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제거(CDR) 중에서도 ‘바이오에너지 탄소포집·저장(BECCS)’이 대세로 떠올랐단 분석이 나왔습니다.
BECCS는 바이오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를 포집·저장하는 방식입니다. 에너지 생산과 탄소포집이 동시에 가능합니다.
29일 그리니엄이 탄소크레딧 시장분석기관 CDR닷에프와이아이(CDR.fyi)의 자료를 확인한 결과, 2024년 2분기 내구성 CDR 시장에서 BECCS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내구성 CDR은 탄소제거 효과가 장기적인 탄소크레딧을 말합니다. ▲DAC(직접공기포집) ▲DOC(직접해양포집) ▲탄소광물화 ▲BECCS 등이 속합니다.
자료에 의하면, 2024년 2분기 내구성 CDR 거래량은 480만 톤에 달했습니다. 분기별 기준 거래량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기관은 밝혔습니다.
같은기간 내구성 CDR 거래량 중 90%가량(430톤)은 BECCS가 차지했습니다. 기관은 BECCS가 CDR 부문에서 리더십을 확고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MS BECCS 거래, 전체 70% 차지…“시장형성 리더”🏆
눈여겨 볼 점은 BECCS 거래를 단 한 기업이 주도했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MS)입니다. 올해 5월 MS는 스웨덴 에너지 기업 스톡홀름엑세지와 세계 최대 규모 탄소제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량은 330만 톤으로 2분기 전체 거래량의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기관은 MS가 CDR 시장 전체의 성장을 끌어올리는 주요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시장 형성자로서 MS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기관은 1960년대 반도체 대규모 구매에 앞장서며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이끈 미국 국방부의 역할을 언급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현재 미 에너지부가 탄소제거 구매계약 체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단, 그 규모가 아직 미미하다는 것이 기관의 말입니다. 에너지부는 현재 3,500만 달러(약 466억원) 규모의 ‘탄소제거 구매 파일럿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MS·스톡홀름엑세지 간 거래 단 한 건과 비교해도 턱없이 적은 규모입니다
해당 거래의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톤당 100달러(약 13만원)로 가정해도 3억 달러(약 4,000억원)를 넘습니다.
MS ‘될성부른 떡잎’ 전략, 기대 및 우려 모두 공존 🚨
다만, MS의 CDR 구매 방식에 대한 우려점도 확인됐습니다.
MS의 선택에 따라 CDR 시장 내 우위가 급변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최근 바이오차에서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지난 1분기 CDR 거래량의 다수를 차지한 것은 바이오차였습니다. 무려 81%를 차지한 것입니다.
그 배경에는 MS가 맺은 다수의 바이오차 계약이 자리합니다. 스위스 기업 더넥스트150(약 9만 5,000톤)과 케냐 기업 바이오로지컬(약 1만 톤)입니다. 이후 2분기 MS가 BECCS로 선회하면서 CDR 거래 내 바이오차의 비중은 4.4%로 추락했습니다.
기관은 MS가 이전부터 기술력이 입증된 소수 기업과 대규모 거래 계약을 체결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검증된 소수 기업만 수혜를 입고 다른 후발주자에게는 진입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DAC·DOC처럼 기술의 난도와 비용이 높은 기술보다 저렴한 기술에 상대적으로 주력한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탄소제거 거래 계약에 선도적으로 나서는 여타 기업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쇼피파이·프런티어 펀드·밀키와이어 등 대부분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소규모 선구매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편, 월스트리스트저널(WSJ)은 MS만이 CDR 시장의 주요 후원자 역할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WSJ은 MS만이 고가의 탄소제거 크레딧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즉, MS만 CDR 구매에 참여하는 상황에서는 탄소제거 기업들이 굳이 크레딧 가격을 낮출 이유가 부족하단 뜻입니다.
따라서 WSJ은 비용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도 힘을 합해 탄소제거 크레딧 구매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그래야 가격이 하락하고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