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스피커가 공개됐습니다.
독특한 점은 스피커에서 음식물 냄새를 풍긴단 것입니다.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각) 일본 도쿄에서 공개된 업사이클링 스피커 ‘정오(Noon)’입니다. 일본 최대 투자은행 노무라그룹의 자원순환 프로젝트 ‘머터리얼 레코드’를 통해 개발됐습니다. 이들은 ‘지구 자원이 곧 소재다’를 주제로 2022년부터 연구개발(R&D)을 착수했습니다.
업사이클링 스피커 곳곳에는 식품폐기물뿐만 아니라 청바지 원단, 건설폐기물 같은 여러 폐기물이 재활용됐습니다.
다양한 소재를 통해 소리를 전달함으로써 환경에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되도록 만들고자 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100% 재활용 재료로 만든 모듈식 스피커 ‘정오’ 📻
이 작품은 크게 6개의 스피커와 울림판, 진공관 그리고 기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각각의 스피커는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을 가져 풍부한 소리를 전달합니다. 스피커·진공관 등 구성요소 모두가 재활용 재료로 만들어졌습니다.
연구진은 각각의 구성요소가 모듈식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장소나 시기에 맞춰 원하는 대로 구성요소를 재조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모듈식 구성은 사용자별 맞춤형이 가능하고 수리·교체가 용이해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해양쓰레기부터 과자 봉지·청바지 등 다양한 폐기물 사용 🗑️
스피커 제작에는 9가지 이상의 폐기물이 사용됐습니다.
우선 해양쓰레기와 필름카메라 용기, 과자 봉지 등을 분쇄해 한데 모았습니다. 분쇄된 폐기물들은 적절한 압력과 열을 가해 평평한 판으로 가공됩니다. 사용된 소재나 입자 크기에 따라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디자인이 탄생합니다.
일본 데님공장에서 버려지는 면 같은 섬유폐기물은 굳혀서 석고 대체품으로 사용됩니다.
어떠한 접착제도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추후 분리해 물에 담그면 데님으로 다시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코르크와 양모폐기물로는 펠트 원단의 대체품을 만들었습니다.
벌집 모양 평판은 재활용 알루미늄이 사용됐습니다. 이밖에도 목재 부산물, 재활용 모래 등이 사용됐습니다.
도쿄 예술 갤러리서 공개 “음식물 냄새까지 전시회 담겨” ♻️
정오 스피커는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일본 도쿄의 한 예술 갤러리에서 전시됐습니다. 방문객들은 여러 사진과 함께 스피커를 통해 제공되는 음원을 감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방문객들은 스피커 주변에서 재활용된 식품폐기물 냄새를 맡았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못난이 농산물과 식품폐기물로 제작된 생분해 가능한 신소재가 사용됐기 때문입니다. 만든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원자재 특유의 냄새를 풍긴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이는 방문객들로 하여금 스피커의 개별 구성요소가 어디서부터 왔는지를 더 잘 각인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후각·미각 등 다양한 감각을 체험하는 방식을 ‘다중감각 전시회(Multisensory Exhibitions)’라고 부릅니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등에서 감정적 반응을 더 크게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전시 방법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편, 노무라그룹은 이번 프로젝트는 머터리얼 레코드의 첫 번째 기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향후 지속가능한 순환소재에 대한 연구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른 기업·지역과 협업해 다른 폐기물이나 생산 부산물 등을 새로운 스피커 소재로 접목해 나간다는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