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뇌 속 나노플라스틱 축적량, ‘1티스푼’ 달해…“8년 새 50% 증가”

뇌 조직, 간·신장 대비 30배 ↑…치매 환자서 훨씬 더 많아

인체 내 미세플라스틱 검출 연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최근 8년 사이 뇌에 쌓인 나노플라스틱이 50%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멕시코 뉴멕시코 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현재 인간의 뇌 조직 내 나노플라스틱 농도는 그램당 4,800마이크로그램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플라스틱 티스푼 한 개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특히, 이 수치는 2016년과 비교해 약 50%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해당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됐습니다.

인체 뇌 조직에서 검출된 나노플라스틱의 양이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하며, 건강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표본 50여 건 분석 결과, 인간 뇌 0.5% 플라스틱? 🧪

이번 연구는 총 52개의 인간 뇌 조직 표본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연구를 주도한 매튜 캠펜 뉴멕시코대 교수는 “현재 우리의 뇌는 99.5%가 뇌 조직이고 나머지는 플라스틱”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뇌 조직 내 나노플라스틱 축적의 심각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뇌 조직에서 검출된 나노플라스틱 농도가 간이나 신장보다 7~30배 높게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이는 플라스틱 입자가 혈액뇌장벽(BBB)을 통과하여 뇌 조직에 선택적으로 축적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 신경독성학자 엠마 카스틸 교수는 “연구진이 발견한 미세플라스틱 양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플라스틱 축적량을 확인했다”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연구진은 나노플라스틱이 뇌에 축적되는 주요 경로로 호흡기를 지목했습니다. 카스틸 교수는 “코를 통해 흡입된 나노플라스틱이 후각 신경구를 거쳐 뇌로 직접 이동하는 경로가 존재한다”며, 다른 장기보다 뇌에서 더 높은 축적량이 발견되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나노플라스틱의 크기가 100~200나노미터에 불과하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두 개를 나란히 놓은 정도의 크기입니다. 극도로 작은 입자들은 혈액뇌장벽을 쉽게 통과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나노플라스틱은 지질(지방) 친화성을 가지며, 체내 지방 대사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캠펜 교수는 “우리가 섭취하는 지방과 함께 나노플라스틱이 체내로 유입되며, 특히 지방 함량이 높은 뇌 조직에 더 많이 축적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나노플라스틱
▲ a) 검은 화살표는 뇌 조직 안에서 발견된 나노물질로 의심되는 물질, b) 플라스틱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뇌 조직 내에 섞여 있는 모습. c) 흰색 화살표는 나노플라스틱으로 의심되는 입자. d) 뇌 조직에 축적된 고체 입자 e) 치매환자 뇌 조직에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f) 혈관벽 주변에 축적된 나노플라스틱 ©논문 공동저자 Alexander J. Nihart 외 20인

 

나노플라스틱 축적량, 치매 환자서 3~5배 높아 🧩

연구진은 치매 환자의 뇌 조직에서 정상인 대비 3~5배 많은 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플라스틱 입자는 특히 혈관벽과 면역세포 내에서 높은 농도로 발견되었습니다. 치매와 뇌 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단 의견이 나옵니다.

반면, 연령과 나노플라스틱 축적량 사이의 뚜렷한 상관관계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캠펜 교수는 “이는 인체가 일정 부분 플라스틱을 배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나이가 많을수록 축적량이 증가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간과 신장은 일부 플라스틱을 체외로 배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뇌에서는 이러한 배출이 가능한지 아직 명확하지 않음이 연구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이는 뇌 조직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농도의 플라스틱이 발견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현재의 플라스틱 생산량과 환경 오염 수준을 고려할 때, 향후 인체 내 나노플라스틱 축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환경 보건위협 심각, 연구진 “플라스틱 노출 줄여야” 🌍

나노플라스틱 문제는 현대 사회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환경보건 위협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뇌 조직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나노플라스틱 축적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시급한 대응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연간 3억 톤을 초과하며, 2023년 기준 해양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만 250만 톤에 달합니다. 이는 2005년 대비 10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현재의 플라스틱 사용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40년까지 생산량이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인체 내 나노플라스틱 축적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특히, 실내 공기에서 검출되는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실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의류, 가구, 생활용품에서 방출되는 플라스틱 입자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일상생활에서의 플라스틱 노출을 줄이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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