월이 아닌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커피는 전 세계에서 원유 다음으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원자재입니다.

공급 불균형이 장기화되면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로 글로벌 커피 기업들은 원두 가격 인상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커피 재배 가능 지역이 수십 년 내 절반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단순한 가격 변동을 넘어서 커피 산업의 구조적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브라질, 70년 만의 최악 가뭄과 폭우로 개화기 작물 피해 🌱

지난해 8~9월, 브라질은 7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었고, 이어진 10월 폭우로 개화기 작물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 결과 브라질산 아라비카 원두의 공급이 급감했고, 커피 선물 시장에서는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덴마크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이러한 기상 이변으로 인해 커피 작물의 성장 주기가 흔들리고 있다“며,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지속적인 공급 불안정의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커피 산업의 지리적 취약성도 문제로 지목됩니다.

커피는 비교적 좁은 열대 지역에서 재배되며, 브라질, 베트남,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등 소수 국가에 생산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특히 브라질과 베트남이 글로벌 생산량의 56%를 차지하고 있어, 이 지역의 기후 변화가 전 세계 커피 시장을 뒤흔드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최근 반기 보고서에서 브라질의 2024/2025년 커피 생산량이 6,640만 포대(60kg 기준)로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이전 예상치보다 5.8% 하락한 수치로, 불규칙한 기후 패턴이 아라비카 나무의 생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카를로스 메라 농업 원자재 시장 책임자는 “브라질에서 아라비카 원두 생산이 5년 연속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커피 산업 전반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이처럼 커피는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작물 중 하나로 평가되면서, 현재의 급등세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아라비카·로부스타 가격 상승… 인스턴트 커피도 급등 💰

커피 가격 급등은 단순한 선물 시장의 변동성을 넘어 소비자 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아라비카 선물 가격이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로부스타 원두 가격 또한 지난 11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로부스타는 강하고 쓴맛이 특징으로, 주로 인스턴트 커피와 저가 브랜드에 사용되지만, 이마저도 가격이 급등하며 커피 시장 전반에 압박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대형 커피 브랜드들도 대응에 나섰습니다. 세계 최대 커피 기업인 네슬레는 원가 상승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포장 크기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네슬레 대변인은 “제조 비용 증가로 인해 커피 생산 단가가 급등했으며, 이를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대형 커피 기업들은 장기 계약과 헤지를 통해 단기적인 가격 충격을 흡수할 수 있지만, 소규모 로스터들은 훨씬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이미 인스턴트 커피와 캡슐 커피의 가격이 상승했으며, 스타벅스, 던킨 등 글로벌 브랜드에서도 음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커피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 이상 상승했으며, 인스턴트 커피는 무려 7%나 올랐습니다.

한국 역시 지난주 던킨이 커피와 도넛 가격을 평균 6% 인상하며, 원두 가격 상승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습니다.

 

이제 커피 공급 위기가 ‘뉴노멀’ 될 가능성 높아! 🌍

현재 단기적으로는 커피 가격의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대형 기업들은 장기 계약과 헤지 전략을 통해 단기적인 충격을 완화할 수 있지만, 원가 상승 압박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되는 것은 불가피한 흐름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생산국의 기후 악화가 계속된다면 향후 수년간 커피 공급 위기가 ‘뉴노멀’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아라비카 품종보다 환경 적응성이 높은 로부스타 품종의 비중이 증가할 전망이며, 이는 커피의 전반적인 맛과 품질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체 품종 연구, 기후 적응 농법 도입, 그리고 커피 업계와 정부 간 협력 체계 강화가 앞으로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커피 재배 가능 지역이 북쪽으로 이동하거나, 고지대로 확장되는 지리적 변화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커피 시장 전문가들은 이제 커피 산업이 단순한 가격 변동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에 직면했다고 평가합니다.

기후 변화라는 새로운 변수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기존의 생산-유통-소비 체계가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전세계 온실가스 감축 없이는 커피 산업의 장기적 회복이 어려울 가능성이 큽니다.

커피 한 잔의 가격이 단순한 시장 변동성을 넘어, 기후 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농업의 가치를 반영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이제 커피를 마시는 것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선택의 일부가 될 것입니다.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쓰기

관련 기사

기후·환경

미 UCLA 연구소 “지난달 LA 대형 산불, 복구비용 1,640억 달러 전망”…경제 충격 가시화

기후·환경

캘리포니아 산불에 보험시장 휘청… 구조적 위기!

기후·환경

캘리포니아 주택보험 시장 ‘산불 쇼크’…FAIR Plan 사상 최대 지원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