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택시 선도 기업 독일 ‘릴리움’ 파산 후 나스닥 상장폐지

아이스버그 리서치, 회사 기술 사기극 주장…집단소송 가능성 ↑

독일 항공우주 스타트업이자 에어택시 제조업체인 릴리움이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항공택시 업계를 이끌던 릴리움이 파산을 신청한 까닭은 회사 운영 자금을 충분히 조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릴리움은 미국 규제당국에 제출한 서류에서 독일 운영 자회사인 ▲릴리움 GmbH ▲e에어크래프트 GmbH를 운영하기 위한 충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회사 경영진은 독일 법에 따라 파산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본사에 통보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해당 소식은 10월 23일(이하 현지시각) 처음 전해졌습니다. 직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릴리움의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지난 6일을 기점으로 나스닥으로부터 상장폐지를 통보받은 후 거래 역시 중단됐습니다.

 

 

에어택시 선도하던 릴리움, 2025년초 첫 유인 비행 계획 🚁

릴리움은 2015년 설립된 기업입니다. 수직 이착륙(VTOL)이 가능한 소형 전기항공기 개발을 주력해 왔습니다. 회사 설립 후 고용된 직원 수만 1,000명이 넘습니다.

18일 크런치베이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회사 설립 후 현재까지 15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습니다. 상장 직전인 2020년에는 기업가치가 1조 원 이상으로 평가돼 유니콘 기업에 등극하기도 했습니다.

회사의 주력 항공기 ‘릴리움 제트’는 수직 이착륙의 편의성과 제트기 속도로 도시 간 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최대 탑승인원은 6인승으로, 최고 시속은 약 300㎞에 달한다고 회사는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릴리움은 규제당국과 협력하여 항공 적격성 기준을 충족해 왔습니다. 2023년 유럽연합(EU)의 유럽항공안전기구(EASA)로부터 개발 허가도 받으면서 중요한 이정표를 달성했습니다. 같은해 말부터 첫 양산도 들어갔습니다.

릴리움이 개발한 시제품의 첫 유인 비행은 2025년초로 예정돼 있었습니다.

 

자금난 속 대출 보증마저 막혀…독일이 외면한 까닭? 🤔

그러나 해당 야심찬 프로젝트는 수익화와는 별개였습니다. 사측은 지난해부터 재정 악화로 자금난을 겪고 있었습니다.

지난 10월 릴리움은 독일 정부를 설득하여 정부 지원을 받으려 했으나 실패했습니다. 독일 정부가 회사 운영 자금 대출 보증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독일 바이에른 주정부로부터 5,000만 유로(약 748억 원) 대출 계획도 무산됐습니다. 정부의 보증 거부를 이유로 주의회가 반대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입니다.

독일 정부가 릴리움에 대해 보증을 거부한 이유로 대주주가 중국 기업이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빅테크 기업 텐센트가 릴리움의 지분 22%를 보유했습니다. 여기에 신주인수권까지 고려하면 텐센트의 지분은 38.1%에 이릅니다.

 

에어택시
▲ 공장에서 조립 중인 수직 이착륙 소형 전기항공기 ‘릴리움 제트’의 모습. ©Lilium

아이스버그 리서치, 릴리움 항공택시 기술 ‘과장’ 지적 🚁

자금조달에 실패한 릴리움은 독일과 유럽 내 스타트업 지원 정책이 충분하지 못한 점을 토로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행동주의 투자사 ‘아이스버그 리서치’는 다른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파산 신청 예고가 전해진 이튿날(10월 24일) 기관은 릴리움을 다룬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기관은 크게 2가지 이유로 릴리움이 자금난을 극복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첫째, 자금 지원이 ‘임시방편’에 불과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릴리움은 독일 정부와 주정부로부터 총 1억 유로(1,500억 원)를 조달해 자금난을 해결하려는 구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기관은 릴리움의 올해 상반기(1~6월) 운영 지출이 1억 5,900만 유로(약 2,400억 원)에 이른 점을 짚었습니다.

1억 유로로 반 년을 버티기 어려운 만큼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이 기관의 진단입니다. 만약 독일 정부로부터 대출보증을 받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자금을 요청했을 것으로 아이스버그는 지적했습니다.

아이스버그는 세금을 투입하더라도 현재의 자금난을 해결할 수 없다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현 경영진에게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둘째, 가장 큰 문제는 릴리움의 기술이 과장됐다는 점입니다.

아이스버그는 “2022년부터 릴리움에 대한 수많은 보고서와 문서를 광범위하게 검토했다”며 “(검토를 위해) 항공우주 엔지니어까지 고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체 조사 결과, 릴리움의 기술이 사기에 가깝다고 아이스버그는 주장했습니다.

아이스버그는 릴리움 제트의 최신 비행시간을 대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비행시간을 살펴보니 승객이나 화물을 싣지 않은 상태에서 비행시간은 5분 30초에 불과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항공택시가 아닌 대형 단거리 드론 제작에 15억 달러를 투입했다는 것이 아이스버그의 지적입니다.

또 아이스버그의 총주문량 780건 중 600건 이상이 구매에 대한 구속력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법무법인들 투자자들에게 릴리움 집단소송 연락 취해” ⚖️

파산 직후 릴리움은 회계법인 KPMG의 관리하에 인수합병(M&A)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법원 명령과 감독 아래 구조조정이 들어간 겁니다. 현 경영진은 계속 근무를 이어가며, 구조조정을 통해 공급업체들과의 계약을 순차적으로 해결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릴리움은 여전히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집단소송 가능성입니다.

미국 내 최소 9개 법무법인이 투자자들에게 릴리움을 상대로 소송에 참여할 것으로 독려하고 있다고 스타트업 전문매체 시프티드가 전했습니다. 6월 11일부터 11월 3일까지 릴리움 주식을 매수한 주주들에게 법무법인들이 연락을 돌리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요 혐의는 올해 회사 자금조달과 관련해 시장에 거짓·오해 소지가 있는 진술을 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자금 조달 가능성을 과장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릴리움은 독일 정부와 바이에른 주정부로부터 1억 유로 상당의 대출 보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쓰기

관련 기사

그린비즈, 스타트업

부채만 8.2조원…유럽 최대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 끝내 파산보호 신청

기후테크, COP, 산업

AI·데이터센터 증설 따른 배출량 증가에 빅테크 업계 COP29서 몸 사려

기후테크, 산업

25일 ‘서울 기후테크 콘퍼런스’서 유니콘 기후테크 스타트업 워터셰드·크라켄플렉스 참여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