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LNG 신규 수출 승인 차단 총력전…트럼프 LNG 확대 ‘찬물’ 끼얹나

미국 에너지부 “LNG 무제한 수출, 경제·안보·기후 악영향”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임기 막바지까지 신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승인을 차단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습니다.

향후 미국산 LNG 수출 증가가 미국 경제와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결론을 담은 정부 보고서를 공개한 것입니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각) 이같은 내용이 담긴 ‘미국 LNG 수출 에너지·경제·환경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에너지부는 ‘천연가스법’에 따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이 없는 국가로의 LNG 수출이 공익에 부합하는지를 결정합니다.

이번 보고서는 올해 1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LNG 수출터미널 승인을 보류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유권자를 의식해 승인 보류를 결정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신규 승인을 잠정 중단한 이후 미국에서는 17개 프로젝트가 보류된 상황입니다.

당시 에너지부는 환경영향평가(EIA)에 더해 경제성·국가안보 등 공익성 전반을 평가하는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연구 결과가 공개된 것입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2025년 1월 20일 취임 당일 신규 LNG 프로젝트 승인을 결정하겠다고 맞불을 놓은 상황입니다.

정부 부처의 공식 보고인 만큼 트럼프 차기 행정부 역시 LNG 수출 승인과 관련해 이번 보고서를 검토해야만 합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에 트럼프의 천연가스 계획에 장애물을 던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에너지부 “무제한 수출 승인 시, LNG 가격 30% ↑” 💸

에너지부는 현재의 미국 LNG 수출만으로도 향후 수십년간 전 세계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럼에도 LNG 신규 수출 승인이 계속되면 ▲경제 ▲안보 ▲기후 ▲지역사회 등 4가지 측면에서 모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입니다.

우선 수출이 증가할 경우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이 오히려 상승합니다. 수출량 증가는 국내 공급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고서는 별도 제한 없이 수출이 계속될 경우 미국 내 LNG 도매 가격이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50년경이면 가구당 연간 평균 에너지 비용이 현재보다 100달러(약 14만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에너지안보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경고가 담겼습니다. 에너지부는 LNG 수출 승인 과정에서 최종 목적지를 제한하고 있지 않은 상황을 짚었습니다.

현재 주요 수입국인 유럽은 재생에너지 중심 정책으로 LNG 수입이 점차 감소할 전망입니다. 반면, 중국이 향후 미국산 LNG 최대 수입국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은 현재 세계 최대 LNG 수입국으로 떠올랐습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무분별한 수출 증가는 에너지안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에너지부의 진단입니다.

 

▲ 미국 에너지부는 분석 결과, 지금까지 완공·승인된 LNG 수출 터미널로 인한 미국의 누적 LNG 수출 증가만으로도 전 세계 에너지 생산에서 재생에너지의 일부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리니엄

기후전문가 “LNG 수출 증가, 재생에너지 대체 우려” 📈

LNG 수출 증가가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도 주요 내용으로 담겼습니다.

최근 LNG는 전환기 연료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석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40%가량 낮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나리오 분석 결과, LNG 신규 수출 증가가 석탄이 아닌 재생에너지를 오히려 대체하는 부작용이 나올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명확한 이유는 제시되지 않았지만 비용 경쟁력과 인프라(기반시설) 부족 문제로 추정됩니다.

그 결과, 2050년까지 최대 연간 15억 톤의 온실가스 직접배출량이 추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시됐습니다. 미국 연간 이산화탄소 총배출량(약 63억 톤)의 4분의 1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더욱이 LNG의 주성분인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80배 높은 온실가스입니다. LNG 수출 증가로 메탄의 누출·방출이 증가할 우려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로버트 워런 하워스 미국 코넬대 생태·환경생물학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LNG의 위험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LNG가 전환기 연료로 작동하지 않으며, 오히려 재생에너지를 대체한다는 것을 에너지부가 분명히 밝혔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라에나 가르시아 지구의벗 에너지 캠페이너 또한 “이 연구는 트럼프의 LNG 수출 확대 계획이 소비자와 기후를 희생해서 이뤄질 것임을 확인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지역사회에 끼칠 악영향도 지적됐습니다.

에너지부는 LNG 수출 시설이 환경오염 취약 지역에 집중돼 있단 점을 꼬집었습니다. 해당 지역에서 메탄·질소산화물·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지역 내 사망률 증가가 우려된다는 것입니다.

 

최종 결정 트럼프 행정부 몫…환경단체 소송전 전망 ⚖️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보고서가 LNG 신규 수출 승인 반대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을 옹호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지금까지와 같은 LNG 수출 증가는 지속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것이 그랜홈 장관의 말입니다.

따라서 그는 “LNG 수출을 늘리면 산업계에서는 더 많은 부가 창출되겠지만 미국 소비자와 지역사회 그리고 기후 모두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단, 보고서를 근거로 바이든 정부가 LNG 수출 승인을 최종 거부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습니다. 에너지부는 절차에 따라 보고서에 대한 60일간 의견수렴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는 약 한달 뒤인 1월 20일 종료됩니다.

그랜홈 장관 역시 “LNG 수출에 대한 결정은 미래 행정부에서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승인은 사실에 근거해 검토돼야 한다”며 이번 보고서가 트럼프 행정부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현지 환경단체들이 정부 보고서를 근거로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신규 수출 승인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산업계 강력 반발 “트럼프 행정부와 문제 바로 잡겠다” 📢

보고서 발표 이후 산업계는 크게 반발했습니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성명을 통해 “보고서가 의심스러운 방법론에 의존했고 미국산 LNG의 이점을 축소하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혹평했습니다. 해당 보고서를 철저히 검토하겠단 입장입니다.

캐런 하버트 미국가스협회(AGA)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또한 “이번 보고서는 그들(바이든 정부)의 중대한 정책 오류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는 내년 2월 중순까지 진행되는 의견수렴 동안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해 “이 연구의 명백한 문제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인수팀은 이번 보고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거부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을 다시 에너지 강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캐롤라인 리빗 트럼프 당선인 대변인은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공약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며 “여기에는 에너지비용 절감도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LNG 수출 승인 재개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의지를 우회적으로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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